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주익 지회장님이 고민했던 그 심정을 저도 일찌기 경험했습니다"

[기자의 눈]시그네틱스 정혜경 지회장을 영상인터뷰 하고 나서

*금속노조 시그네틱스 정혜경 지회장
정혜경 지회장 인터뷰

작년 6월달 이었습니다. 그때 전 조합원들이 우리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 노사정위에서 전체가 단식농성을 진행하고 있었고 저는 같이 단식을 하면서 교섭테이블 자리에 나가 앉아 있었습니다. "절대 조합의 요구안을 받아들일 수 없다"고 교섭테이블을 박차고 나가는 사장을 보면서 내가 죽기라도 해야되는가. 정말 우리 노동자들이 목숨을 내던지지 않으면 이 문제가 해결되지 않을 것인가 라는 그런 고통을........... 김주익 지회장님이 고민했던 그 심정을 저도 일찌기 경험 했습니다.

지난 10월25일 대학로 집회에서 만나 영상 인터뷰를 하던 금속노조 시그네틱스 정혜경 지회장 눈에서 스르르 눈물이 흘러 내렸다. 노동조합 위원장으로서 조합원들에 대한 책임 때문에 죽을 결심도 했었다는 정지회장은 누구보다 김주익 지회장과 이해남 지회장을 이해한다고 말했다. 자신도 했다는 죽음의 결심. 그 결심 뒤에는 사측에 대한 분노가 서려 있었다. 그리고 그 분노 너머에는 끝까지 살아서 3년이 넘어가는 시그 투쟁을 승리로 만들기 위해 조합원과 함께 조직을 규합하고 싸워 이기겠다는 결심이 남았다. 자결과 분신을 선택한 두 지회장의 심정을 100% 이해하기에 "살아 있는 것이 부끄럽다"면서도 조합원들의 고통스런 짐을 지고 끝까지 해결해 나가겠다는 결심을 한 것이다.

금속노조 시그네틱스는 3년째 투쟁을 해오고 있다. 정지회장에게 가압류는 무엇보다 가슴을 에리는 칼날 같은 것이었다. 어느 사업장보다 악질적인 사장은 노조간부들 뿐만 아니라 파업투쟁에 참가한 조합원들과 그 가족들, 심지어 조합원들의 신원보증인에게까지 손배가압류를 걸어놓았다. 손배가압류의 고통속에서 파업현장을 떠나야하는 조합원들이 한둘이 아니었다.

2001년 공장에 진입한 용역깡패에 밀려 나와 작년에는 두 번의 한강대교 고공시위와 노사정위 점거 집단 단식농성을 진행했고, 올해는 산업은행 앞에서 노숙 농성을 진행하기도 했다. 함께 투쟁했던 시그네틱스 조합원들 중 25명이 복직해 일을 하고 있다. 그중 9명은 가압류로 인해 세금 떼고 임금 30만원을 받고 일하는 실정이다. 회사는 가압류 문제에 꿈적도 하지 않았다. 그런 사측이 조합원들의 가압류를 해지 할 때도 있었다. 조합원들이 파업에서 이탈하고 사직서를 썼을 때다.

"정말 가압류를 신청한 자본가들이 스스로 가압류를 해지하지 않으면 우리 힘으로 해지할 수 있는 방법이 없어요" 라는 정지회장의 말에서 알 수 있듯이 가압류는 노동조합의 투쟁을 막기 위한 그 무엇도 아니었다. "이럴 줄 알았다면 민주노조 하지 말걸 그랬습니다"라는 부산 본부 김진숙 지도위원의 말처럼 민주주의는 피를 먹고 자란다고 했던가? 정지회장 역시 민주노조를 사수하기 위해 끝까지 싸웠고 노동자들이 인간답게 살기 위해서 손배가압류를 감내해야 했던 것이다.

하지만 가압류에 대한 정지회장의 해답은 의외로 간단했다. 투쟁하고 있는 누구나 아는 간단한 대답이다. "더 많은 동지들을 규합을 하고 더 많은 사업장들의 노동자들을 조직해서 이 싸움을 계속 진행하게 할 것입니다" 단사 차원의 싸움으로 손배가압류를 막아낼 수 있었다면 이미 배달호 열사의 죽음으로 손배가압류는 없어졌을 것이라는 설명이다. 더 많은 동지의 규합, 더 많은 사업장의 노동자를 조직하는 것. 이것이 정지회장의 해답이다. 죽음을 넘는 결심을 했었다는 정지회장은 어느새 눈물을 흘리다 금방 웃음을 보이고 "지금이야말로 단위 사업장을 넘는 연대투쟁이 가장 중요하다"며 또 한번 투쟁을 다짐하고 있었다.

"죽는다고 모든 문제가 해결되지 않는 다고 봅니다. 순간 살아서 싸움을 해야되고 ...그래서 저는 그 결단을 못 내렸습니다. 김주익 지회장님 죽음을 제가 직접 눈으로 보면서 그분의 심정을 100% 이해를 합니다 그래서 저는 제가 살아있는 것이 부끄럽습니다. 그렇지만 제가 살았기 때문에 우리 조합원들의 고통스런 짐을 제가 지고 끝까지 해결할 겁니다. 그래서 더 많은 동지들을 규합을 하고 더 많은 사업장들의 노동자들을 조직해서 이 싸움을 계속 진행하게 할 것입니다"

김용욱 기자(batblue@jinbo.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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