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국주의 중심부를 강타한 항공기 자폭테러

제국주의 중심부를 강타한 항공기 자폭테러

현지 시간 9월 11일 화요일 아침, 헐리우드의 영화적 상상력을 뛰어넘는, 기상천외한 동시다발 테러공격이 미국 본토의 중심부를 강타했다. 이 항공기 자폭테러는 세계자본주의의 상징인 뉴욕 맨하탄의 세계무역센터 쌍둥이빌딩과 미국 제국주의의 군사적 패권주의의 상징인 펜타곤을 더 이상 처참할 수 없을 정도로 파괴시켰다.
상상을 초월하는 자폭테러로 최소한 5천명 이상이 사망했고, 월스트리트 주식시장을 포함한 미국경제 전체가 완전히 마비되었을 뿐 아니라, 전세계적 주가동반 폭락과 국제원자재 가격폭등을 가져옴으로써 불황으로 허덕이는 세계경제에도 막대한 충격을 가하였다.

이번 테러로 지난 1990년대 국가사회주의 진영의 붕괴 이후, 미국 주도의 단일 세계지배체제에 도취되어 "자본주의의 종국적 승리"와 "역사의 종언"을 외쳤던 미국 자본주의와 제국주의의 독단적 자만심도 붕괴한 건물처럼 완전히 뭉개졌다. 부시 대통령은 테러세력과 그 배후에 대한 "무한보복"을 선언하고 있지만, 상처입은 자존심은 좀처럼 회복하기 힘들 것이다.


테러, 미제국주의가 뿌린 씨앗

이와 같은 테러공격은 미시적으로, 올해 집권한 공화당 부시정권의 독선적 패권전략에 대한 반발로 볼 수 있다. 교토기후협약의 일방적 탈퇴, 이스라엘-팔레스타인 분쟁에서 일방적 편들기, UN 인종주의 반대회의에서의 오만한 행태, 미사일방어계획(MD)의 무차별적 추진 등 부시 행정부가 추진한 일련의 정책은 이른바 동맹국들조차 당혹스럽게 할 정도로 안하무인식 패권주의의 극치였다.

그러나 거시적으로 보자면, 이번 자폭테러는 20세기 후반 반세기 내내 미국 제국주의가 "세계의 경찰"을 자처하면서 지구상 전역에서 추구한 반민중적 패권전략과 야만적 폭력행위의 불가피한 결과이다. 사실, 미국 자신이 그동안 반공주의의 미명아래 수많은 테러리스트를 직접 훈련시키지 않았던가? 그리고 이번 테러의 배후조정자로 지목한 오사마 빈 라덴 역시 아프가니스탄에서 소련의 침략에 대항하는 자유의 투사로 키웠던 인물이다.

그럼에도 미국측은 그동안 문제의 본질은 외면한 채, 끊임없이 이슬람 근본주의, 즉 맹목적 광신을 테러리즘의 원인으로 돌리려고 했다. 그러나 그들의 저항을 단지 개인적, 심리적 요인으로 설명하면서, 정신병자들이나 광신자들의 무자비한 폭력으로 매도할 수 있을까?


동의하기 힘든 테러리즘, 그러나...

19세기 말 러시아의 반동적 차리즘에 저항했던 나로드니키 테러리즘에 혁명적 맑스주의자들이 동의하지 않았던 것처럼, 일반적으로 테러행위의 무차별성과 그 비극적 결말을 고려할 때, 결코 테러리즘 자체에 대해서는 동의하기 힘들다. 그러나 최후의 수단으로서 또는 생존의 몸부림으로서 테러리즘에 호소할 수밖에 없는 처지에 있는 수많은 제3세계 피억압 민중의 처지를 고려하면, 상황은 완전히 달라질 수 있다.

지난 20세기에 제국주의 중심부의 반동적 소수 지배계급의 정치적 압박, 경제적 착취와 수탈, 군사적 약탈과 학살 행위가 전지구상에서 그토록 광범위하고 무차별적으로 자행되지 않았다면, 누가 자신의 고귀한 목숨을 초개와 같이 던지면서 자폭테러를 감행하려 했겠는가?

한편 부시를 포함한 미국의 지배계급은 이번 테러에 대한 자국민의 공포와 분노를 악용하여, 맹목적 애국주의를 선동하면서 대상도 명확치 않은 보복공격을 "21세기 첫 전쟁"으로 미화하는 등 군사행동을 기정사실화하고 있다. 이번에는 아직 입증된 증거를 제시하지도 못하면서, 사우디 출신의 오사마 빈 라덴과 아프가니스탄을 희생양으로 선택하였다.


보복전쟁은 추악한 제국주의의 본질을 드러내는 것

지난 97년 케냐 미국대사관 폭탄테러에 대한 보복으로 아프가니스탄과 케냐의 한 화장품공장을 폭격한 바 있는 미국정부는 이번에도 자위능력이 없는 약소국을 대상으로 무차별적 테러공습을 통한 비겁한 분풀이를 하려 하고 있다. 또 사태의 본질과 진정한 해결책을 외면한 채 위선적으로 전쟁과 보복선동의 집단광기에 호소함으로써, 자신의 추악한 제국주의적 본질을 스스로 폭로하고 있다.
이번 테러행위의 주체가 누구였던 간에, 이번 테러는 미국 제국주의가 스스로 뿌린 죄악의 씨앗을 스스로 거둔 열매이다. 진실은 아주 간단하다. 지난 세기 미국 제국주의가 세계지배를 통해 죄악의 씨앗을 뿌리지 않았다면, 누가 미본토 중심부에서의 테러를 꿈꾸겠는가?

흔히 20세기 후반 미국 제국주의의 지배를 Pax Romana에 비겨 Pax Americana라고 했었다. 하지만, 역설적으로 미국의 평화란 폭력과 살인, 착취와 수탈, 아니 전쟁 그 자체였다. 이번 테러사건은 이제 그 종말이다가오고 있음을 알리는 수많은 전조 중의 하나이다.

태그

제국주의

로그인하시면 태그를 입력하실 수 있습니다.
편집실의 다른 기사
관련기사
  • 관련기사가 없습니다.
많이본기사

의견 쓰기

덧글 목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