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정희, “국제행사의 화려함 속에 독재의 잔영을 본다”

‘G20 지지 결의안’ 민주노동당 의원은 반대, 조승수 의원은 기권

25일 국회는 본회의를 열고 ‘G20 지지결의안’을 찬성 218, 기권 12, 반대 7로 통과시켰다. 반대표를 던진 7명은 민주노동당 의원 전원과 최문순 의원 등 일부 야당 의원들로, 조승수 진보신당 의원은 기권을 선택했다.

이 과정에서 이정희 민주노동당 대표는 ‘서울 G20 정상회의의 성공적 개최를 지지하는 결의안 채택의 건’에 대한 반대 입장을 발표하고 “민주노동당은 이번 결의안을 반대한다”고 밝혔다.

G20 체제의 출범 초기에는 새로운 국제경제 질서에 대한 희망을 가졌지만, 올해 6월 토론토 정상회의를 거치면서 G20이 선진국 금융위기 비용을 신흥국과 서민들에게 전가하는 모습이 두드러져, 기대가 실망으로 바뀌고 있다는 것이다.

그는 “환율전쟁은 금융위기의 발원지인 미국이 달러 발행을 늘리며 심화되었지만, G20은 환율전쟁의 근본원인인 달러 남발에 대해서는 언급조차 없었다”면서 “실효성 있는 대책을 내놓지 못하고 있는 G20에서 새로운 국제경제 질서를 구축할 수 있으리란 희망은 저만치 멀어져 간다”고 밝혔다.

이어서 국회가 G20 성공적 개최를 위해 해야 할 일은 밑도 끝도 없는 초당적 협력이 아닌, 냉정한 비판과 검토라고 강조하기도 했다. 이 대표는 “국회가 할 일은 한국 경제와 신흥국의 입장에 서서 자본이동에 대한 효과적인 통제방안을 찾고, 이명박 정부가 추진하는 ‘금융선진화’가 약인지 독인지를 냉정히 살피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국회가 결의안으로 채택해야 할 일은 ‘무조건적인’ 초당적 협력이 아닌, 위와 같은 문제에 대한 초당적 논의와 협의라는 주장이다.

한편 지난 4월, 정부와 한나라당이 통과시킨 ‘G20 경호안전특별법’에 대한 비판도 이어졌다. G20 정상회의를 앞두고 노점상과 노숙자, 그리고 이주노동자에 대한 단속이 강화되면서 이들의 생존이 위협받고 있다는 주장이다. 이 대표는 “국제행사의 화려함 속에 몰아내어진 어려운 분들의 처지 속에서, 국민들은 독재의 잔영을 본다”면서 “잔치의 그늘을 살피는 것이 국민들이 국회에 기대하는 역할”이라고 강조했다.

압도적인 찬성표로 ‘G20 채택의 건’이 통과되면서, 이 대표는 무엇보다 국회의 역할을 우려했다. 이 대표는 “국회는 자본이동 규제와 같은 방안을 적극적으로 모색하고, 국제 행사의 뒤안으로 국민의 기본권이 밀리는 일이 없는지 두 눈 부릅뜨고 감시해야 한다”며 “이런 문제를 덮은 채 ‘각국의 정상이 모이니 눈 감자’고 국민들에게 말씀드릴 수는 없다”는 소신을 밝혔다.

한편 조승수 진보신당 대표의 기권표에 대한 관심 역시 모아지고 있다. 그간 G20 정상회의에 대해 꾸준히 비판적 의견을 견지해 왔던 조 대표가, 일부 야당의원들이 선택한 ‘반대’가 아닌 ‘기권’을 선택한 것이 의외라는 반응이다.

이에 대해 진보신당 관계자는 “조승수 대표는 G20 정상회의에서 빈곤, 기후문제 등이 의제로 포함되어 있지만, 주요 의제로 볼 수 없으며 정작 국민들에게 끼치는 영향을 감안했을 때 찬성할 수 없다는 입장을 가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서 “다만 국회의 결의문 채택은 통념상 인정할 수 일이어서 기권을 선택한 것”이라며 “또한 큰 국제적 행사에 대해 잘 개최됐으면 좋겠다는 국회 차원의 특수성이 반영된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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