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4호/특집] 부시의 대테러전쟁: 대가는 누가 치루고 이득은 누가 볼 것인가?

부시의 대테러전쟁: 대가는 누가 치루고 이득은 누가 볼 것인가?

[코먼드림즈 뉴스센터(www.commondreams.org)] 9/27 윌리엄 할퉁

펜타곤과 세계무역센터에 대한 공격이 있은 며칠 후, 부시 대통령은 일찍이 그 공격을 전쟁 행위로 규정했으며, "대테러 전쟁"을 도입하기 위한 무대를 형성했다. 의회는 국내 복구와, 테러와의 싸움을 진행할 연방 기관들 양자간에 동등하게 나눠질 400억 달러 긴급 재정을 발빠르게 승인해줬다.
대통령은 국방부 차관 폴 월포비츠가 이전에 했던 말을 이어받아, 9월 20일 의회 합동회의에서 정부의 대테러 전쟁은 다차원적이고, 비밀 작전·군사 공격·외교 정책·국내 안보 조치(펜실베니아 주지사 톰 릿지가 장관급 청장으로 임명된 국가안보청 신설을 통해 확인할 수 있는) 등을 포함하는 장기적 노력을 요할 것이라 확언했다. 끝이 없어 보이는 이 반테러 캠페인의 비용과 효과에 대해서 그의 발언은 결의에 찼으나 구체성에는 인색했다.

9월 21일, [가디언]지는 "탈리반 정권을 전복시키려는 미국의 의도, 어느 비밀 쪽지가 밝히다"라는 제목의 기사를 실었다. 미국이 주요 나토 동맹국으로 보낸 외교 전보에 대한 정보를 입수한 [가디언]은, 워싱턴이 "해방 이후의 후기-탈리반 아프가니스탄"에 대한 합의를 이끌어내려 한다고 지적했다. 이러한 목표를 달성하기 위한 미국의 전술은 망명중인 86세의 아프간 왕, 자히르 샤를 이용해 반대세력인 북부연맹 및 기타 아프간 부족들을 규합하고 탈리반 정권을 전복하도록 하는 것으로 보도했다. 보도에 의하면, 그 동안 반탈리반 캠페인에 사용될 미국의 운송기와 정보기기들이 아프가니스탄 인근 구소련 공화국인 투르크메니스탄에 배치됐다.

"새로운 접근법"과는 거리가 멀게, 부시 정권이 제시하고 있는 군사전략 -대규모 폭격, CIA에게 외국 지도자 살인을 허용하는 것, 테러 집단을 비호하고 있다는 국가에 압력을 넣기 위해 무장 반란군 사용하기- 은 실패한 과거 정책의 모음집일 뿐이다. 미국이 아프가니스탄에서 마지막으로 반대세력을 무장시켰을 때, 우리 정부는 여러 가지 외에도 빈 라덴 테러망의 씨앗을 뿌렸다. 아프가니스탄에 대한 폭격은 무고한 시민의 죽음을 일으킬 것이며, 시민을 죽이는 것이 잘못되었다는 것을 세상에 보여주지 못할 것이다. 본연의 임무 -정확한 시기에 유용한 정보를 수집하는 것- 를 완수하지도 못하면서 살인과 혼란을 야기하도록 미국 정보기관들의 고삐를 푸는 방식은, 아주 약하게 표현하자면, 테러망을 뿌리뽑는 데에 있어 매우 의문스러운 접근이라 할 수 있다. 우리가 전쟁을 향해 돌진하기 전에, 폭력으로부터 시민을 보호하고 폭력을 예방하기 위한 가장 좋은 방법이 무엇인지에 대해 보다 치열한 토론이 국내와 전세계에서 일어나야 한다.

펜타곤을 위한 백지 수표?

9.11 공격 이후, 미국의 국방 전략을 재고해야 한다는 논평이 상당히 많았음에도 불구하고, 지금까지는 모든 일이 그대로 진행되는 듯하다. [국방뉴스] 9월 17-23일 자의 한 기사는 긴급 재정 400억 달러 중 약 120억 달러 정도가 펜타곤에 배정될 것이지만 긴급 재정이 "구조 및 비상사태 해결과 아무런 관계가 없다"라는 펜타곤의 한 관료의 말을 인용했다. 그 관료는 또한 "(재정은) 9.11 공격에 대한 보복 대응과 아무런 관계가 없다. 이후 몇 년이 지나야 실현될 (국방부의) 희망사항들에 투입될 것이다"라고 덧붙였다. 국방정보센터의 예산 분석가인 크리스토퍼 헬만은 2001년 10월 1일로 시작되는 회계연도의 군비 지출이 3,750억 달러에 달할 수 있다는 점을 언급했다. 국방부 차관 월포비츠는 긴급 재정이 앞으로도 엄청나게 증가할 펜타곤 지출에 대한 선급금에 불과하다고 했으며, 렉싱턴연구소의 로렌 톰슨과 같은 보다 보수적인 분석가는 의회가 이제 1년에 4,000억 달러 또는 그 이상의 금액을 펜타곤 예산으로 배정할 가능성이 있다는 점을 시사했다. 이와 같은 금액은 몇 달 전만 하더라도 펜타곤의 환상에 불과했다.
펜타곤 지출의 이러한 급증은 펜타곤의 주요 공급업자들에게 희소식이다. 이들은 9.11 공격 이후 처음으로 주식시장이 개장되었을 때 주가가 오른 몇 안되는 기업들이다. 9월 17-21일 사이 주가가 오른 주요 기업들은 레이디온(+37%), L-3 커뮤니케이션(+35.8%), EDO (+24.8%), 알리안트텍시스템(+23.5%), 노스롭그룬만(+21.2%) 등과 같은 거대 군수 및 우주관련 공급자이다. [뉴욕타임즈]의 제임스 다오가 언급했듯이, 9.11 공격 바로 직후 몇 개 기업들은 이미 캐피탈힐(미국 국회의사당-옮긴이)에 가서 자사 제품을 판매하려 하고 있다: "많은 군수 공급업체들은 자사의 개선된 경제 전망에 대해 대중적으로 발언하는 것을 꺼리고 있다. 한 로비스트는 '정말 끔찍한 돈벌이 방법이다'라고 말했다." 그러나 컨티넨탈엘렉트로닉스와 같은 기업은 새로운 사업제안을 위한 로비를 공개적으로 진행하고 있으며 심지어 펜타곤에 직접 접근하기도 했다. "우리의 라디오 송신기가 파키스탄과 같은 곳에서 매우 유용할 것이라 생각한다"라고 죤 유보딕 회장이 말했다. "우리는 그냥 워싱턴 사람들에게 우리가 도움을 줄 의향이 있다는 것을 보여주고자 할 뿐이다".
펜타곤을 재편하는 데에 있어 보다 논리적인 접근은 테러리즘과 전쟁을 벌인다는 미명 하에 돈을 무작정 쏟아 붓는 것이 아니라 우선 순위를 정하는 것이다. 고가의 F-22 전투기나 덩치 큰 크루세이더 미사일발사기, 또는 정부의 83억 달러 짜리 미사일방어체제는 9.11 공격과 같은 저기술 위협에 대한 대응으로 매우 부적절한 것 같다. 카네기 국제평화기금의 조셉 씨린치오네가 지적했듯이, "사람들은 미사일방어와 군비 증대 등에 '반테러리즘'이라는 딱지를 붙이면서 자신들의 현 사업을 유지하기 위해 이 끔찍한 비극을 사용하고 있다". 테러리즘에 대한 군사적 대응이 왜 효과적인지에 대해 부시 정부는 적절한 해명을 하지 않는 것처럼, 3,750억 달러 예산 -냉전시대 4백만의 군인과 수천 개의 핵무기를 보유한 적과 싸우는 데 미국이 투입한 금액과 맞먹는다- 이 수백만명도 아닌 수천명에 불과한 조직원을 둔 테러망과 싸우는 데에 왜 부족한 지 아무도 설명하지 않고 있다.

참, 그 미사일방어체제는....

상원 외교위원장인 델라웨어주의 조셉 비덴을 포함해, 이 문제에 박식한 여러 명의 사람들이 9.11 공격은 부시 정부의 값비싼 미사일방어체제가 당장의 미국 안보에 부적합하다는 점을 확인시켜준다고 지적했음에도 불구하고, 미사일방어체제는 현재 캐피털힐을 지배하고 있는 "여론 일치"의 배경 속에서 힘입을 것으로 예상된다. 공격이 있은 며칠 이후, [뉴욕타임즈]는 캐피탈힐의 민주당 의원들이 이 시기에 마사일방어체제에 대한 이견을 보이는 등 당파적으로 행동하고 싶어하지 않는다고 보도했다. 그러나 '걱정하는 과학자 연맹'의 톰 콜리나가 적절히 지적했듯이, "민주당 의원들이 이 싸움을 포기할 수 있기 때문에 지금 위기는 상당히 위험스러운 상황이다. 정말 안타깝다". 군대위원장 칼 레빈은 탄도탄요격미사일협정(ABM)에 반하는 정부의 실험이나 기타 행동을 제한하는 개정안의 통과를 유보하겠다고 합의했다. 그는 이 조치를 나중에 독립 조치로 도입할 것이라 약속하고 있다.

그 동안 스타워즈 주창자들은 "도둑놈이 지난번에는 앞문으로 들어왔다고 해서 뒷문을 열어놔도 된다는 것은 아니다" 또는 "도둑질을 대비해 가입한 보험이 있다고 해서 화재보험에 가입하지 않을 이유는 없다"라는 식의 '가정적인(homey)' 비유를 대면서 우리에게 반테러 조치와 미사일방어가 필요하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러한 비교는 완전히 빗나간 것들이다. 어느 한 핵무기보유국 또는 테러리스트 집단이 미국에 대해 핵미사일로 공격할 가능성이 매우 희박하다는 점을 감안한다면, 보다 적절한 비유는 아마 이와 같은 것이지 않을까: "이제 집이 불타 버렸으니, 소행성에 맞을 것을 대비해 보험에 돈을 쏟아 붓는 짓은 그만 해야 한다."
위험하고 실현불가능한 프로젝트에 수억 달러가 추가로 투입되기 전에, 미사일방어체제에 대한 캐피탈힐의 모라토리엄 상태가 곧 끝나길 바랄 뿐이다. 그리고 9.11 공격 이후 아무런 비판없이 펜타곤에 돈을 쏟아 붓는 캐피탈힐의 무책임한 태도가 테러리즘을 예방하기 위한 가장 효과적인 방법에 대해 치열한 대중 토론을 위해 내버려지기를 바란다.

* 윌리엄 D. 할퉁은 뉴스쿨대학 세계정책연구소의 특별연구원이자 군수무역자원센터 소장이다. [And Weapons For All]의 저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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