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년 12월 그리스 총선에서 사회당이 과반수를 차지했다. 그리스 민간부문 최대 노총인 GSEE가 총파업을 반대했다. 수상 파판드레우는 공공서비스 부문 노동자 고용 동결 선언했다. 이듬해 1월 그리스 양대 노총이 총파업 논의를 시작했고, 2월 10일 그리스 공공부문 최대 노조인 공공노조연맹 ADEDY가 총파업에 돌입했다.
▲ 2010년 노동절, 그리스 아테네에서는 새로운 법안에 저항하는 시위가 열렸다 [출처: http://socialistworker.org] |
새로운 법안들은 인민들을 40년 이상 노동하게 강제하며, 정년을 연장하는 내용이다. 이는 연금을 삭감하고, 월 360유로(약 53만원)라는 박봉의 연금 수당으로 만들어 버렸다. 동시에 그 법안은 유해 직업 명단을 폐지한다. 언론이 PAME의 파업 시위를 숨기려고 노력한 사실에도 불구하고, 다시 한 번 인민들은 GSEE-ADEDY(민간, 공공부문 노동조합 연맹)의 타협적 황색 지도부에 등을 돌렸고, 계급지향적 세력들의 시위를 파업참가자 대다수가 참가한 거대한 집회로 완전히 바꾸어 놓았다.
이른 새벽부터 수백의 PAME 파업참가자들이 노동부 청사를 점거했고, 정부와 EU, IMF가 추진하는 반민중적 법안들의 새로운 라운드를 규탄했다. 그들은 “법안들을 거부하라”는 슬로건이 적힌 플랭카드를 청사 정면에 내걸었다. 파업참가자들의 물결이 노동부를 향했다. 그들이 계급지향적 세력의 투쟁의 핵심을 이루고 있었다. 전국의 다른 도시들에서도 공공건물들을 점거했다. 전노동자투쟁전선(PAME), 전그리스반독점자영업자소상인대회(PASEVE), 전농민투쟁대회(PASY), 학생투쟁전선(MAS)의 대표들이 대회사를 진행했다
▲ 그리싀 노동자들의 시위 행렬 [출처: http://socialistworker.org] |
2010년 12월, 노동자 총파업이 그리스 전국을 흔들었다. PAME에 동조한 언론노동자, 교사, 국립병원 이사, 항만 노동자의 파업이 이어졌다. 며칠이 지나자 그리스에서 두 번째로 큰 신문인 엘레프테로티피아(Eleftherotypia)의 노동자들은 2011년 8월부터 4개월 간의 임금체불을 견디다 못해 파업에 돌입했다. 킬키스(Kilkis)지역에서 공공지출 삭감과 해고에 맞서 파업에 나선 의사, 간호사와 보건의료노동자는 병원을 점거해 지역 보건의료센터로 공동 운영하고 있다. 이와 같은 투쟁을 통해서 그리스 노동자는 대안 사회를 모색하고 실천하기 시작했다.
2011년 5월부터 노동자 투쟁은 그리스 ‘분노하는 사람들’ 운동과 결합하면서 더욱 강화되었다. 2011년 초 튀니지와 이집트의 혁명에 영감을 받은 스페인의 ‘분노하는 사람들’에 고무된 그리스의 ‘분노하는 사람들’ 운동은 SNS를 통해서 5월 26-27일 여러 지역에서 최초로 대중 시위를 조직했다. 이 투쟁들은 아테네의 신타그마 광장과 테살로니키의 백탑광장 점거로 이어졌다. 광장 점거운동은 2011년 8월까지 지속되었는데, 노조나 좌파 정당과 같은 전통적인 조직 외부에서 자생적으로 조직된 긴축반대 대중운동의 새로운 형태의 상징적·물질적 근거지가 되었다. 2011년 5월 이후 ‘분노하는 사람들’은 총파업 때마다 가두에서 적극적으로 연대했다.
▲ 2011년 10월 19-20일 벌어진 총파업 참가자들 [출처: http://socialistworker.org] |
새로운 구제 금융안이 의회에서 통과된 2012년 2월에도 이와 유사한 규모로 파업과 시위가 펼쳐졌다. 이것은 파판드레우 사임 이후 구성된 과도 연정에 대한 대대적인 반발을 보여준다. 이에 따라 극우 세력인 국민당은 연정에서 물러나게 되었고, 신민주당 내부의 분열을 촉발하며 사회당이 지지기반으로부터 소외되는 상황을 초래했다.
5월 의회 선거에서 긴축반대를 표방한 그리스 급진좌파연합(시리자)은 중도우파 신민주당에 거의 근접한 득표로 제2당이 되었다. 모든 이목이 집중된 6월 17일 치러진 그리스 2차 총선에서 시리자당이 급부상했다. 그리스 신민주당이 중도좌파 사회민주당PASOK과 연정 구성했음에도 시리자당은 위기에 대한 저항을 이어가고 있다.
그리스 노동자 민중들은 이상의 파업과 투쟁을 통해 유럽연합, IMF 등의 긴축정책을 요구하는 구제 금융에 저항하면서 반독점 인민전선을 구축하고 새로운 대안사회 건설의 꿈을 꾸고 있다. 시리자당이 혁명적인 정당이 아니고 사회주의 프로그램을 실행하기보다는 자본가계급과 타협할 여지가 있지만, 현재로서는 그 당이 노동자계급 투쟁의 정치적 표현인 것은 맞다.
반자본주의 좌파연합인 안타르시아ANTARSYA는 규모가 더 작고 시리자당이 혁명적인 대안 계획을 내기보다 위기에 대한 개혁주의적인 해결책을 제안한다는 점에서 시리자당과 연대를 모색하고 있다. 그리스 공산당은 사적 부문에서 그리스 노동자 계급운동 안에 중요한 조직적 힘을 갖고 있다. 그리스는 긴축정책 반대투쟁에서 승리하여 반독점 인민전선이라는 대안 구축에 성공할 것인가. 그리스를 넘어 미국과 중국을 거쳐 다가올 공황의 쓰나미 앞에서 한국 사회의 노동운동과 좌파는 그냥 괴멸하고 말 것인가 아니면 다시 일어설 것인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