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과 북아프리카 좌파, 부채에 맞선 공동전선 결성

세계사회포럼 130여 개국 5만 명 참여...중동 혁명운동과 유럽 긴축투쟁 연대

북아프리카 혁명운동과 유럽 긴축투쟁의 연대가 시작됐다. 튀니지에서 개최된 세계사회포럼을 계기로 유럽과 북아프리카 좌파들이 부채에 맞선 공동전선을 결성해 주목된다.

제3세계외채탕감위원회(CADTM)의 폴린 임배치(Pauline Imbach)가 27일 <인터내셔널 뷰포인트>에 기고한 바에 따르면 유럽과 중동 좌파들이 세계사회포럼(WSF)이 진행되고 있는 튀니지에서 부채에 반대하고 새로운 사회를 형성하기 위한 공동 행보를 하기로 결정했다. 유럽과 북아프리카 좌파 정당, 정치단체들은 함께 부채·긴축조치·외세 지배에 맞서는 한편 자유, 민주, 연대를 기초로 페미니즘과 환경을 존중하는 사회를 건설한다는 계획이다.

  세계사회포럼 행사 중 한 장면 [출처: 2013년 세계사회포럼 페이스북 페이지]

23, 24일 약 1천 명의 참여 속에서 진행된 세계사회포럼 사전 행사는 독립적인 지도자들의 급진좌파 정당·단체이자 2월 6일 암살된 초크리 벨라이드가 활동했던 튀니지 인민전선이 주도했고 지중해의 다양한 국가의 활동가들이 참가했다.

대표적으로는 프랑스 좌파당, 반자본주의신당(NPA), 스페인의 좌파연합과 반자본주의연합, 바스크지방의 사회당을 비롯해, 그리스, 포르투갈, 이탈리아, 모로코, 이집트, 레바논, 시리아, 알제리와 팔레스타인의 정당과 단체들이 참여했으며 지중해 뿐 아니라 벨기에, 아이티와 베네수엘라에서도 회의에 참석했다.

발언자들은 신자유주의를 재건설하려는 시도 아래 부채가 민중 지배와 억압의 핵심적인 도구로 작용한다며 각국 상황과 주요 문제를 공유하는 한편 민중적 정책 이행을 위해 채무 불복종이 가능하다는 것을 보여준 아르헨티나, 에콰도르와 아이슬란드의 사례를 제기했다.

폴린 임배치는 이날 회의에 참여한 정당과 단체 대표자들이 “채권자의 독재에 맞서 민중 해방을 위해 부채 문제에 대한 활동 의지를 서로 확인하는 분노와 기쁨, 그리고 열광적이며 격정적인 분위기 속에서 회의를 진행했다”고 전했다.

참가자들은 특히 “아랍의 봄” 진앙지이자 세계사회포럼이 열린 튀니지의 혁명은, 혁명이 수사적 공식이 결코 아니라 민중 자신의 손으로 운명을 결정할 수 있다는 구체적 사례를 보여줬다며 투쟁의 의지를 다졌다.

지중해의 좌파 정당과 정치 단체가 불법적 부채 폐지 투쟁을 위해 공동 전선을 결성한 것은 처음이며, 이는 “의심할 여지 없이 부채에 맞선 투쟁의 역사적인 진보”라 평가된다.

폴린 임배치는 “이 회의는 1987년 시작된 부르키나파소 공산주의 혁명가 토마스 상카라 대통령의 주장에 화답했다”며 “우리가 부채를 지불하지 않아도 자본가는 죽지 않을 것이 확실하다. 하지만 우리가 부채를 갚는다면 죽는 자는 우리가 될 것이다”라는 그의 발언을 전했다.

참여자들은 공동전선 이행을 위한 선언문을 발표하고 공동조사위원회 설립과 2013년 또는 2014년 스페인에서 다시 회합하기로 결정했다.

이날 회의에서는 암살된 튀니지 공산주의자 초크리 벨라이드와 함께 지난 3월 5일 사망한 우고 차베스 베네수엘라 대통령에 대한 다양한 헌정 행사도 진행됐다.

아랍세계에서는 첫 번째로 튀니지에서 공식 개막한 세계사회포럼에는 130여 개국에서 약 5만여 명이 참가했다. 이번 포럼은 지난 26일 튀니지 혁명의 거점 하비브 브루기바 거리 행진으로 시작됐으며 30일 팔레스타인을 지지하는 행진으로 폐막한다.

튀니지 독립노동조합연맹(UGTT)는 세계사회포럼의 원활한 운영을 위해 당초 계획된 항공사 승무원 파업을 연기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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