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긴축에 맞선 계급대중운동의 확산

[국제통신] 위스콘신 반노조법에 맞서 전국적 총파업 준비

북아프리카와 중동 민중의 봉기와 함께 미국에서는 위스콘신 반노조법안에 맞선 민중의 저항이 폭발해 세계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중간 선거 후 바뀐 미국 위스콘신의 정치지형, 긴축조치를 이유로 한 보수정부의 민중에 대한 공격, 반노조 법안에 의해 기로에 놓인 노동조합운동이 맞물려 있다. 그러나 무엇보다도 경제위기를 배경으로 자본주의의 심장 미국에서 점화된 계급대중운동의 부활이 모두가 긴장감을 갖는 대목이다.

[출처: http://www.yesmagazine.org]

미국 위스콘신의 주도 매디슨에서 7만 이상의 사람들이 26일 공화당의 반노조법안에 맞서 시위를 벌였다. 이는 베트남전 반대 시위 이후 가장 큰 규모로 평가됐다. 뿐만 아니라 수많은 사람들이 이날 미국 전역에서 위스콘신 반노조법안에 맞선 저항에 연대하여 시위를 벌였다. 100개 이상의 도시에서 사람들은 주의회 의사당, 은행 그리고 기업 앞에서 집회를 갖고 저항했다. 워싱턴, 뉴욕, 로스앤젤레스, 일리노이 그리고 오하이오와 인디아나 등에서 사람들은 소속 주의 긴축조치를 비판하거나 위스콘신 반노조법안에 맞선 투쟁에 연대하는 집회를 가졌다.

이 대중적인 저항은 주지하듯이 애초 공화당 소속 위스콘신 주지사 스콧 워커의 반노동조합 법안에 의해 시작됐다. 이 법안은 공공부문 노동조합의 단체교섭권을 파괴할 뿐만 아니라 주립에너지발전소 판매와 건강복지 프로그램 폐지를 노정한다. 또한 연금, 보건, 연금청구권은 물론 공공부문 노동자 임금 10%의 즉시 삭감을 목적으로 한다.

위스콘신 공화당은 25일 한밤중에 이 법안을 주하원에서 통과시켰다. 이는 상정후 19초만에 진행된 날치기 표결이었다. 이제 법안은 정족수에 의해 적어도 1명의 민주당 의원이 동의해야만 통과될 수 있는 위스콘신 상원으로 보내졌다.

레이건을 추억하는 공화당의 공세

그러나 공화당의 공세에 맞선 노동자계급의 투쟁은 위스콘신의 매디슨뿐만 아니라 주전역 그리고 미국 전역으로 확산하며 빠르게 뻗어 나아갔다. 위스콘신 투쟁을 상세히 보도한 <위스콘신 저널> 디 홀(Dee Hall) 기자의 27일자 특별 보도에 따르면 투쟁의 과정은 다음과 같다.

2월 7일 위스콘신 주지사 스콧 워커는 매디슨 주지사 사무실에서 가진 내각회의에서 자신의 법안 계획을 밝힌다. 이때 그는 파업중인 항공 교통 관제관들을 해고한 것으로 유명한 로널드 레이건 대통령 사진을 치켜 들고 “역사의 진로를 변화시켜야 하는 우리의 시간”으로 표현하며, 예산안 보충을 위해 주소속 공공부문 노동자에 대한 수십년간의 보호막을 쓸어낸다는 그의 계획을 말했다.

즉각적인 임금삭감을 강요하는 동시에 17만5천명의 공공부문 노동자로부터 교섭권리를 빼앗는 예산수정안은 이날을 기점으로 4일후 공개됐다. 워커는 공화당 다수 주의회에 1주일 내에 통과시켜야 한다고 요구했다.

빠른 조직화

개정안 중 노동조합 관련 조항이 2월 10일(목) 저녁 언론에 조금씩 새어나오기 시작했고, 노동조합 대표자들과 활동가들이 “정신 없었던 긴 주말”이라고 묘사된 일들이 시작됐다. 이때 매디슨 서쪽에 위치한 위스콘신 교육연합위원회의 사무실에서 약 40명의 활동가들이 연달아 전화했고 노트북으로 행동했다. 몇몇은 당시 주말에 14시간 동안, 대부분 교사였던 노동조합 9만8천명의 명단을 놓고 전화했고, 다른 이들은 계획된 집회에 대해 페이스북에 메세지를 올리거나 문제의 법 조항에 관해 블로그에 글을 썼다.

주 전역의 위스콘신 교육연합위원회 1천명이 넘는 활동가의 노력으로, 노동조합은 목표를 달성했다. 모든 조합원이 응답했다. “나는 많은 사람들에게 그렇게 빨리 도달한 사업을 본 적이 없다”고 노조의 활동가 더스틴 베일크는 말했다. 다른 크고 작은 노동조합들의 대표들은 그 주말에 공공 그리고 민간 부문 노동조합을 포괄하며 조직했다. “나는 공공 그리고 민간부문 노동조합 둘 다를 결합시킨 이슈를 결코 기억할 수 없지만, 이것은 그렇다”고 매디슨 교사연합의 활동가이자 40년 동안 노동조합 투쟁을 해온 존 메튜스는 말했다.

13일(일) 2개의 집단으로 나눠진 250명의 사람들이 의회와 워커의 메이플 블러프 맨션 앞에서 피켓 시위를 벌였다.

단순한 행진에서 전국적 투쟁으로

워커가 2월 11일 예산수정안을 공개하기 전 매디슨에 있는 위스콘신대학 교육보조협회(TAA)는 대학 학생 조직인 학생노동행동연합과 다문화대학생연합과 함께 워커에게 발렌타인을 기념해 "나는 위스콘신대학을 사랑한다(I Heart UW)"란 메세지를 보내고 그에게 교육예산 삭감 중지를 촉구하는 정오 행진을 계획했었다. 그들은 몇 백명의 규모가 될 것이라고 기대했다. 그러나 14일 천명 이상의 사람들이 “사랑을 펼쳐라, 미워하기를 그만두라, 워커가 법을 제정하도록 하지 말라”를 외치며 행진과 궐기에 참여했다.

14일(월)밤, TAA 대표자들은 캠퍼스로 돌아가 2,800명의 위스콘신대학 구성원들에게 15일(화) 의사당으로 올 것과 오전 10시 법안 청문회를 계획한 주의회 공동재무위원회에서 증언하기를 촉구하는 이메일을 보냈다.

주 전역의 노동조합들도 같은 일을 했다. 주법은 청문회가 진행중인 동안 의사당 건물 봉쇄를 금지한다. 이를 배경으로 TAA의 몇몇 구성원들은 애초 그들이 수일동안 의사당을 점거할 것이라고는 생각하지 않고, 단지 필요한 만큼 머물기로 계획했다.

“킬 빌”

15일 아침, 6만8천 조합원이 소속된 매디슨 전미지방공무원노조연맹(AFSCME)은 위스콘신 전역에서 적어도 7개 도시에서 버스 운행을 시작했다. 약 1만명의 사람들이 정오와 오후 5시에 의사당에 모여, 항의 의사를 표시하고 “킬 더 빌(법안을 없애라)” 그리고 “이것이 민주주의이다”를 외치며 궐기했다.

시위공동체의 시작

[출처: http://www.yesmagazine.org/people-power/we-are-wisconsin?utm_source=tw&utm_medium=socmed&utm_content=RyanF_WeAreWisconsin&utm_campaign=110227_PeoplePower]

의사당 내부는 3천명이 넘는 사람들로 가득찼으며, 1층 원형 홀에서는 활기찬 드럼 연주가 계속됐고, 벽에는 “반 워커, 찬 노동조합” 포스터가 붙었다. 이것이 적어도 2월 27일 일요일까지 의사당을 점거한 시위 공동체의 시작이다.

그 사이 교사, 경찰, 소방관, 제철노동자 그리고 사무 노동자 등 다양한 그룹들이 합류했다. 주 전역에서 교사들은 애플턴, 워소, 그린 베이, 라크로스, 퐁 두락 그리고 이글 강에서 시위했다. 한편, 야당은 주의회 재무위원회 전에 법안에 반대 서명했다.

매디슨 학교 수업 휴강

약 120명의 매디슨교사연합(MTI) 대표들은 15일 오후 4시 15분에 의사당으로부터 수마일 떨어진 매디슨 노동의 전당에서 만났다. 회의에서, 행정디렉터 존 매튜스는 법안의 광범위한 결과를 토론에 부쳤고, 이 그룹은 매디슨 교사들이 다음 3일을 교실이 아니라 의사당에서 보내야 한다고 결정했다. “우리는 완고했다”고 매튜스는 말했다. “이견이 없었다.” 그날 밤, 매디슨학교 교장은 16일 수업을 취소했다.

같은 시간에, 재정위원회 공동의장인 공화당 로빈 보스, 공화당 로체스터와 상원의원 알버타 달링, 공화당의 리버 힐스는 증언하길 원하는 사람들의 등록을 중단하라고 지시했다. “입법자들이 충분한 공론화 없이 입법하려 한 것에 시위하고 있다”고 위스콘신의 미국교사연맹의 스콧 스펙터는 말했다. 이 위원회는 오후 3시쯤 휴회했다. 이 시점에서 민주당은 다른 공간에서 증언 경청을 계속했고, 시위자들이 의사당에서 밤을 보낼 수 있도록 정당화했다.

16일 군중은 더 많아졌다. 매디슨 교사노동조합에서 4천7백명, 지역 대학생 2만5천명 그리고 대학생들의 많은 학부모들이 자유롭게 참여했고 의사당 내부에서 잠을 자기로 결정했다.

17일(목) 오전 8시에 민주당 상원의원들은 예산 관계 법안 투표에 필요한 20명의 정족수 중 1명이 되지 않기 위하여 위스콘신을 벗어나 일리노이로 떠나기로 합의했다. 이 회의에 참여하지 않았던 민주당 상원 팀 컬른 또한 뒤늦게 위스콘신을 빠져나갔다. 주지사 워커는 민주당 상원의원들의 이 같은 행동을 조소했지만 아슬아슬한 곡예는 시위자들에게 용기있는 행동으로서 환영받았다.

늘어나는 사람들, 확산되는 시위

매디슨에서 16일에 이어 17일(목) 수업도 취소됐고, 주 주변 지역들도 합류했다. 약 2만5천명의 시위자들이 이날 의사당에서 시위를 이어갔으며, 워커가 공식적으로 법안수정안의 베일을 벗긴 일주일 후인 18일(금)에는 4만명으로 확대됐다.

2월 19일 토요일까지, 위스콘신의 정치적 상황은 더 격렬해졌다. 광장에 주차된 새로운 트럭 행렬과 지역 티파티(보수주의운동)와 다른 보수층에 기초한 조직들의 활동가들과 협력한 전국 정치 조직인 ‘번영을 위한 미국인들’에 의해 조직된 주지사 워커를 지지하는 집회와 함께 전국의 시선을 사로잡았다.

[출처: http://www.yesmagazine.org]

3천에서 1만명 사이로 다양하게 추산되는 보수주의자들의 시위는 강력하게 나타났지만, 기세를 타고 있던 반워커 군중에 의해 압도당했다. 경찰은 전체 6만8천명이 여기 있었고 그렇게 많은 숫자에도 불구하고 주요한 사고 없이 사람들이 워커 법안에 맞섰다고 말했다.

그 다음 주에 수업은 재개됐지만 의사당에서 기거하기, 대중적인 시위와 막다른 골목에 선 입법부의 상황은 지속됐다. 노동조합이 총파업 토론을 하는 동안 워커는 부유한 캠페인 기증자 행세를 한 블로거가 법안이 실패할 경우 해고한다고 위협한 농담에 당황해 했다.

경찰은 26일 약 7만의 사람들이 의사당 광장에 나타났다고 말했다. 이는 현재까지 가장 큰 규모다. 14명의 민주당 상원의원은 주 밖에 남아있다.

의사당 경찰은 27일 “입법부는 오늘 4시까지 당신들 모두를 해산시키라고 명령했다. 하지만 우리는 무엇이 옳은지 알고 있다. 우리는 누구도 내치지 않을 것이다. 사실, 우리는 당신들과 함께 이곳에서 묵을 것이다!”라고 경찰은 말했다.

계급 투쟁: 공격과 반격

한편, 양당구조에서 공화당의 반노조법안에 맞선 투쟁에 민주당이 주요하게 역할하고 있지만 비판을 피하지 못하고 있다. 위스콘신 투쟁을 보도해 온 <세계사회주의자웹사이트> 25일자에서 패트릭 마틴은 노동자에 맞선 금융귀족들의 전쟁에서 주연 중의 하나는 오바마 정부이라며, 오바마가 은행을 구조하고 월스트리트의 이사들에게 그들의 보너스를 보장하기 위해 수조원을 따라붓는 동안 그는 파산한 국가와 주행정 지원을 거부했다며 근본적인 문제를 지적했다.

공공예산 삭감 반대 운동단체인 US Uncut는 연방정부가 뱅크오브아메리카(BoA)에 23억 달러를 주었다며 연방과 주정부 복지축소에 대한 오바마 정부의 긴축조치를 비판한다. 이 돈만으로도 낮은 소득을 가진 3천4백만 가정에 영향을 미치는 ‘저소득층 에너지 보조정책(LIHEAP)’에서 삭감된 25억 달러 만회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뱅크오브아메리카는 가장 큰 은행이고 전국에서 5번째로 큰 기업으로 2조 2천억 달러 이상의 자산을 가지고 있다. 그러나 이 은행은 14.2% 세율을 부담하는 미국 가계 평균보다도 적은 세금을 낸다.

패트릭 마틴은 또한 노동자계급은 오래 지속될 중대한 전투 앞에 서있다는 것을 이해해야 한다며, 위스콘신과 다른 주 그리고 도시들에서의 투쟁은 고립된 투쟁이거나 서로 떨어진 사건들이 아니라 계급투쟁의 일부이라고 분석했다.

독일 언론 <타쯔> 28일자에 따르면 이미 22개 주 특히 남부지역에서 노동조합 권리는 심각하게 제한돼 있다. 그리고 미국 민간부분의 임금노동자 중 단지 6.9%만이 노동조합에 소속돼 있다. 이와는 반대로 공공부문에서는 30년 동안 지속적으로 35%를 기록했다. 캘리포니아 대학의 노동조합 전문가 할리 쉐이컨(Harley Shaiken)은 현재 노동자들의 투쟁에 “노동운동의 미래”가 달려있다고 분석했다.

그 사이 주지사 스콧 워커는 공공부문 노동자들에 대해 법안이 통과되지 않는다면, 대량 해고할 것이라고 위협했다. 이에 대해 공공부문 노동자들은 총파업을 준비하며 대응하고 있다.

최근 10년간 1조 1천억 달러를 감축한다는 목표하에 수립된 긴축예산과 세금 인상 등 오바마 정부와 재정적자에 시달리는 주정부의 반민중적 긴축조치를 배경으로, 위스콘신에서 점화된 미국 노동자계급운동은 가뭄 속의 들불로 타오를 것으로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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