10월 1일 G20 경호법 발효, 다른 목소리는 안돼?

[기획연재 Anti G20](1) MB, 시위 차단에 발 벗고 나서다

[필자주] 11월 11~12일 서울에서 G20 정상회의가 열린다. 이에 맞서 9월 15일 80여 개 민중․노동․시민단체가 참가한 <사람이 우선이다! G20대응민중행동>이 출범했다. 하지만 에는 다양한 단체가 참가하고 있어, G20에 대한 강력한 반대 목소리를 내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이러한 점에 문제의식을 가진 단체가 G20 정상회의와 관련된 여러 주제에 대해서 근본적인 비판 의견을 개진하고자 한다.


11월 11~12일에 서울에서 열리는 G20 정상회의가 40일 앞으로 다가왔다. 정부는 외국인을 만나면 겁먹지 말고 “헬로”하고 웃으면서 인사하라는 글로벌 에티켓 캠페인을 벌이는가하면, 인기 스포츠인과 연예인을 동원해 G20을 홍보하고 있다. 정권의 치적 쌓기 사업으로 G20 선전에 열을 올리고 있는 것이다.

그러나 G20 정상회의 이면에는 이주노동자, 노숙인, 노점상에 대한 비인간적인 단속이 있다. 또한 제정, 2.2m 방호벽 쌓기, 테러진압 장비의 사용 확대 등 G20에 반대하는 목소리를 탄압하기 위한 각종 제도 정비가 뒤따르고 있다. 무엇을 위한, 누구를 위한 G20 정상회의인지 되묻지 않을 수 없다.

G20은 도대체 뭐하는 기구인가

  G20 정상회의 유치를 자찬하는 이명박 대통령
G20은 실체가 애매하다. 국제법에 따라 설립된 기구도 아니고, 상설사무국이 있거나, 본부건물이 있는 것도 아니다. 20개 국가가 임의적으로 모여서 1년에 한 차례 회의를 하는데, 그나마 회의를 준비하는 것은 매년 바뀌는 의장국이다. 회의 결과로 내놓는 길지 않은 합의문도 모호하거나 그럴듯한 이야기만 가득차 있다. 이렇게 읽으면 이렇게 들리고 저렇게 읽으면 저렇게 들린다.

이렇다 보니 이명박 정부와 각종 언론이 벌이는 선전만 보면 G20이 그럴듯한 일을 하고 있는 것처럼 보인다. 세계경제위기를 해결하기 위한 기구이고, 국제적인 금융규제를 논의하고 있고, 더불어 빈곤국 발전 문제까지 해결하기 위해서 노력하고 있다는 것이다. 그러나 진실은 전혀 다르다.

2008년 세계경제위기가 한창 심화될 때, 위기를 극복하고 새로운 세계경제체제를 논의하기 위한 전 세계적인 회의를 열자거나 IMF를 대체하는 새로운 국제금융기구를 만들자는 주장이 제기되었다. 수많은 세계사회운동 진영은 물론이고, 심지어는 사르코지 프랑스 대통령도 그런 주장에 동조했다.

하지만 G20 정상회의가 열리고 경제위기가 일단 진정되는 기세를 보이자 이러한 주장은 세력을 더 얻지 못했다. 그러면서 기존의 경제독트린과 기구들이 다시 힘을 얻고 있다. 이러한 일을 논의하고 합의한 것이 바로 G20이다.

신자유주의 기구를 재신임

  “자본주의는 고장났다” 현수막을 든 런던 시위대
대표적으로 G20은 IMF의 위상을 재신임하고 오히려 강화시켰다. 작년 런던 회의에서 IMF에 7,500억 달러를 지원하기로 하고, 세부적인 금융규제의 방안마련도 위임했다. 세계 각국에 악명 높은 신자유주의 정책을 강요한 IMF가 아닌 새로운 기구가 필요하다는 요구와 반대되는 결정을 내린 것이다. G20은 IMF뿐만 아니라 자유무역주의를 강요하는 WTO와 교착상태에 빠진 도하개발아젠다(DDA)에 대한 강력한 지지를 매번 발표하고 있기도 하다.

반면에 G20은 금융규제에 대해서 시늉만하고 있다. 지난 6월 토론토 회의에서는 은행세에 대해서 “합의하지 않기로 합의”했다. 위험한 투기로 악명 높은 헤지펀드와 사모펀드에 대한 규제에도 실패했다. G20은 금융자본의 활동에 날개를 달아준 시스템에 대해서는 침묵하고, 몇 가지 건전성 지표의 조정만으로 문제가 해결될 수 있다는 듯이 행동하고 있다.

결국 G20은 경제위기로 강력하게 제기된 근본적인 변화의 목소리를 잠재우고 기존 체제를 유지하는 역할을 하고 있는 것이다. 경제 규모에 따라 선택된 20개국 정상이 위기에 빠진 세계의 미래를 마음대로 주무르려고 한다는 점에서 G20을 환영하기 어렵다.

새로운 계엄령 “G20 경호특별법”

  비무장 시위대를 공격하는 캐나다 경찰
따라서 G20 정상회의가 열리는 곳이면 어디는 대규모 시위가 벌어졌다. 워싱턴, 런던, 피츠버그, 토론토 어디서도 멈추지 않았다. G20 성공개최에 매진을 하고 있는 이명박 정부가 크게 염려하는 것도 바로 ‘다른 목소리’다. , 2.2m짜리 방호벽, 테러진압장비가 대책으로 속속 등장하고 있는 배경이다.

은 10월 1일부터 발효된다. 법안은 G20 정상들의 ‘경호안전’을 빌미로 집회․시위는 물론 이동과 신체의 자유마저 가로막고 있다. 기존 법을 무시하고 공권력에 날개를 달아준 것이다.

청와대 경호처장은 ‘경호안전구역’을 설정할 수 있다. 이 구역에는 정상회의 장소, 각국 정상 및 국제기구 대표의 숙소, 이동로 등이 포함되어 있다. 정상급만 30여 명이 참석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에 서울 전역이 대상이다.

그런데 이 구역에 출입하려는 사람은 출입통제를 포함한 검문․검색에 협조해야 하는 의무를 지닌다. 즉 통제를 따르지 않으면, 또는 경호안전에 문제가 있다고 생각할 경우에 추방될 수 있다. 이를 확대해서 해석할 경우에 기존의 절차도 지키지 않고 노점상, 노숙인을 쫓아낼 수 있게 된다. 이주노동자는 테러리스트로 의심받아 특별 관리와 단속의 대상이 된다. 불심검문에 거부할 권리도 없어지게 된다. 경호안전구역을 밝히지 않아도 되기 때문에 이유도 없이 쫓겨나고 검문을 당해도 할 말이 없다.

이뿐만이 아니다. 경호안전구역에서의 집회․시위가 전면 금지된다. 사실상 서울 시내 대부분에서 G20 반대 집회․시위를 할 수 없거나, 정부가 정해준 ‘외딴곳’에서 해야 하는 상황이다. 묻지도 따지지도 말고 G20 정상회의에 협조해야 하고, 위반 시에는 이동의 자유, 표현의 자유, 심지어는 생존권까지 위협받게 되는 것이다. 군대 동원까지 가능하니 새로운 계엄령이라고 할만하다.

G20산성에 테러진압 장비까지

  토론토 도심에 설치된 철조망
또한 정상회의가 열리는 서울 삼성동 코엑스 주변 1.6km에는 2.2m 높이의 방호벽이 설치된다. 콘크리트와 플라스틱으로 된 육중한 방호벽이 회의장 안팎을 완전하게 분리시키는 것이다. 2008년 만들어진 명박산성이 2010년 G20산성으로 화려하게 부활하는 꼴이다.

그래도 발생할 시위를 진합하기 위해 경찰은 음파발생기나 다목적발사기를 사용할 수 있도록 허용할 계획이다. 음파발생기는 사람이 듣기 힘든 소음을 내 시위대를 해산시키는 장비이고, 다목적발사기는 고무탄이나 페인트탄을 시위대에게 쏘는 장비다. 인명에 심각한 피해를 입힐 수 있기 때문에 이전에는 테러진압용으로나 사용되던 것을 이번 기회에 쉽게 활용할 수 있도록 제도를 바꾸려는 것이다. 높은 장벽과 테러진압 장비를 이용해야 하는 폐쇄적인 회의는 G20의 실체를 그대로 드러내고 있다

G20에 우리의 미래를 맡길 수 없다, 10월 1일 국제공동행동의 날

6월 토론토에서 열린 G20 정상회의에서도 캐나다 정부는 철조망으로 회의장을 감싸고, 경찰을 대규모로 동원했다. 대학교 내까지 난입한 경찰이 시위대를 무차별 체포해서 900여 명이 연행되기도 했다. 하지만 대안적인 세계를 원하는 시위대는 행진을 멈추지 않았다.

한국에서도 80여 개 단체가 참가한 <사람이 우선이다! G20대응민중행동>이 출범해서 G20에 맞서는 행동을 벌일 계획이다. 그 첫 자리가 10월 1일 경호특별법 발효에 맞춰 종로 보신각에서 벌어지는 <민주주의․인권 탄압 G20규탄 국제공동행동의 날>이다. 국제회의를 빌미로 세계 각지에서 벌어지는 경찰폭력이 날이 갈수록 도를 넘어서고 있고, 이러한 관행이 각국에서 민중을 탄압하는 새로운 기준이 되고 있는 형편이다. 이명박 정부는 그러한 전형을 보여주고 있다.

불평등한 세계를 유지하려는 G20에 맞서 다른 목소리를 내자. 보다 정의롭고, 자유롭고 평등한 세상을 위한 행동에 나서자. 우리의 저항이 다른 미래를 만드는 힘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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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ㅋㅋㅋㅋ

    캐찌라시 ㅋㅋㅋ 아 웃겨 집회 광고 하고 있네 G20안했으면 너네 어쩔뻔했냐 ㅋㅋㅋ 집회할 생각에 벌렁벌렁거리냐

  • 한나라당해체결사대사령관

    인권법을 어기고 그 위에서 법을 갖고노는 한나라당MB정부 끝말 때 곱게 못 끝날 것이다.
    우리 민중들은 인권을 지키기 위해 투쟁 및 저항하고 생명의 존엄성을 무시하는 자본주의 축제회의에 반대시위자든 일반민중든 상관없이 참가하여 표현할 권리(인권선언 17조)가 있다는 근거로 목소리로만 싸울 뿐인데 이명박정부와 한나라당은 이를 무시하다니 당신들은 UN인권법 위반에 한국을 인권추락국으로 만든 더러운 반민중분자들이다!

  • 한나라당해체결사대사령관

    우리는 인권선언에 따라 집회 시위 자유를 누리고 쟁취하겠다! 너희 한나라당 놈들이 맘대로 못한다 그런일 발생하면 엠네스티에 편지를 보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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