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아차 소하, '비정규직 확산 막으려 단식 투쟁'

k9 인수검사장에서 노사협의 폐기 요구 투쟁 중

기아차 소하리 공장 내 K9 인수검사장에서 7월 20일 노사합의 폐기를 요구하는 44일째 점거농성과 18일째 단식농성이 이어지고 있다. 기아차 임단협교섭이 막바지에 이른 가운데, 비정규직 투입을 둘러싼 쟁점이 해결되지 않아 논란이 확산되고 있다.


7월 20일 기아 소하리지회와 회사는 K9 양산으로 신설된 인수검사장 공정에 비정규직을 투입하기로 합의했다. 이 합의로 7월 24일 회사가 비정규직 14명을 공정에 투입하자, 노동자 20여 명이 이에 반대하며 점거농성에 돌입했다.

휴가 뒤 점거 농성에 참여했던 대부분의 조합원들은 본관 앞 천막농성으로 전환했으나, 정주현 씨(기아차 소하지회 조합원)는 44일째 K9인수검사장 점거 농성을 이어가고 있다. 현재 해당 공정은 멈춰있고, 사측은 농성장의 전기 공급을 중단했다.

그는 '7월20일 노사합의 폐기와 비정규직 투입 철회, 정규직화 쟁취, 2012 임단투 승리' 등을 요구하며 K9 인수검사장 점거와 단식, 출근과 중식선전전 등을 진행하고 있다.

정주현 씨는 단식투쟁을 시작한 이유에 대해 “점거 농성을 25일 동안 했음에도 문제 해결은커녕, 금속노조와 기아차지부 등 어느 누구도 제대로 된 답변조차 내놓지 않았다”면서 “신규공정의 비정규직 투입은 곧 비정규직의 확산으로 이어질 것이기 때문”이라고 단호하게 말했다.

그는 "모두가 비정규직을 정규직화 하자는데 유독 기아차 소하지회만 비정규직을 양산하는 내용을 회사와 직권합의했다. 올해 금속노조 임단협 요구안에 '비정규직 정규직화'가 있음에도, 이를 부정하는 합의를 총회도 거치지 않고 결정해버렸다"면서 "이것은 조직의 체계와 절차를 부정하는 직권합의"라며 반대이유를 밝혔다. 단식농성까지 감행한 이유로는 "요구안을 부정하는 합의를 바로잡지 않으면서, 이번 임단협을 승리하겠다는 것은 말이 안 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그는 "임단협 기간 중에 지회에서 벌어진 잘못은 지도부의 의지만 있으면 바꿀 수 있다. 노조의 요구안을 부정한 잘못된 노사합의 폐기와 비정규직 투입 철회는 지부 임단협 교섭에서 충분히 다룰 수 있다"고 생각을 전했다.

지난 7월 25일 점거농성과 동시에 정주현 씨는 금속노조에 기아차 소하지회 지회장과 고용실장의 징계결의 요구서를 접수한 바 있다. 징계결의요구서에서 그는 "징계의 목적이 징계 자체에 있는 것이 아니라 노조의 근간을 흔드는 잘못된 행위를 바로 잡고자 한다"고 목적을 밝히며, "집행부가 조합원 앞에 진심 어린 사과와 직권합의서 폐기 및 비정규직 정규직화 투쟁에 적극 복무해야 한다. 이러한 조치가 취해지지 않을 시 노조의 규약과 규정에 따라 징계를 요청한다"고 했다.

10kg이나 체중이 줄었다고 해 건강상태는 어떤지 물으니 "단식을 시작하면서 건강을 걱정해 주는 동지들이 많이 있는데, 내 건강 걱정보다 투쟁을 확대하는데 총력을 기울이는 것에 더 관심을 가지면 좋겠다"고 웃으며 "우리가 열심히 싸워 이번 합의로 인한 잘못을 바로잡고, 임단협 투쟁을 승리할 때까지 단식과 점거를 이어갈 것"이라고 결의를 밝혔다.

한편, 4일과 6일에는 비정규직분회와 해고자들, 소하지회 활동가들이 ‘비정규직 정규직화와 7월20일 노사합의 폐기, 해고자 복직, 노동조건 후퇴 없는 주간연속 2교대 시행’ 등을 요구하며 기아차 임단협 교섭 장소인 소하리 공장 본관에서 항의농성을 벌이기도 했다.(기사제휴=뉴스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