쌍용차 비정규직, 원청 사용자성 인정받나

근로자지위확인 소송 2년째 진행...4월 판결 나와

쌍용자동차의 도시 경기도 평택시의 중심인 평택역을 나서면 역 앞 광장 한 가운데 이미 많은 이들에게 익숙해진 천막이 있다. 서울 대한문 앞 분향소 만큼이나 쌍용차 해고자 투쟁의 상징이 된 곳이 바로 이곳 천막농성장이다. 9개월 가까이 이어지고 있는 농성장을 매일같이 지키고 있는 이는 해고자인 서맹섭 금속노조 쌍용차지부 비정규직분회장이다.

[출처: 뉴스셀]

최근 쌍용자동차는 3월 1일 부로 무급휴직자 454명 전원을 복직시키겠다고 대대적인 홍보활동을 벌이며 2009년 점거파업 뒤 맺은 노사합의를 ‘이행완료’했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당시 노사합의서엔 무급휴직자뿐 아니라 비정규직 노동자 19명에 대해서도 2009년 10월 1일자로 복직시킨다는 내용이 있었다.

합의한 내용대로라면 19명의 비정규직 노동자는 곧바로 공장으로 돌아가 일을 하고있어야 하지만 복직한 이는 한명도 없다. 서 지회장을 비롯한 4명의 비정규직 해고자들은 사측을 상대로 근로자지위확인 소송을 2년 째 진행 중이다.

오는 4월 판결공판을 앞둔 서 지회장은 “소속돼 있던 하청업체에선 사람만 대는거였지 장비나 물품, 작업통제까지 모두 원청인 쌍용자동차로부터 받았다. 정규직 노동자들과 같이 출근해서 청소도 하고, 같은 라인에서 일도 했으니 명백한 불법파견이다. 앞서 불법파견 승소판결을 받은 현대차 최병승 동지의 판결문을 봤는데 우리와 매우 유사한 상황이다. 판례가 있다보니 법원에서도 우리손을 들어줄 가능성이 크지 않을까 생각한다”며 조심스레 재판 결과를 예상했다.

이번 소송에 앞서 사측은 이미 지난 2005년 11월에 이뤄진 노동부 조사에 의해 12개 하청업체 중 3개 업체의 공정에 대해 불법파견 판정을 받은 바 있다. 이에 노동부는 2006년 원청사를 포함한 4개 업체를 대상으로 각각 벌금 1백만 원의 약식명령을 청구했다.

서 지회장이 근무하던 하청업체 역시 당시 불법파견으로 판정받은 업체였지만 이후의 근무방식은 바뀐 것이 없었다. 그는 “명백하게 불법이라는게 드러났는데도 아무런 시정조치 없이 그대로 작업방식을 유지해온 것도 상식적으로 이해가 안가지만 현대차 최병승 동지 사례에서 보여지듯 사측은 만약 이번 재판에서 지더라도 항소를 이어가며 시간을 끌 것으로도 예상된다. 하지만 부당함이 분명하기에 시간이 걸리더라도 반드시 이겨야만 하고 우린 절대 포기하지 않을 것이다”며 각오를 다졌다.

이어서 서 지회장은 “또한 이번 재판 결과를 통해 비정규직뿐 아니라 정규직 해고자를 포함한 쌍차투쟁에 있어 새로운 전환점을 만들 수 있을 것이다. 최근 사측이 무급휴직자 복직을 내걸로 국정조사를 무마하려 애쓰는데 사측의 부당함을 알려내며 국정조사와 원직복직을 위해 함께 싸울 것이다”고 밝혔다.

  서맹섭 지회장 [출처: 뉴스셀]

지난 2008년 비정규직 노동조합이 생길 당시 정규직 노동조합과 사측은 비정규직 노동자 350여 명에 대해 휴업을 전제로 하는 전환배치에 합의했다. 이후 원청사의 압박에 의한 하청업체들의 강제적인 희망퇴직이 진행됐다.

이후 1500여 일이 넘는 싸움을 진행 중인 서 지회장은 “사실 지난 시간을 되돌아보면 정규직과 비정규직 간에 서운한 일이 있었던 것도 사실이다. 하지만 이렇게 3년이 넘게 길거리에서 함께 싸우고 있는 상황에선 예전 서운함보다 지금 우리 싸움이 승리할 수 있도록 서로 힘을 보태는 것이 우선이다. 어떻게 보면 비정규직 싸움은 정규직화로 보일 수 있겠지만 지금 우리 싸움은 공장으로 돌아가기 위한 단 하나의 싸움이다. 이번 재판에서 승리한다면 이는 단지 비정규직 노동자만의 승리가 아니라 우리 모두의 승리를 위한 계기가 될 것이다”며 자신의 소신을 밝혔다.

또한 그는 “최근 고 윤주형 동지의 장례를 둘러싸고 빚어졌던 갈등을 지켜보며 무척 마음이 아팠다. 노동자면 다같은 노동자이고 우리의 적은 자본인데 왜 우리가 서로 갈라져서 다툼을 벌여야 하나. 우리가 싸움에서 이기는 방법은 끝까지 함께 싸우는 수밖에 없다”며 비정규직과 정규직의 단결을 강조했다.

현재 서 지회장을 비롯해 쌍용차 투쟁에 함께하는 비정규직 해고자 4인은 정규직 해고자들과 마찬가지로 후원을 통해 모은 지부 생계비를 받고있다. 많지 않은 금액이지만 “똑같이 나눠쓰는 생계비에서 서로의 짐과 희망을 나눠갖는 것 같다”며 서 지회장은 웃음을 보였다.

서 지회장과 함께 평택역 농성장을 매일 지키고 있는 평택지역의 제 정당과 시민단체 회원들은 다음 주부터 방송차량을 이용해 평택지역을 돌며 선전전을 진행한다. 이와 함께 이들은 쌍용차 국정조사를 반대하는 원유철, 이재영 새누리당 평택 국회의원에 항의하는 1인 시위 등 이후 쌍용차 사태해결을 위한 적극적인 활동을 벌여나갈 계획이다.(기사제휴=뉴스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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