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2일, 부시방한저지를 위한 국민대회와 문화제 열려

9월22일 오후 5시 명동 한빛은행 앞 사거리에서는 매향리대책위, 전민특위, 민중연대, 소파개정 국민행동, 미군기지공대위, 통일연대, MD 공대위, WTO반대 국민행동 등 8개 사회단체의 공동주최로 '전쟁반대, 미군기지반환, 무기강매반대, 미사일방어계획반대, 부시방한저지를 위한 국민대회와 문화제'가 열렸다.

이날 국민대회와 문화제는 1부와 2부로 나뉘어 진행되었으며 500여명의 학생들과 노동자들이 모여 '전쟁반대' '주한미군철수' '부시방한 반대' 등의 피켓을 들고 명동 거리에서 전쟁 반대와 평화 수호, 주한미군 철수의 의지를 다졌다.

다음은 이날 낭독했던 투쟁 결의문이다.


투쟁결의문

지난 20세기는 수많은 전쟁과 약탈로 점철된 인류 수난의 세기였다.
두 차례의 세계대전을 포함한 숱한 전쟁으로 수천만의 인명이 무고한 죽음을 당하고 전쟁의 잿더미에서 아직도 수많은 인류가 기아와 빈곤, 질병으로 인간이하의 비참한 처지에 놓여 있다.

침략과 약탈, 전쟁이 없는 평화로운 세계를 실현하는 것은 전 인류의 공통된 염원이며 매개 나라, 매개 민족이 자신의 자주적 권리를 향유하며 평등한 세계질서를 구축하려는 인류의 지향은 새 세기 더욱 뚜렷한 시대적 추세가 되고 있다.
미국은 지난 세기 수많은 약탈전쟁의 당사국으로 평화를 사랑하는 진보적 양심세력의 지탄 대상이 되어 왔다. 특히 한국전쟁 당시 수백만의 양민학살을 비롯하여 미군이 이 땅에서 자행한 수많은 학살만행들은 반인륜적 범죄행위로 반드시 청산하여야 할 미국의 수치스러운 역사이다.

미국은 수많은 범죄적 전쟁의 당사자로써 지난 세기 자신들의 과오를 인정하고 세계 평화와 안전을 실현하기 위해 범죄국으로써 자신의 책임을 다하여야 한다. 그것만이 미국이 지난 시기 자신들의 죄행들을 씻고 국제사회의 책임있는 성원으로써 자리매김할 수 있는 유일한 길이다.

그러나 미국은 여전히 세계의 평화와 안전을 염원하는 온 인류의 지향과는 정반대의 길로 나아가고 있다. 미국은 패권정책을 새 세기로 연장하며 세계 유일지배의 야망을 실현하기 위해 자신의 이익을 전 세계에 강요하고 한반도에 대한 지배와 간섭을 강화하여 우리 민족의 앞날에 짙은 먹구름을 드리우고 있다.

지난 해 우리 민족은 역사적인 6.15남북공동선을 채택하고 자주와 통일로 나아가는 새로운 길을 개척하였다. 6.15공동선언의 채택으로 남북의 화해와 협력, 통일의 큰 물꼬가 열리고 우리 민족끼리 통일의 문을 열어 나가려는 민족의 의지를 세계 만방에 과시하였다. 조국의 평화적 통일을 실현하려는 우리 민족의 노력은 전 세계의 지지와 찬사를 받고 있으며 6.15공동선언을 지지하는 대열은 5대양 6대주로 확대되고 있다.

세계의 평화와 한반도의 통일을 염원하는 전 세계의 열기가 날로 높아 가는 지금 미국의 부시 정권은 무엇을 하고 있는가? 자신의 패권적 이익에 눈이 먼 부시 정권은 자주와 평화를 지향하는 세계의 변화된 흐름을 직시하지 못하고 냉전의 망령에 사로잡혀 세계를 또 다시 전쟁의 공포로 몰아놓고 있다.

부시 정권은 미사일방어체계를 구축하여 새 세기에도 자신들의 군사적 패권을 연장하기 위해 북의 미사일 위협을 조작하고 세계 여론을 선동하여 한반도 평화와 통일에 찬물을 끼얹고 있다. 패권유지에 이성을 잃은 부시 정권은 우리 정부에 대해 노골적인 내정간섭을 일삼으며 막대한 군사무기를 강매하고 연일 대규모 전쟁훈련으로 한반도에 새로운 전쟁의 위기를 조성하고 있다.

한반도의 평화통일은 한시도 미룰 수 없는 민족의 숙원이며 세계 평화실현의 중요한 과제이다. 미국은 이북 등 소위 자신이 말하는 불량국가의 미사일 위협을 구실로 미사일방어체계를 구축하려하고 있지만 진정한 위협은 미국이 보유한 막대한 핵무기와 패권적 전횡이며 미국이 주장하는 소위 불량국가의 위협이라는 것은 지극히 자위적인 수단일 뿐이다.

미국에 대한 이번 '항공기습격사건'으로 수많은 민간인들이 참화를 겪은 것은 매우 유감스러운 일이며 온 인류가 함께 슬퍼해야 할 비극적 사태이다. 테러를 반대하고 평화를 실현하는 것은 미국 뿐 만 아니라 온 인류의 절절한 염원이다.

이번 사태가 명백한 테러하면 이 사건의 주모자들은 엄중한 심판을 면치 못할 것이다.
그러나 이 사태를 군사적 보복으로 해결하려는 미국의 태도는 테러에 못지 않은 세계 안전의 위협이 되고 있다. 테러를 막을 수 있는 힘은 평화를 실현하기 위한 전 인류의 의지와 노력이지 결코 군사적 힘이 아니다. 보복은 또 다른 보복을 부르고 군사적 수단에 의한 분쟁해결이 더 큰 대전의 참화를 불러 일으킨다는 것은 인류역사의 뼈져린 교훈이다. 미국이 이번 사태를 군사행동으로 해결하려한다면 그것은 제2, 제3 테러의 출발점이 될 것이며 인류의 안전은 커다란 위협에 직면할 것이다.

미국은 이번 사건에 대한 명백한 증거와 국제법에 의거하여 협상에 의한 정치적 해결을 모색해야 한다. 미국은 증거도 없이 이번 사건의 배후로 소위 테러지원국에 대한 대대적인 공격을 운운할 것이 아니라 그 원인에 대해 신중한 자기 검토를 해 보아야 할 것이다.

제3세계의 미국에 대한 증오와 분노에 뿌리를 둔 이번 테러의 간접원인이 부시 정권의 극단적인 패권정책에 있다는 것은 세계 여론의 일관된 분석이다. 미국이 진정으로 자국에 대한 테러를 근절하고자 한다면 미국에 대한 증오의 근원이 되고 있는 부시 행정부의 극단적 패권정책을 재검토하는 것이 가장 빠르고 현명한 길이다.

오는 10월 18일 미국의 부시 대통령이 한국을 방문한다. 미국의 패권정책이 극단으로 치닫고 있는 상황에서 부시의 방한은 한반도에 대한 미국의 지배력을 강화하기 위한 외교적 수단 외에는 아무 것도 아니다. 부시가 한국을 방문해 벌여놓을 일은 미국의 부강경세력을 대행하여 한반도 대결을 강요하는 것, 미 군수자본을 대행하여 고가의 군사물자들을 강제로 팔아넘기려는 것, 미 독점자본을 대행하여 경제침탈을 강화하는 것, 그리고 이러한 수탈이익의 보증수표인 주한미군의 영구주둔을 협박하는 것 즉 우리 민족의 분단을 영구화하고 민중의 생존을 위협하기 위한 것외에는 아무것도 아니다.

우리는 결코 부시의 방한 그 자체를 반대하지 않는다. 우리가 반대하는 것은 미국의 지배와 간섭이며 6.15공동선언을 막아나서는 부시 정권의 패권정책을 반대하는 것이다. 우리는 대등하고 정상적인 관계에서 진행되는 한미간의 어떠한 외교행위도 반대하지 않을 것이다. 그러나 우리 민족에게 예속과 복종을 강요하는 것이라면 그것이 아무리 사소한 것일지라도 우리는 결코 미국의 행동을 좌시하지 않을 것이다.

미국이 자신의 지배주의적인 대한반도정책을 변화하지 않는다면 우리는 부시의 방한을 엄중한 자주권에 대한 도전으로 간주하고 민족의 자존을 걸고 이를 강력히 저지할 것을 결의하며 부시 정부에게 다음과 같이 요구한다.

하나, 미국은 한반도에 대한 지배와 간섭을 중단하고 6.15공동선언의 이행을 방해말라

하나, 미국은 미사일방어체계구축, 무기강매, 대규모 군사훈련 등 한반도의 평화와 안녕을 위협하는 행위를 즉각 중단하라

하나, 미국은 미군이 이땅에서 자행한 모든 학살만행에 대해 사죄배상하고 범죄의 온상 주한미군기지를 즉각 반환하라

하나, 미국은 이번 민간항공기공격사건을 빌미로 한 아랍권에 대한 무분별한 군사적 보복을 중단하라

우리 족끼리 통일의 문을 여는 해 2001년 9월 22일
전쟁반대, 미군기지반환, 무기강매반대, 부시방한저지, MD반대를 위한 국민대회 참가자 일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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