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용훈 주교 송전탑 위에서 쌍용차 노동자들 만나

"농성 중인 해고자들 건강 염려, 중재를 위해 최대한 힘쓰겠다"

주교회의 정의평화위원회 위원장인 이용훈 주교가 성주간이 시작되는 3월 25일 오전 11시 평택 쌍용자동차 공장 앞에 있는 송전탑에 올라가 126일째 농성 중인 한상균 전 지회장과 복기성 부지회장을 30여 분간 만났다.

송전탑에서 내려온 이용훈 주교는 “15만 볼트의 전압이 흐르는 송전탑 위에서 농성하는 이들의 건강이 걱정된다”며 안타까움을 드러냈다. 이 주교는 "정부와 쌍용차 사측, 그리고 노동자들이 대화를 통해 빨리 문제를 해결할 수 있기를 바란다"며 "천주교 측에서도 기도하며 중재에 나서고 있다. 최대한 노동자들을 도울 생각이다”라고 전했다.

  철탑 아래에는 벌써 산수유 꽃이 피어나고 있었지만, 노동자들은 126일째 추위에도 버티고 있다. ⓒ한상봉 기자 [출처: 지금여기]

  이용훈 주교가 노동자들을 만나러 철탑 위로 올라가고 있다. ⓒ한상봉 기자 [출처: 지금여기]

이 주교는 “인간적으로 마음이 너무 아프다. 그분들에게도 아내와 자녀들이 있을 텐데 얼마나 마음이 무겁겠는가. 그 동료들도 고통받고 있는데, 이 문제는 사회 전체가 나서서 풀어야 할 숙제”라고 말했다. 이어 “벌써 24명의 목숨이 세상을 떠났는데, 더 지체하면 안 된다. 더 이상 이분들을 죽음으로 몰고가는 일은 없어야 한다”고 강조하며 “우리 모두 생명의 지킴이가 되어야 한다. 쌍용차 문제를 이대로 두는 것은 사람의 도리가 아니다”라고 말했다.

이용훈 주교와 함께 송전탑에 올라갔던 장동훈 신부(주교회의 정의평화위원회 총무)는 “송전탑에 올라가시면서 주교님 마음이 많이 불편하셨다. 미사라도 해야 한다는 절박한 심정이었다”고 전했다. 장 신부는 “지금으로선 구체적인 해결방법이 없지만, 우리 신자들이 신성한 노동과 존엄한 생명이 침해받는 것을 그대로 두고 볼 수는 없었다”고 말했다.

이날 이용훈 주교는 송전탑을 내려오기 전에 농성하는 노동자들에게 자신이 쓴 <지상에서 천국처럼>, <인생 그리고 행복> <잃어버린 땀을 찾아서>라는 책을 전달했다. 이어 김정우 쌍용차 지회장을 만나 성금을 전달했다. 김정우 지부장은 “종교계에서 쌍용차 문제 해결을 위해 나서준 것에 대해 감사한다. 더이상 노동자들이 절망의 나락에 빠지지 않도록 도와달라"며 "철탑 위 동지들이 아프지 않기를 간절하게 바란다”고 말했다.

이날 오후 2시부터 송전탑 앞에서는 수원교구 공동선 실현 사제연대 주관으로 15개 교구 정의평화위원회가 공동주최하는 미사가 봉헌됐다. (기사제휴=지금여기)

  이용훈 주교가 김정우 지회장에게 성금을 전달하고 있다. ⓒ 한상봉 기자 [출처: 지금여기]

  이용훈 주교가 송전탑에서 노동자들을 만나고 내려와 김정우 쌍용차 지회장을 만나 격려했다. ⓒ한상봉 기자 [출처: 지금여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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