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4시간 노동을 하면서도 자신들이 노동자인지 조차 몰랐던 병원 간병인 노동자들의 투쟁이 4개월 째를 넘어섰다. 지난 29일 서울대 병원 간병인 여성 노동자들은 세종로 정부청사 앞에 모여 기자회견을 갖고 교육부를 규탄하고 나섰다. 이들 간병노동자들이 교육부를 규탄하고 나선 데는 서울대병원의 불법을 관리감독 해야할 교육부가 어떤 조치도 취하고 있지 않기 때문이다.
간병인 노동자들의 투쟁이 본격화 된 것은 지난 2003년 9월 1일 서울대병원 측이 서울대병원 간병인 무료소개소를 전격적으로 폐지하고 나서부터다. 간병인 노동자들에게 무료 소개소 폐지는 유료 소개 업체에 의한 중간 착취를 당해야 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유료소개소는 영리가 목적이다. 따라서 무료 소개소에서 하던 간병교육은 전혀 없으며 오히려 능숙한 간병인을 교체하여 그 대가로 웃돈을 받고 새로운 간병인들을 가입시켜 입회비를 챙기는 것이 주목적이라는 것이 노조측 설명이다. 병원이 환자를 볼모로 비정규 노동자인 간병인을 상대로 돈벌이를 하는 것이다.
그간 서울대병원 간병인 무료소개소에 소속된 간병인들은 다른 유료소개소나 파견업체의 간병료보다 낮은 일당을 받고 일해 왔다. 이는 중간착취료가 없는 무료소개소이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었다. 이렇게 중간 착취료가 없고 정기적인 간병 교육까지 진행하는 무료소개소는 간병인들과 환자 모두에게 꼭 필요한 기구였던 것이다.

유료 소개소 사실상 불법 파견 업체
노조는 유료소개소에 대해 "유료소개소의 경우 병원과 '협력업체 협약'이라는 것을 맺었는데, 소개업무 뿐 아니라 간병인 노동자에 대한 관리, 감독 책임을 병원의 지휘 아래 소개소가 해야 한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면서 "이는 직업소개업체라는 명목으로 병원에 들어와 있지만 사실상 병원에 인력파견을 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것으로 파견을 하려면 노동부에 신고를 해야 한다는 규정을 어기면서 불법 파견을 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렇게 서울대병원이 불법 파견을 하는 것은 필수적으로 고용해야할 간병인력을 고용하지 않고 간병노동자에 대한 사용자책임을 소개업체에 전가하기 위한 것이다.
하루 24시간 일해도 마땅히 쉴 곳 없어
그간 간병노동자들은 최저 임금에도 못 미치는 저임금을 받고 하루 24시간 노동을 해왔다. 주로 중증환자를 돌보는 것이 일이기 때문에 간병인들은 휴식시간이나 식사시간도 제대로 보장받지 못한 채 24시간을 근무하고 일당 50,000원(2003년 8월 1일 이전까지는 45,000원)을 받아 왔다.
매일 병실 안에서 환자 곁에 붙어 있어야 하기 때문에 휴식시간도 따로 없으며 설령 보호자들이 와서 잠시 쉬고 오라고 해도 쉴 공간마저 없는 실정이다. 밥 먹는 시간외에는 환자 곁을 떠날 수가 없다. 밤에 잠자는 시간마저도 중증환자나 내과, 신경과 환자를 돌보는 경우 거의 잘 수가 없는 실정이다.
이러한 장시간 노동과 병실에서 환자들을 직접 상대해야 하는 간병인들은 갖은 질병에 노출되어 있다. 대부분의 간병인들은 수면장애로 인한 안구건조증을 갖고 있으며, 과체중환자나 무의식환자를 간병하면서는 체위변경을 규칙적으로 해주게 되는 경우 대부분 혼자 하기 때문에 등이나 허리 근육통이 심하고 심지어는 디스크에 걸리기도 한다. 장기적인 병원 생활로 햇볕을 보지 못해 칼슘부족으로 관절이 부어나고 병실 실내 건조로 해서 알레르기 비염과 만성인후염을 대부분 앓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환자가 간염, 결핵 등 감염성질환이어도 간병인에게는 알려주지 않는 경우가 많아 감염이 될 가능성이 많음에도 아무도 간병인의 건강에는 관심이 없다. 그러나 간병으로 인한 질병이 생겼을 경우 산재처리를 받는 경우는 없다.
교육부 규탄 집회에서 한 간병인 노동자는 "위급한 환자들의 경우 전신을 못쓰는 경우가 많은데 이런 환자들은 직접 손으로 옮겨야 하고, 대소변을 못 가리는 환자들은 전부 씻어서 귀저귀를 채우는 일, 가레를 밤새 내밷는 환자는 밤새 가레를 받아내야 하는 등 혼자 움직이지 못하는 환자들은 24시간 붙어서 간병해야한다"면서 "그런 일은 마음을 비워야 일을 할 수 있으며 봉사정신 없으면 불가능하다"고 밝혔다.

간병인도 의료인, 병원에서 직접 고용해야
무료소개소가 폐지된 이후 간병인 조합원들과 보건의료노조 서울대병원지부가 중심이 되어 소개소 폐지 철회를 요구하며 병원장항의면담, 병원 로비 철야농성, 단식투쟁, 현관앞 농성, 환자보호자 선전전, 서명운동, 국회앞 1인시위, 서울대병원 국가인권위 제소등 다양한 투쟁을 지속적으로 해왔지만 관리책임자인 교육부의 무관심으로 병원측은 어떤 반응도 보이지 않고 있다.
간병인 투쟁에 함께 하고 있는 불안정 노동 철폐 연대 구미영씨는 "간병인도 병원에서 의사만큼 꼭 필요한 의료행위를 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또한 "간병서비스가 병원에서의 필수 불가결한 중요한 업무고 유기적인 구조 속에 있기 때문에 병원에서 간병인을 직접고용 해서 책임져야 한다"며 "우선은 병원에서 직접 운영하는 무료소개소나 노조에서 운영하는 무료소개라도 인정하도록 투쟁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보건의료 단체들 역시 의료의 공공성 확보를 위해 간병인을 공식적인 의료체계내로 제도화시킬 것을 요구하고 있다. 한편 간병인 노동자들은 오는 2월3일 서울대병원 본관앞에서 집중 집회를 갖고 병원측과 담판을 짓겠다는 각오다.



![[영상] 현대기아차비정규직 농성..](http://www.newscham.net/data/coolmedia/0/KakaoTalk_20180411_120413041_copy.jpg)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