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호세 무히카 우루과이 전 대통령 [출처: ⓒUpside Down World] |
카를로스 가베타(이하 CG): 먼저 형식부터 정리하자면, 어떤 호칭으로 부를까요? 대통령, 무히카씨, 호세, 아니면?
호세 무히카(이하 JM): 페페라고 해요. 말 놓고 진행하죠.
CG: 고마워요, 페페. 그럼 시작하죠. 당신처럼, 70년대 내내 명확하고 긴급한 정치, 경제, 사회적 변화, 즉 혁명을 위해 투쟁했다가 15년간 감옥에 갇히는 희생을 했던 사람에게, 이제 대통령이 돼서 다른 사상을 가진 파트너와 함께 중도좌파를 이끌면서 정부를 책임진다는 건 어떤 의미인가요?
JM: 우리 인간도 다른 모든 존재처럼 삶을 사랑합니다. 그래서 우리는 완벽한 세계를 원했었죠. 결국 상당한 고통을 겪었지만, 그 이유는 우리가 영웅이었기 때문이 아니라, 충분히 잽싸지 못해서, 그들이 우리를 잡았기 때문이죠. (웃음) 그러나 거기에서 우리는 삶의 의미를 재평가하기 시작했고,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닙니다. 사람들이 음식과 주거시설, 의료와 교육을 위해서, 지상의 인생을 가장 아름답게 보내기 위해 투쟁하는 것은 가치 있는 일이죠. 그리고 그것은 자본주의 아래서 진실이고, 봉건제 아래서도 그랬고, 원시인들에게도 사실이었고... 사회주의 아래서도 계속 그럴 겁니다. 삶만큼 귀중한 것은 없죠. 이것이 그 시절에 우리가 배운 것이죠. 삶 자체가 중요한 가치이고, 그리고 두 번째 가치 있는 게 사회입니다. 그래서 지금 우리는 좀더 느리지만, 확고하게 나아가고 있고, 유의미한 변혁을 강화하려고 노력하는 중입니다. 변혁은 합의가 필요하기 때문에 느리게 가야 하고, 죽음만이 유일하게 명확한 것이기 때문에, 우리 변혁은 아직 명확하지 못하죠.
CG: 당신이 말한 내용은 다르게 얘기하면 현실에 적응하는 것으로 이해할 수 있는데.
JM: 사람은 끊임없이 현실에 적응하고, 아주 복잡한 일이죠. 세상을 보는 방식이기도 하고. 어떤 사람은 종교를 통해 바라보고, 다른 사람들은 이데올로기적으로 보지요. 나 자신은 점점 옛날 철학자들에게 끌려요. 세네카, 에피쿠로스 같은, 그리고...
CG: 헤라클리투스...
JM: 그렇죠. 물론, 결코 포기할 수 없는 확신, 지적 궤적은 있지만, 도식적이어서는 안 돼요. 인간은 내부에 강한 동기가 있기 때문에 본질적으로 사회적 동물이죠. 인간은 고양이가 아니고, 인류학적으로 사회주의적 존재죠. 어떤 식으로? 인간은 살아갈 공동체가 필요하고 고립 속에 존재할 수 없죠. 사회집단에 깊이 의존했죠. 인류는 90% 이상 원시상태에 살았고, 내 거와 네 거의 구별이 없었죠. 소유와 경제 같은 것은 모두 나중에 생긴 거죠. 문명의 발달이 개인을 낳게 되는데, 이기적 개인이란 개념은 현대적, 자본주의적인 것입니다. 우리는 역사 형성의 결과물로 자본주의자가 된 거죠. 문명발전의 자본주의적 단계에 살고 있기 때문이죠.
CG: 몇 년 전에 당신이 이렇게 말한 걸 읽었는데, “우리가 문명화될 것을 자연이 요구하는 한 우리는 전쟁을 하게 될 것이다.”
JM: 그렇죠. 그게 우리가 처한 상태죠. 자본주의는 다른 모든 것처럼 모순적입니다. 한편에서 불의와 불평등, 전쟁이 있지만, 우리 내면의 이기심은 강력한 동력이 돼서, 과학기술의 발전을 이끕니다. 그렇잖아요? 자본주의는 우리에게 많은 재앙을 주지만, 지난 세기에 비해 평균수명을 40년 이상 늘렸죠... 어떻게 생각하죠? 이제 자본주의는 줄 수 있는 것을 다 준 것 같아요. 논리적 결론은 민주적 사회주의가 자본주의를 대신하는 것인데, 역사의 시간 구조는 길어요. 자본주의는 어떤 정치적 민주주의도 없이 3세기 동안 발전했어요.
CG: 언젠가 “문제에 대해 울어봐야 소용없고, 직접 문제에 맞서야 한다”고 말씀하신 것 같은데.
JM: 그렇죠. 방법을 찾아야죠.
CG: 제 생각도 그래요. 당신이 이끄는 진보적 정부에서 이런 모순은 어떻게 해결하는지요?
JM: 할 수 있는 한 최대로 협상하면서 사회를 가능한 한 평등하게 만드는 방향으로 노력하죠. 항상 재정과 사회정책으로 개입하고, 노동자들에게 자신의 노동의 대가를 직접 협상할 수 있도록 조직하라고 격려합니다. 결국 사회적 분배의 최대 요소는 적어도 오늘날 각자의 임금이죠. 유일한 것은 아니고, 한계도 있어요. 내가 투자자들의 주머니에 손을 너무 깊이 넣으면, 결국 재분배할 게 적어져요. 서두른 사회주의 “명시적” 실험의 인간적, 실제적 결과는 당신도 알 겁니다. 결국 분배할 게 적어져요.
CG: 비민주적 실험이기도 했죠.
JM: 물론이죠. 모든 게 소진되면 탄압의 확고함에 의존할 수밖에 없거든요. 그렇지만 그 사회주의의 최악은 관료주의죠. 직접 생산자들에게 의지하는 대신에 감독자들에게 의지하게 되고. 자본주의는 우리 모두가 아는 문제를 갖고 있지만, 항상 무언가 배울 게 있어요. 심지어 적에게서도 배우죠. 어리석음이 아니라, 지성으로 배워야 합니다.
CG: 집권 확대전선(Frente Amplio)은 얼마나 전진했고, 어떤 과제가 남아 있나요?
JM: 문제는 우리에게 유산이 있다는 건데, 정상적인 일이죠. 다소 자의적이지만, 대략 40년대부터 우루과이의 민주주의가 희석되기 시작했어요. 후견주의의 늪에 빠졌고, 국가를 많은 사람을, 너무나 많은 사람을 고용하는 수단으로 이용했고, 그래서 경쟁력을 잃게 됐어요. 이 “보호주의” 때문에 실제로 손댈 수 없는 관료들이 생겼어요. 그들의 생계는 완벽히 보장된 거죠. 그들이 은퇴할 때까지 40년 동안 어떤 짓을 해도 아무도 관료들을 건드리지 못합니다. 국가는 활력을 잃었고 노동조합들은 이 “승리”를 방어했어요. 그 결과 노동조합은 국가에 긴박된 현 상태의 옹호자로 전락한 겁니다. 그래서 우루과이에서 이 문제를 다루는 것은 혁명을 시작하는 것과 비슷합니다. 그래서 우리는 이 문제에서 절반 정도 나아갔어요. 확대전선은 덜 선동적이면서도 승리를 강화하기 위해 노력했어요. 하지만 여전히 국가를 변혁해야 하고 이 혁명을 시작해야 합니다. 우리에게 도구는 있지만, 합의에 도달한 필요가 있어요. 에너지와 통신 외에도 국가는 주요 은행을 손에 넣고 있어요. 은행거래의 60%가 국가의 손에 있지만, 우리 확대전선은 여전히 “은행 국유화”를 요구하고 있어요.
왜 은행을 국유화하려느냐고요? 국립은행은 “무예외” 체제 아래서 작동해야 하고, 민간은행 부문이 게임의 규칙을 수용하는 것 외에는 대안이 없을 정도로 공정하게 운영해야 됩니다. 이것은 우리 앞에 놓인 과제들 중의 하나죠.
- 덧붙이는 말
-
이 기사는 울산저널에도 게재됩니다. 참세상은 필자가 직접 쓴 글에 한해 동시게재를 허용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