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8신] 대책위 교섭 제의‥사측 "일정부분 양보하겠다(?)"

진상조사단 "사측 손배가압류·부당노동행위가 원인" 잠정 결론 대책위·한진중 21일 교섭 개시키로

△[참세상]


크레인 85호, 떠나지 않는 고 김주익 열사-'현장을 멈춰라'


[8신: 20일 종합]

민중연대·민주노총·민주노동당 등으로 구성된 '김주익 열사 전국투쟁대책위원회'(아래 대책위)는 20일 오전 10일 한진중공업 사내 '투쟁광장'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회사측에 교섭을 제의했다.

대책위는 이날 기자회견에서 고인에 대한 명예회복과 공개사과, 책임자 처벌을 강력히 요구했다. 대책위는 "지난해 단기순이익 239억원, 올 상반기 304억원의 순이익을 낸 한진중공업이 지난해 3월 650여명의 노동자를 소위 '인력체질개선'이라는 명목으로 사직을 강요해 길거리로 쫓아냈다"며 "노조가 회사측의 불법해고에 맞서 투쟁하는 과정에서 모든 문제가 발생했다"고 밝혔다.

故 김주익 지회장의 죽음의 원인이 한진중 노동자에 대한 부당해고, 이에 반발해 파업을 벌인 노조와 조합원에 대한 무분별한 고소고발과 손배가압류 남용 등 사측의 노동탄압에 있음을 이날 대책위는 재확인했다.

이에 대책위는 ▲손배가압류 철회 ▲해고자복직 ▲부당징계·고소고발 철회 ▲부당노동행위 근절(파업참가자 임금 동일지급, 노조활동 보장, '직·기장 협동회'의 노조활동 지배·개입 중단) ▲고용안정보장 및 임단협 갱신(고용안정보장, 단체협약보장, 임금인상) ▲유족보상과 장례대책 등 구체적인 교섭내용을 회사측에 제안했다.

대책위는 또 교섭 시간과 장소는 21일 오후 2시 사내 105호 회의실로 할 것을 제안하고, 금속노조 김창한 위원장을 대표로 해 교섭에 나서기로 했다.

이에 대해 회사측도 교섭에 나서겠다는 입장이다. 이 회사 한 관계자는 "양보할 것은 양보하겠다. 이전(교섭)보다 발전적으로 나아가지 않겠느냐"며 "일정부분 양보하고, 합의를 도출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이 관계자에 따르면 회사 쪽 교섭대표로 김정훈 사장(조선부문)이 참석할 예정이다.

대책위는 이날 대시민 선전물 2만장을 부산지역 곳곳에서 배포했으며, 오는 22일 오후 2시 부산역 광장에서 대규모 전국집회를 열고 한진중공업까지 행진을 벌일 예정이다.

한편 고 김주익 지회장 사망사건과 관련, 한진중 현장을 방문해 진상조사를 진행한 민주노동당 진상조사단(단장: 인권위원장 변호사 이덕우)은 같은날 이번 사건이 "사측의 가압류와 손해배상소송, 극심한 부당노동행위를 통한 노조탄압이 원인"이라고 잠정 결론 내렸다.

진상조사단은 이와 함께 △노동자를 과도하게 착취하는 한진의 경영방식 △손배가압류를 제한하도록 관련법률을 개정하지 않은 정부와 국회의 직무유기 △대통령과 언론의 무책임한 '노동귀족론' 등이 이 사건의 원인이라고 밝혔다.

이와 관련해 민주노동당 진상조사단은 21일 오전 11시 서울 여의도 중앙당사에서 조사결과를 공식 발표하고, 이에 앞서 오전 10시 부산 한진중 사내 현장에서 발표할 예정이다. 진상조사단은 앞으로도 부족한 부분에 대해서 추가조사를 진행하고, 필요한 경우 결과를 다시 발표할 것이라고 밝혔다. [박종모 기자]


[7신: 19일 오전 10시] 김주익 열사 뜻, 공장안에 가두지 않을 터

[현장] 분노한 조합원들 사측 추모현수막 불태우기도

"이제 김주익 열사의 뜻을 공장안에 가두는 것이 아니라, 밖으로 나가 그 뜻을 이루어야 합니다"

19일 한진중 지회 조합원의 아침은 일찍 시작됐다. 오전 8시 반경 400여명의 조합원들은 사내 '투쟁의 광장'에 모여, 이후 투쟁의 의지를 다지면서 약식집회를 진행했다.

단상에 오른 정홍형 금속노조 부산양산지부 사무국장은 "열사의 뜻을 이어가기 위해 더 강력한 싸움을 준비해야 한다"며 "이런 의미에서 유가족과 금속노조, 한진중 지회 간부들을 제외한 전 조합원들은 상복을 입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김주익열사 전국투쟁대책위원회(아래 대책위)는 18일(어제) 기자회견을 통해 매일 오전 8시 30분, 오후 7시에 '노무현 정권과 한진재벌의 노동탄압'을 규탄하는 집회를 개최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또한 금속노조는 21일 중앙집행위원회를 소집해 향후 '노동탄압 분쇄, 손배가압류 완전철폐'를 위한 전국노동자 추모대회와 관련해 논의할 예정이다.


△본사 앞, '김주익을 살려내라' 구호를 외치고 있는 한진중 지회 조합원들 [참세상]

이날 추모집회에서 조합원들은 사측이 '삼가 故 김주익 노조지회장의 명복을 빕니다'라고 쓰인 대형 현수막을 한진중 본사건물에 게시한 데 대해 분노를 터트렸다.

본사 정문은 김주익 열사가 숨진 뒤부터 굳게 닫혀 있었다. 오전 추모집회를 마친 조합원들은 9시경 정문의 빗장을 풀고, 곧바로 현수막이 걸려 있는 본사건물로 향했다.

"김주익을 살려내라"

본사 앞에서 조합원들은 현주막을 당장 내릴 것을 사측에 요구하며 구호를 외쳤다. 그러나 사측 관리자들은 줄곧 묵묵부답으로 일관해 조합원들의 거센 항의를 받기도 했다.


△'삼가 故 김주익 노조지회장의 명복을 빕니다', 한진중 본사건물에 게시된 현수막 [참세상]


△현수막을 철거할 것을 요구하고 있는 한진중 지회 조합원들 [참세상]

정 사무국장은 "회사측이 지난 3년간 지회와 성실하게 교섭만 했어도, 故 김주익 지회장이 저렇게 죽지는 않았을 것'이라며, 사측의 기만적인 행태를 비난했다. 한 조합원에 의해 철거된 현수막은 본사건물 앞에서 불태워졌다.

김병철 노조 조사통계부장은 "오늘 현수막을 철거한 것은 단순히 우발적인 행동으로 보아서는 안된다"며, 지난 3년간 사측은 고소고발, 손배가압류 등 온갖 방법을 동원해 노조를 탄압한 사실을 직시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 씨는 "회사측이 진정으로 故 김주익 지회장을 추모하고자 했다면, 저렇게 면피성 현수막을 게시할 것이 아니라, 좀 더 구체적인 조치들을 취했어야 했다.'고 말했다. 그는 또 "회사가 지회장의 죽음을 역이용하려 한다"며 "직접 경험하지 않고서는 사측의 이중적인 태도를 명확하게 파악할 수 없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부산/이유림 기자]


△조합원들이 사측의 현수막을 불태우고 있다. [참세상]

[6신: 18일 오후 10시] "우리가 바보였죠. 한번쯤 올라갔어야.."

[현장] 사측, 파업참가 조합원 '법적절차 착수통보서' 보내

"저희가 바보였죠. (지회장이) '올라오지 말라'고 했다고.. 한번쯤은 올라가서 확인을 했어야 했는데.."

故 김주익 지회장이 숨진 채 발견된 지 하루가 지난 18일 한진중공업 사고현장은 故 김 지회장을 추모하기 위해 찾아온 수많은 방문자들로 분주했다. 현장은 서글픔과 분노가 교차했다.

이후 투쟁을 준비하고 있는 김주익열사 투쟁대책위는 한진중공업 주위 곳곳에 플래카드를 걸고, 故 김 지회장의 죽음의 원인이 한진재벌의 가혹한 노조탄압에 있다는 사실을 알렸다.

현재 故 김 지회장은 관에 안치된 채 35m 높이 85호 지브크레인에 그대로 놓여 있다. 대책위는 노무현 정부와 사측의 노동탄압 문제가 해결되지 않는 이상, 고인의 뜻에 따라 시신을 옮기지 않겠다는 방침에는 변함이 없다.

어제(17일) 비보를 접한 한진중 지회 조합원들은 여전히 충격에서 벗어나지 못한 상태다. 크레인 아래에서 시신을 지키고 있던 노조 한 관계자는 "사측에서 손해배상 가압류로 조합원들을 압박하고 있는 상황에서 많은 조합원들이 파업대오를 이탈할 수밖에 없었다"고 토로했다.

"지난 3일이었을 겁니다. 사측에서 배를 출항시키기 위해 크레인을 동원해 배를 끌어내려 했습니다. 일단 배를 출항시키게 되면 파업은 깨지게 됩니다. 일을 재개하는 매개가 되는 것이죠."

"이러한 상황에서 조합원들이 우왕좌왕하면서 몇몇은 일을 재개했습니다. 사측이 '손배가압류 통보서'(파업참가자 법적절차 착수통보서)를 보내 조합원들을 압박하는 상황에서 많은 수의 조합원들이 파업대오를 이탈했습니다. 최근 파업집회에 참가하는 조합원 수는 120명 정도였습니다. 지난 7월 파업 당시에는 400명 정도 됐는데.."

"저 높은 크레인 위에서 점점 줄어드는 조합원들을 보면서 지회장이 많이 힘들어 했을 것"이라며, 눈시울을 붉힌 채 그는 한동안 말을 잇지 못했다.

129일째 크레인 위에서 고공농성을 벌인 故 김 지회장이 심한 마음고생과 좌절을 한 것 같다고 그는 울먹이며 덧붙였다.


△크레인 위에서 시신을 지키고 있던 한 조합원이 아래를 내려다 보고 있다. [참세상]

한편 민주노동당 진상조사단(단장 이덕우 변호사)은 이날 오후 4시경 한진중공업 사측을 대상으로 1차 조사를 진행했다.

이 자리에서 진상조사단은 회사측이 지난 13일을 기점으로 전 조합원을 상대로 '파업참가자 법적절차 착수통보서'를 보내 노조를 압박한 사실이 있었는지를 주되게 조사했다.

진상조사단은 이와 함께 △지난 2002년 회사의 단기순이익이 239억원이 되었는데도 사측이 임금동결을 주장했는지에 대해 조사를 진행했으며, △노조측 주장을 들어 사측이 파업참가자들에게 전화협박을 했다는 점과 △파업을 주도했다는 이유로 노조간부들에 대한 개인가압류를 청구, 한 간부의 경우 가압류분을 제외하고 급여수령액이 13만원밖에 안됐다는 점 등 구체적인 사례를 들어 조사를 이어갔다.

이에 대해 사측은 통보서를 보낸 사실은 있지만, 노조가 주장한대로 조합원들에게 일일이 전화통화를 해서 협박한 적은 없다고 주장했다. 사측은 이날 진상조사단의 질문에 구체적인 대답을 회피하며, 줄곧 불성실한 태도로 일관했다.

사측은 "우리도 김주익 지회장의 죽음으로 당황스럽다"면서 "아직 답변할 만큼 준비가 되지 못했고, 대책도 없다"고 밝혔다.

현재 크레인 위에는 두명의 조합원이 시신을 지키고 있다. [부산/이유림 기자]


△두명의 조합원이 크레인 위에서 시신을 지키고 있다. [참세상]


△크레인 위에 안치된 시신 [참세상]


△사측이 조합원들에게 보낸 '파업참가자 법적절차 통보서' [참세상]


△월급명세서, 급여수령액이 13만5천원으로 명시돼 있다. [참세상]


△故 김주익 지회장이 농성을 벌이던 장소 [참세상]


△사고현장에 설치된 분향소에 영정이 놓여 있다. [참세상]


[5신 종합] 대책위, "한진·노정부 노동탄압이 부른 참극"

김주익열사 대책위 기자회견‥공동대응 본격화

전국투쟁대책위(공동대표 정광훈 민중연대 상임대표 외)는 18일 오전 10시 사건현장인 부산 영도구 봉래동 한진중공업 사내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故 김주익 한진중 지회장의 죽음은 "한진재벌과 노무현 정부의 노동탄압이 부른 참극"이라고 규정했다.

단병호 민주노총 위원장, 권영길 민주노동당 대표, 오종렬 전국연합 의장 등 대책위 공동대표들이 참석한 가운데 열린 이날 기자회견에서 이들은 "악랄한 노동탄압으로 김주익 지회장을 죽음으로 내몬 한진재벌에 대해서 분명한 책임을 물을 것"이라고 천명했다.

대책위는 노무현 정부에 대해 ▲손배가압류 금지법제정 ▲노동자 구속수배 해제 ▲사용자 부당노동행위 근절을 요구하며, 강력히 대응할 것이라고 밝혔다. 노무현 정부의 노동탄압이 심각한 수준이며, 이를 기회로 사용자들이 비인간적인 손해배상과 가압류를 남용하고 있다는 것.

노 대통령은 지난 1월 두산중공업 노동자 故 배달호 씨가 분신자살한 이후 사용자들이 무분별한 손배가압류를 남용하지 못하도록 하겠다며, 정부차원에서 대책마련을 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그러나 여전히 44개 사업장 1천700억원대의 손배가압류가 남아있으며, 노무현 정부 하에서도 운송하역노조·굳모닝한주·인천지하철 등 3개 사업장에서 새로 손배가압류를 청구했을 뿐만 아니라, 철도파업과 관련 정부가 직접 75억원의 손해배상 청구소송을 냈다.

또한 노무현 정부는 취임 7개월만인 9월 23일까지 110명의 노동자를 구속했다. 이는 노 대통령 취임 211일 동안 이틀에 한명 꼴로 구속한 것으로, 노태우 정권과 김영삼 정권이 출범 첫 해 각각 80명과 87명를 구속한 것을 이미 초과한 수치다.

대책위는 "(노무현 정부가) 지난 6월말 철도파업을 공권력으로 폭력 진압한 이후 급속하게 반노동자적인 정책으로 돌아섰다"며 "현 정부의 노동정책이 한진재벌을 비롯한 사용자들이 노동조합에 대해 전면적이고 공세적인 탄압을 벌이는 것을 도와주고 있다"고 주장했다.

대책위는 "故 김주익 지회장의 시신은 고인의 뜻에 따라 정부와 한진재벌의 노동탄압 문제가 해결될 때가지 85호 크레인에 안치될 것"이라고 밝혔다.

대책위는 22일 오후 2시 부산역 광장에서 대규모 추모집회를 진행할 예정이다. 이어 29일 민주노총 주최 전국노동자대회를 한진중공업에서 개최하는 것을 검토하기로 했으며, 11월 5일 대책위 차원에서 대규모 집회를 이어갈 계획이다.

한편 민주노동당은 '한진중공업 故 김주익 열사 진상조사단'을 구성해 이날 긴급 파견했다. 진상조사단은 당 인권위원장 이덕우 변호사를 단장으로 윤인섭 변호사, 김정진 변호사, 노창규 부산시지부 노동위원장, 강한규 부산시지부 금정지구당 위원장으로 구성됐다.

금속노조는 오는 30일 열리는 정기대의원대회에서 "故 김주익 지회장을 죽음으로 내몬 노조파괴와 손해배상·가압류를 완전히 철폐하고, 민주노총 하반기 3대 요구 쟁취를 위해" 총파업을 결의하기로 했다.

민주노총 부산본부를 포함한 부산지역 노동·시민사회단체들은 '부산지역투쟁대책위원회'를 꾸려 공동대응에 나설 계획이다. [박종모 기자]


△故 김주익 지회장 [금속노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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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압류 , 손해배상 , 한진중공업 , 김주익 , 전국투쟁대책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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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outsamsung

    한겨레] “아빠! 빨리 오세요. 너~무 보고 싶어요!”
    지난 17일 스스로 목숨을 끊은 금속노조 한진중공업지회 김주익(40) 지회장이 농성을 해온 크레인 운전실에서 그의 아이들이 아빠에게 보낸 편지 2통과 온가족을 그린 그림 3장이 발견돼 주위의 마음을 더욱 아프게 하고 있다.

    둘째 혜민(10)이는 “내가 일자리 구해줄께요. 아빠 그 일 그만하면 안돼요 그래야 운동회, 학예회도 보잖아요! 다른 애들은 아빠 자랑도 하는데”라며 아빠에게 농성을 그만두고 돌아오라고 졸랐다.

    하지만 혜민이는 태풍 ‘매미’가 몰아치는데도 크레인 위에서 농성을 벌이고 있던 아빠를 걱정한 듯 “아빠. 어제 무서웠죠 우리는 걱정하지 마세요. 오빠가 아빠 노릇 잘해요”라며 의젓한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막내 준하(8)도 “형이 누나하고 나를 노예로 삼았어요. 아빠가 빨리 와서 형을 많이 혼내주세요”라며 볼 수 없는 아빠를 그리워했다.

    김 지회장의 부인 박승희(36)씨는 “100일 너머 크레인 위에서 농성하고 있는 아빠를 걱정해서 태풍 ‘매미’가 몰아친 직후 아이들이 밧줄에 묶어 아빠에게 올려보낸 것”이라며 “남편이 날마다 이것을 보며 마음을 달랜 것 같다”고 말했다.

    김 지회장은 6월12일부터 크레인 위에서 129일 동안 농성을 하며 크레인 출입문을 잠궈 어느 누구도 만나지 않았다.

    그는 186㎝의 큰 키이지만 크레인 운전실의 폭이 150㎝에 불과해 발을 뻗지도 못한 채 새우잠을 잤고, 용변도 빈 페인트통을 이용했다.

    태풍 ‘매미’가 몰아쳤을 때는 강풍에 크레인이 5바퀴나 돌아갔지만 그는 내려가지 않고 버텼다.

    최근 숨지기 전 기자와의 통화에서도 그는 “조합원들이 걱정일뿐 나는 건강하고 아무 문제없다”며 힘든 내색을 하지 않았다.

    부산/최상원 기자 csw@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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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파업자 전원 재산가압류”
    한진중공업은 노조 파업을 중단시키기 위해 지난 17일 김주익(40) 노조 지회장이 숨지기 직전 파업에 참가한 모든 조합원들의 재산 가압류를 준비하고 있었던 것으로 드러났다.

    한진중공업 조합원들은 “지난 14일을 전후해 파업에 참가한 모든 사람들이 회사에서 보낸 ‘불법파업 참가자 법적절차 착수 통보’를 우편으로 받았다”며 회사 쪽이 지난 13일 발송한 편지를 19일 공개했다.

    한진중공업 특수선 사업담당 상무 명의로 된 이 편지에서 회사 쪽은 “10월15일까지 현업에 복귀할 것을 최후 통첩하며, 만일 회사의 최후 통첩에도 불구하고 불법파업에 계속 참가하면 강력한 조처를 취할 방침임을 통보한다”고 돼 있다.

    회사의 방침은 “고소고발, 손해배상 청구와 급여·부동산·개인 명의 예금통장 및 증서·자동차·기타 본인 소유 명의 모든 재산에 대한 가압류” 등 법적 조처가 핵심을 이루고 있다.

    또 징계위원회를 열어 사규 위반에 대한 중징계를 하고, 급여와 상여금을 주지 않겠다는 내용도 들어 있다.

    조합원들은 “회사의 통보를 받고 일부 조합원들이 흔들렸던 게 사실이며, 이 일이 김주익 지회장에게 큰 부담으로 다가왔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회사 쪽 관계자는 “방위산업체라서 쟁의행위를 할 수 없는 특수사업부에만 통보했다”며 “파업으로 294억원이나 영업 손실이 났기 때문에 조합원들에게 충격을 주려 했을 뿐 실제로 법적 조처를 할 계획은 아니었다”고 해명했다.

    한편, 김 지회장의 유족들은 김 지회장의 장례와 관련된 모든 권한을 ‘한진중공업 김주익 노동해방열사 전국투쟁대책위원회’에 위임했다.

    이에 따라 대책위는 19일 오전 “이 투쟁이 승리할 때까지 나의 무덤은 크레인이 될 수밖에 없다”는 김 지회장의 유서 내용대로 크레인 위에서 김 지회장의 주검을 입관했다.

    부산/최상원 기자 csw@hani.co.kr

  • 새벽별

    크레인, 그 쇳덩이의 아침은 칼처럼 차다
    햇볕에 달궈진 불덩이에 멀리 부산앞바다를 보며 땀을 닦는다
    벌써 몇달째인가
    하나의 상품이 된 우리들이 할 수 있는 일은 무엇인가?
    저항하는 것,
    연대하는 것,
    단결하는 것,

    짜내고 짜내어 텅텅 비어버린 가죽이 되기 전에
    우리는
    저항할것
    연대할것
    단결할것
    그래서 인간답게 살것,

    몇십년 몇백년이 흘러도 변하지 않은 구호, 인간답게 살것!
    따라서 우리는 이 사회가 아무것도 변하지 않은 것을 알아야한다.

    노동자가 연봉6000만원 받는다고 욕먹는 나라,
    사용자가 수천억의 이익을 냈다고 칭찬받는 나라,
    노동자는 과거를 지향해야 하고
    사용자는 미래를 지향해야 한다. 그것이
    이나라 찌라시 들의 수준이다.

    생산의 주인, 가치 창조의 주인이
    이기적인 노동자로 매도 된다.
    이 시스템을 유지시키는 경찰, 관료, 신문, 자본가, 학교의 합작품이다. 따라서 시스템 속의 노동자들아! 각성하라, 봉기하라..

    라면으로 때우는 허기진 배,
    추위와 갈증을 오가는 온도차,
    그리고 허탈함,
    그런 것은 참을 수 있다.
    손배소에 가압류, 짜내고 짜내서 이제 방울하나 없는 우리 몸의
    최후의 한방울까지 탐내는 사용자의 탐욕에 두손을 들고 싶다.
    그래 다 해쳐 먹어라. 개새끼들아!
    동지들은 크레인을 보는 지 나를 보는 지 아니면 내일 야유회의 날씨를 보는지 하나 둘 보고는 등을 돌려 떠나고 모순의 정점에 서고자 한 나와 동지들은 kbs에도 조선일보에도 오마이뉴스에도 등장하지 못했다. 그렇다면 유명해 져야한다.

    내가 선택할 수 있는 길은 최후의 것이자 차선의 것
    단결하여 승리하는 파업, 그 힘, 그 질적 변화로 가지 못한 나는
    내 목숨을 내놓겠다. 더 이상 버틸 수 없다.
    사용자 너희의 칼끝은 너무 집요하고 날카롭다. 더이상 피하기도 지쳤다.
    아이들과 아내가 생각난다. 부산앞바다로 해가 뜰때나 놀이 지는 저녁때 아이들의 어서 들어오라는 편지를 닳도록 읽는다. 아내의 푸근한 가슴속이 생각난다. 거기 안겨 마냥 울고 싶다.
    약속이 팽개쳐 지고, 원칙이 비웃음을 당하는 시대에
    나는 너무 순진한 지 몰라. 하지만 동지와의 약속을 소중히 하고 싶다.
    지고 내려가진 않겠다던 약속!
    그렇다면 나는 최소한 내려가지는 않았다.
    동지들이 계속 이 자리를 지켜 줄것이고, 내가 하나의 총알이 되어 사용자의 가슴을 후벼파 줄 것이다. 죽음의 고통, 죽음의 의미와 바꾸고 싶다.

    아! 아무것도 아닌 내가 죽음으로써만 그렇게 소원했던 힘이 되었구나. 우리의 결의와 고통과 삶을 죽음으로만 크레인과 하나가 되어서만 보여줄 수 있었구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