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런 와중에서 2014년 2~3월의 이른바 과림바(바리케이드) 사태를 주도했다가 폭력교사 혐의로 수감 중인 반정부 소장파 지도자들은 단식투쟁을 벌이고 있고, 주요한 외국 우파 지도자들이 베네수엘라의 인권 침해를 주장하면서 다수 베네수엘라인들의 빈축을 사고 있다.
지난 몇 달간 저명한 우익 정치인들이 베네수엘라를 방문했다. 멕시코 전 대통령 펠리페 칼데론, 콜롬비아 안드레스 파스트라나, 스페인 전 총리 펠리페 곤살레스, 칠레 전 대통령 세바스티안 피녜라, 볼리비아 호르헤 키로가 등. 이들은 로페스 등 수감 중인 다른 야당 지도자들에게 연대를 표하기 위해 방문했다고 하지만, 정작 자기 나라에서 인권 침해와 부패 혐의로 비난받고 있는 정치인들이다.
브라질 상원의원단의 해프닝
6월 19일 브라질 상원의원단이 베네수엘라 라모 베르데 교도소에 수감 중인 우파 지도자 레오폴도 로페스 방문하려다 베네수엘라 시위대와 대치하는 사태가 일어났다. 이 브라질 의원단은 베네수엘라 정부와 협의도 없이 전격적으로 베네수엘라를 방문했는데, 지난 브라질 대선의 대통령 후보였던 아에시우 네베스가 대표였다. 그는 지우마 후세프 후보에게 패배했다.
브라질 의원단은 원래 카라카스 공항에서 바로 교도소를 방문할 예정이었지만, 건설공사, 교통사고, 콜롬비아에서 송환된 죄수 호송 등으로 생긴 교통체증 때문에 정차하던 중 일군의 시위대와 마주쳤고 그들의 주장에 의하면 시위대가 길을 막고 돌을 던졌다고 한다. 브라질 상원의원단은 다시 공항으로 돌아가 12시간만에 브라질로 돌아가는 해프닝이 연출됐다.
네베스 상원의원은 “우리는 민주주의를 수호하기 위해 여기에 왔는데, 지금까지 베네수엘라 정부는 민주주의를 제대로 존중하지 않고 있음을 보여줬다”고 성명을 발표했다. 네베스 등 브라질의 우파 정치인들은 마두로 정부의 인권 침해를 이유로 지우마 후세프 브라질 대통령이 베네수엘라와의 외교 및 교역관계를 단절하도록 압박을 가해왔다.
브라질 외무부는 “브라질 의원단에 대한 시위대의 수용할 수 없는 적대행위”를 비난하면서 베네수엘라 정부의 해명을 요구했다. 브라질 상원은 이 사건을 비난하고 베네수엘라에 대한 가혹한 제재를 요구하는 동의안을 통과시켰다. 이 동의안은 메르코수르 축출, 쌍무 무역협정 폐기, 베네수엘라 대사 소환 등의 요구를 포함했다. 베네수엘라 정부는 아직 공식성명을 내지 않았다.
그러나 다수의 베네수엘라인들은 외국 우파 정치인들의 제스처를 주권 침해로 간주하며, 불쾌감을 표시했다. 윌리엄 타렉 사브는 브라질 의원단의 방문을 “자기 나라에는 청중이 없는 정치인들이 베네수엘라에 와서 우리의 민주주의에 대해 중상모략하는 일종의 스포츠 또는 취미활동”이라고 비난했다.
스페인 전총리 펠리페 곤살레스의 정치쇼
지난 6월 7일 스페인 전 총리 펠리페 곤살레스가 카라카스에 나타났다. 베네수엘라 정부를 전복하기 위한 폭력행위를 선동한 혐의로 구속돼 재판중인 레오폴도 로페스, 다니엘 세바요소와 안토니오 레데스마 등 3인의 법률소송을 지원하는 것이 목적이었다. 곤살레스 전 총리는 가택 연금 중인 세바요스를 방문해 지지를 표명하기도 했다.
이에 대해 베네수엘라 정부는 펠리페 곤살레스가 베네수엘라에서 변호사 업무를 수행할 수 없다고 밝혔다. 니콜라스 마두로 대통령은 트위터를 통해 “베네수엘라 문제는 우리의 문제이며, 오직 베네수엘라인만이 이 문제를 다룰 법적 권한이 있다. 우리 조국은 모두 개입을 거부한다”고 말했다. 한 베네수엘라 시민은 펠리페 곤살레스의 행동은 외국 언론을 위한 정치쇼이자 베네수엘라에 대한 내정간섭이라는 말로 불쾌감을 나타냈다.
펠리페 곤살레스는 스페인 사회당의 오랜 지도자였고, 프랑코 파시스트 독재 종식 이후 1982년부터 1996년까지 4차례 총리를 연임한 스페인 민주화의 대표적 정치인이다. 1996년 국민당에게 패배한 이후에도 사회당을 이끌었지만, 바스크 무장단체 ETA에 대해 취한 불법행위가 논란이 되자 사회당에서 제명당한 바 있다.
2014년 과림바 사태
2013년 3월 차베스 사망 뒤 열린 대선에서 야당 후보 카프릴레스는 니콜라스 마두로 후보에게 적은 표차로 패배했다. 카프릴레스가 결과를 인정하지 않으면서 거리 항의와 폭력사태가 유발됐다. 이후 레오폴드 로페스와 마리아 마차도 등 반정부연합(MUD) 내의 소장세력이 2014년 2~3월 ‘퇴출’(La Salida) 전략이란 이름 아래 2004년 쿠데타 사태를 재현하려고 시도했다. 외형상 경제상황 악화, 만연한 범죄와 치안부재 등을 마두로 정부의 실정으로 공격했다.
약 2개월에 걸쳐 전국적으로 야당이 우세한 지역에서 거리 시위와 점거가 이어졌고, 곳곳에서 바리케이드가 세워져 과림바 사태라는 이름으로도 알려졌다. 극우세력의 폭력사태가 심해져 카프릴레스를 포함한 야당 온건파가 시위사태와 거리를 두면서 로페스와 마차도는 고립됐고 반정부 진영은 분열됐다.
이 폭력사태로 43명이 사망했다. 그 가운데 절반은 정부 지지자와 경찰 등이었다. 이후 마두로 정부는 극우 인민의의지당 지도자인 로페스와 세바요스, 카라카스 메트로폴리탄구 구청장 레데스마 등을 폭력선동 등의 혐의로 체포해 기소했다.
- 덧붙이는 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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