쌍용차 분향소 영정 앞에 선 한상균

“사진없는 영정의 고인들, 내 마음 속에 선명해 ”...‘의자놀이’ 출판기념회 참석

감옥에서 접해야 했던 죽어간 고인들의 영정 앞에 이제 한상균 쌍용차 전 지부장이 섰다. 그는 김정우 현 지부장과 함께 두 번을 절한 후 한참 동안 영정을 말없이 바라보았다.


2009년 여름 쌍용차 옥쇄파업을 이끌었던 한상균 전 지부장이 6일 오전 22명의 쌍용노동자 영정을 모신 서울 대한문 분향소에 3년 간의 옥중투쟁을 마치고 찾아와 머리를 숙였다.


한상균 전 지부장은 영정 앞에 분향을 한 뒤 뙤약볕 아래 분향소를 지켜온 김정우 현 지부장과 마음을 나눴다.


“어제까지는 몰랐는데 이제 나왔구나라는 생각이 든다. 문화제에서는 눈물이 너무 많이 나서 못 서있겠더라. 함께 풀어가야 할 문제가 많다”고 말문을 열고 “여기 분향소 영정에는 사진이 없지만 마음 속에는 선명한 모습들로 새겨져 있다”며 “노동자 답게 사는 것이 힘든 일이지만 정리해고, 비정규직 없는 세상을 열어서 동지들과 영정 앞에 바치겠다”고 의지를 밝혔다.


김정우 현 지부장은 또한 수척해진 한상균 동지에게 안부를 물으며 “건강하게 나와서 고맙고, 함께 싸울 수 있는 동지가 생겨 고마울 따름”이라고 마음을 밝혔다.


그는 또한 “당신이 있기에 우리가 있다”며 “3년을 살고 나온 사람이 3년 간 있었던 사건들에 대한 그리고 현재 거리 투쟁에 대한 감정이 남다를 것이다. 투쟁해온 사람들과 함께 문제를 풀어가기 위해 논의할 것”이라고 밝혔다.


투쟁을 이어왔던 쌍용차 노동자들도 분향소에서 한상균 전 지부장과의 애달픈 마음을 나눴다.

분향소에 함께 자리했던 최기민 쌍용차지부 정책국장은 “한상균 동지를 옥 밖에서 3시간 동안 기다리며 3년 전 그가 쌍용차지부 후보로 출마했던 상황, 파업 과정 등의 시간이 주마등처럼 스쳤다. 야윈 모습을 보고 옥중생활이 힘 드셨겠다고 생각한다. 생계 때문에 쌍용차 노동자들이 흩어지고 있는데 한상균 동지의 출소로 조합원들이 다시 함께 모일 것이라고 기대한다”며 분향소를 찾은 한상균 전 지부장에 대한 소감을 밝혔다.

김정운 쌍용차 투쟁노동자는 “3년을 살고 만기 출소하고 나왔는데 쌍용차 문제가 해결되지 못한 상황에서 분향을 해야 한다는 게 마음이 아프다”며 “어서 해결됐으면 하는 바람”이라고 마음을 전했다.

공지영 작가 “의자 놀이”, “진압 당하기 전 노동자 심정으로 써”


대한문 분향소에서 22명의 쌍용차 희생자에 대한 분향을 마친 한상균 전 지부장은 이어 쌍용차 옥쇄파업을 집중 조명한 공지영 작가의 최신작 ‘의자놀이’ 출판 기념회에 참석했다.

출판사 휴머니스트가 마련한 이날 출판기념회에서 한상균 전 지부장은 공지영 작가와 출판을 위해 힘을 모은 이들에게 감사의 마음을 전하고 “국민들이 중국 팍스콘 노동자들의 열악한 상황에 대해선 잘 알고 있지만 쌍용차 살인해고에 대해서는 잘 모르고 있다. 언론들이 침묵하기 때문이다... 또 감옥에서 금속노조라고 하니까 깡패가 온 것 아니냐며 사람들이 놀랐다. 하나하나 바꾸려고 노력했고 시민들에게 다가가려는 노력을 게을리 하면 안 되겠다고 생각했다. (이런 의미에서) ‘의자놀이’가 더불어 살아가는 세상을 위한 촉매제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공지영 작가는 “쌍차의 실체를 파악하고 바로잡지 않는다면 우리 아이들이 취직한다고 하더라도 무슨 소용이 있을까 생각한다. 일하는 사람들을 이렇게 대하는 사회는 잘될 수가 없다”며 쌍용차 정리해고와 해고노동자에 대한 사회적 학살에 대한 해결을 강조했다.

그는 또한 “사흘 연속 잠을 자지 못하고 쓴 적도 있다. 쌍차 투쟁의 상황과 같았다. 공포와 잠을 잘 수 없는 끔찍한 각성 상태에 있었다. 진압 당하기 전의 사람들의 심정이었던 것 같다”고 집필 중에 겪은 고통을 전하기도 했다.

김정우 지부장은 공지영 작가와 책 출판에 힘을 보탠 이들에게 “이 시대의 아픔을 나눠준 것만으로도 감사하다”며 ‘의자놀이’를 통해 “다시 희망을 만들어가는 시간이 도래하길 바란다”고 밝혔다.

태그

옥쇄파업 , 한상균 , 쌍용차 , 정리해고

로그인하시면 태그를 입력하실 수 있습니다.
정은희 기자의 다른 기사
관련기사
  • 관련기사가 없습니다.
많이본기사

의견 쓰기

덧글 목록
  • 건설노동자

    한 개인이 감당할 수 없는 많은 짐을 진 한상균 동지를 보면 저절로 눈물이 나네요. 그동안 고생 많았습니다.

  • 곽인수

    이명박의 공권력에 의한 간접살인이다

  • 비정규직

    만주노총 개18놈들 한상균동지 발가락에 때만큼이라도 행동해바라 한상균동지 그대야 말로 진정한 노동자의 지도자의 본보기입니다.

  • ㅋㅋ

    위대한 사람들...! (묻어가려는 3류소설가 공지영은 빼고)

논설
사진
영상
카툰
판화
기획연재 전체목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