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중노조 제명 당연 수순...현중노조 '대책위에서 손떼겠다'

28일 경찰, 박일수 열사 대책위 3인 기습연행

▲영안실에서 연행되고 있는 조성웅 사내하청노조 위원장[사진-현대중공업사내하청노조]

지난 3월 28일 새벽 5시경 경찰들은 고 박일수 열사가 누워있는 울산대병원 영안실을 침탈, 분신대책위 위원장인 이헌구 민주노총 울산본부장과 조성웅 현중사내하청노조 위원장, 김주익 조합원을 연행했다. 연행된 사람들은 현재 울산동부경찰서에 이송된 상태다.

집회이후 영안실서 자다 들려나가
당시 연행자들은 전날(27일) 집회를 마치고 병원에서 쉬고있는 중이었다. 현중사내하청노조 관계자(선전부장)에 따르면 "새벽 5시경 사복경찰 20명과 전경 30여명이 들이닥쳐 이헌구 본부장과 김주익 조합원은 영안실에서 자고 있던 중 그대로 들려 나갔으며 옆방에서 다른 지역 동지들과 함께 이야기를 하고 있던 위원장은 저항을 했으나 워낙 열세한 상황이어서 결국 연행되었다. 그 과정에서 여러 동지들이 부상을 당했다"고 당시 상황을 설명했다. 선전부장은 또 "사내하청노조의 경우는 여러 사정으로 면회를 가지 못하고 다른 동지들이 다녀왔는데 위원장은 항의를 해서인지 형사 열 댓 명에게 집단구타를 당했다"고 전했다.

노숙농성과 단식농성 돌입
기습연행이후 현중사내하청노조는 29일 오후 4시부터 현대중공업 정문앞에서 돗자리를 깔고 노숙농성에 돌입했다.

선전부장의 말에 의하면 매일 안정적으로 결합하는 네 명 외에 지역분노동자들과 조합원 등10명 정도의 인원이 노숙농성을 진행하고 있다. 노숙농성장 주변에는 일상적으로 사내 경비들의 폭력이 난무하는 상황이라고 한다. "백주 대낮에 와서 폭력을 행사하고 열사의 영정 사진 피켓 등 선전물들을 탈취하고 있으며 밤에는 술이 취한 상태에서 와서 행패를 벌이고 가곤 한다"며 "이러한 폭력상황은 그 이전부터 워낙 일상적이었다"고 밝혔다.

또한 상황이 심해져 경찰을 부르면 "너희들이 경비를 잡아오면 될 것 아니냐"며 형식적인 대응을 한다며 "신고를 받고 나오는 경찰들은 28일 동지들을 연행한 동부경찰서의 경찰들이니 말해 무엇하겠는가. 오늘 오전에는(30) 새벽에 내린 비로 우비노숙을 하고 빨랫줄을 걸었는데 경비들이 와서 모두 수거해갔다"고 전했다.

현재 사내하청노조는 체포영장이 발부된 4명중 구속을 면한 이승렬 현대중공업 하청노조 사무국장이 위원장직무대행을 하고 있다. 이승렬 직무대행은 29일부터 단식을 시작했으며 영안실 주변에 지역노동자들을 중심으로 사수대가 조직된 상태다.

박일수열사 대책위는 역시 3월 29일-30일 이틀에 거친 잔업거부를 진행했고, 31일 오후 3시부터 5시까지 두 시간 부분파업을 진행할 예정이다. 또한 일상적으로 진행해 왔던 출근투쟁 및 1인 시위도 계속 진행되고 있다.


상황자체를 극단적으로 몰고 가려는 의도
대책위의 한 관계자에 따르면 현재 영장실질심사를 청구했고 검사와 면담도 가졌으나 이후 어떤 상태로 진행할 지에 대해서는 어떤 답변도 없었다고 한다. "이제까지 최소한의 대화조차 거부하던 것도 모자라 공권력을 동원해 우리의 힘을 무력화하고 상황자체를 극단적으로 몰고가려는 의도라고 밖에 볼 수 없다"며 답답한 심경을 토로했다. 사내하청노조 선전국장도 "연행된 3인의 경우는 구속이 불가피해 보인다"고 전했다.

금속연맹 중앙위 현대중공업노조 제명 결의
3월 26일 금속연맹 중앙(징계)위원회는 현대중공업 노동조합 제명을 만장일치로 결의했다. 전교조 울산지부 회의실에는 중앙위원회 위원 총57명 성원 중 30명이 참석했다

중앙위원들은 연맹 규약 제57조와 상벌규정에 근거해 현대중공업 노동조합을 제명하기로 결의했고, 차기 대의원대회에서 현대중공업노동조합 제명 건을 상정하기로 했다. 현대중공업노조는 그 동안 징계와 관련해, 고 박일수 열사의 시신에서 알코올이 나왔다는 이유로 "열사가 아니다" 등 기존의 주장을 굽히지 않은 채, 문서로 반박문을 보내왔다. 그러나 이날 징계위원회에는 한 명도 참석하지 않아 징계와 관련한 직접적인 소명은 하지 않았다.

연맹 규약 제57조(징계)에는, 1.본 연맹의 명예를 훼손하는 경우 2.본 연맹의 활동을 고의로 방해하는 경우 3.규약 및 제 규정을 위반하는 경우 징계할 수 있다고 돼 있다. 또,징계종류 중 정직까지는 중앙위원회가 결정할 수 있지만, 단위노조 제명은 중앙위원회는 결의까지 가능하고, 결정은 대의원대회에서 이뤄진다. 현재 대의원 대회 개회일시 등 구체적 계획은 아직 나오지 않았다.

현중노조 "대책위에서 손 떼겠다"
현대 중공업노조는 29일자 기관지 <민주항해>를 통해 “고 박일수씨 분신사태가 40여일을 넘도록 해결되지 않아 주5일 협상과 임단협에 막대한 차질을 발생시켰다. 이로 인해 조합원들의 권익이 철처히 유린당하는 안타까운 현실이 계속되고 있다"고 주장했다. 현중노조는 또 "이번 사태의 빠른 마무리를 위해 분신대책위 요구사항 중 현실적으로 풀기 어려운 요구안을 빼고 유족위로금, 사내하청노동자 처우개선 등을 정리해 26일까지 통보해줄 것을 요청했으나, 분신대책위가 통보시한을 넘김에 따라 이번 사건에서 완전히 손을 떼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현중노조제명은 당연한 수순"
한편 금속연맹 중앙위에서 현중노조제명안이 통과 된 것과 관련해 울산 현장의 노동자들의 반응은 당연한 결론이 아니냐는 반응이다. 현중사내하청노조 선전부장은 "현중노조는 평상시에 일상적으로 반노동자적인 모습을 너무 많이 보였다. 어용이라는 말의 사용이 민감한 측면이 있었지만 적어도 현중노조가 노동자들의 노조가 아니라는 인식들은 공유된 상태였다고 본다. 이번 박일수열사 관련 일련의 상황들을 겪으면서 과연 노동자의 정체성이 무엇인지 노조라는 것이 무엇인지 다시 한번 현장으로부터 확인하는 과정이 아니었나 싶다"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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