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지개 깃발 휘날리는 세상을 위하여"

퀴어문화축제 개막식과 퀴어퍼레이드 열려


"무지개 깃발 휘날리는 세상을 위하여"

"모든 이들을 위한 자유와 평등"이란 슬로건 아래 진행되고 있는 퀴어문화축제_무지개2004(퀴어축제)의 공식 개막행사와 축제의 하이라이트인 퀴어퍼레이드가 지난 토요일(19일) 종로일대에서 진행되었다.

태풍 '디앤무'의 영향으로 많은 비가 내리는 가운데 진행된 이번 행사에는 '동성애자인권연대', 남성동성애자단체 '친구사이', 민주노동당 성소수자 모임 '붉은 이반', 주한레지비언모임 '사포' 등 동성애자단체 뿐만 아니라 문화연대, 사회진보연대, 평화인권연대, 여성단체 '언니네' 등 다양한 사회단체의 참여로 함께하는 축제의 한마당이 되었다.

이 날 행사는 1부 개막행사, 2부 거리퍼레이드, 3부 축하무대로 총 3부에 걸쳐 나뉘어 진행되었다.

1부 개막행사는 친구사이 활동가 천정남씨와 이던 퀴어축제 조직위원의 사회로 4시 30분 부터 종묘공원에서 진행되었다. 개막행사는 퀴어축제의 시작을 알리는 홍기훈 퀴어축제 조직위원장의 개막선언, 참가한 사회단체 인사들과 외부인사들의 축하인사, 그리고 문화공연 순으로 진행되었다.

동성애자인권연대 이경 사무국장은 연대사를 통해 "불평등한 세상에 맞서 싸우는 모든 이들과 연대해야 한다. 무지개 깃발이 휘날리고, 다양성이 인정받는 세상을 위해 다른 사회적 소수자들과 함께 투쟁하겠다"며 모든 사회적 소수자들과의 연대를 강조했다. 최준선 친구사이 대표는 "차이에 의해서 차별 받지 않는 사회를 만들기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밝혔다. 주한레지비언모임 '사포' 회원인 크리스티나 씨는 "한국 동성애자단체들의 그동안의 활동에 감사하고, 퀴어축제 개최를 축하한다"며 감사와 축하의 인사를 전했다.


현직 국회의원 신분으로서 퀴어축제에 처음으로 참석한 민주노동당 현애자 의원은 "프랑스와 독일에서는 총리들이 퀴어문화축제에 참석해 축사를 한다. 국회의원 최초로 축사를 하게되어서 기쁘고 감사하게 생각한다"며 소감을 밝히고, "그들만의 자유와 평등이 아니라, 모든 이들의 자유와 평등을 위해 함께 싸우겠다"며 성적소수자들과의 연대의 의지를 밝혔다. 또한 홍세화 한겨레신문 기획위원은 "차이를 차별이나 억압 그리고 배제의 근거로 사용해서는 안된다"며 동성애자들에 대한 차별의 부당성을 지적했다.

연대발언과 축사가 끝나고 3인조 밴드 포춘쿠키, 가수 지현, 풍물패 바람소리 등의 공연이 이어져 퍼레이드 시작 전 축제의 분위기는 한층 더 고조되었다.

"세상속으로..."

아침부터 내리던 빗줄기는 퍼레이드가 시작될 때 쯤 더욱 굵어졌다. 퍼레이드가 시작되기 전 방송인 홍석천씨가 무대에 올라 "비가 오더라도 우산을 내리고, 오늘 만큼은 맘껏 축제를 즐기자"며 참가자들의 적극적인 참여를 유도했다.

5시 20분경부터 4대의 트럭과 함께 400여명의 행진대오가 종묘공원을 출발하였다. 트럭위에는 홍석천씨를 비롯해 여장을 한 남자(드랙 퀸)들이 흥겨운 음악에 맞춰 춤을 추었고, 'Happy Wedding' 이라는 문구가 쓰여진 다른 트럭 위에는 턱시도와 웨딩드레스를 곱게 차려입은 레즈비언 커플이 동성부부의 결혼식을 연출하고 있었다.

행진대오 중간중간 이성 복장을 한 참가자, 하이힐을 신은 남자, 콘돔을 상징하는 우비를 단체로 맞춰 입은 참가자들이 퀴어퍼레이드 만이 가질 수 있는 다채로운 분위기를 연출하였다. 특별한 복장을 입지 않은 참가자들도 "누구나 사랑할 수 있는 권리가 있다", "동성애는 죄가 아니다" 등의 피켓을 들고 선전전을 진행하며 퍼레이드에 참가하고 있었다.

인사동 남인사 문화마당까지 행진하는 동안 주변의 많은 시민들은 이색적인 퍼포먼스와 함께 진행되는 퀴어퍼레이드에 큰 관심을 보였다. 그러나, 성적소수자들을 바라보는 시각은 개인마다 크게 달랐다.

종로에서 만난 김모씨(29, 남)는 "동성애자들이 피해를 주는 것도 아닌데, 왜 사람들이 이상하게 생각하는지 모르겠다. 선택의 문제 아닌가?"라며 동성애에 대한 부정적인 일반인들의 인식을 지적했다. 또한 다른 한 시민은 "TV를 통해서만 보다가 이런 행사를 직접보니 흥미롭다. 그러나 동성애자를 어떻게 바라봐야 하는지는 잘 모르겠다"며 단순한 흥미의 차원으로 성적소수자 문제를 바라보고 있음을 알 수 있었다. 종로에서 만난 한 시민(45, 여)은 "우리나라에 동성애자들이 이렇게 많나요?"라며 동성애자들이 있다는 사실자체가 놀랍다는 반응을 보였다.

시민들의 이와 같은 반응에 대해 동성애자인권단체의 한 회원은 "95년도에 동성애 문제와 관련해 최초로 기자회견이 있었을 때 한 기자가 '우리나라에 동성애자가 있나요?'라는 질문을 했다"며 성적소수자에 대한 낮은 사회적 인식수준을 지적했다. 그러나 그는 "그래도 현재는 일반시민들도 동성애자들이 있다는 사실만은 인정하고 있다"며 미약하지만 인식수준이 과거보다는 향상되고 있다는 점에 의미를 두었다.

다른 거리행진과 달리 이번 퀴어퍼레이드에서는 자녀들과 함께 행진에 참가한 사람들을 찾기란 쉽지 않았다. 한참을 두리번거린 후에야 초등학생 딸과 함께 퍼레이드에 참가한 한 여성을 만날 수 있었다.

자신을 민주노동당 내 성적소수자를 지지하는 모임인 '붉은 일반' 회원으로 소개한 김연씨는 "초등학생인 딸도 자기 나름의 성정체성을 만들어갈 시기가 되었다"며 이번 퀴어축제가 자녀교육과 무관하지 않음을 강조했다. 또한 김연씨는 "한부모 가정의 구성원이라는 점에서 나 역시 사회적 소수자다"라고 밝히고, "사회적 소수자인 내가 성적소수자들과 연대한다는 것은 당연한 일"이라며 참가의 배경을 설명했다.

이날 퍼레이드는 인사동까지 약 1시간 가량 진행되었고, 남인사 문화마당에서 방송인 홍석천씨와 한채윤 퀴어문화축제 조직위원의 사회로 '힙포켓', '눈뜨고 코베인' 등 여러 밴드들의 축하무대가 진행되었다. 이후 참가자들은 이태원으로 자리를 옮기고, 밤 늦도록 축하파티를 진행하였다.

홍기훈 퀴어문화축제 조직위원장 인터뷰

이번 퀴어문화축제의 의의를 한마디로 요약하자면?


동성애자들의 자긍심의 축제다. 이번 축제를 통해 자신들의 모습을 드러내고, 스스로 당당해질 수 있는 기회가 될 것이다.


준비과정 중에 어려웠던 점은?


인력부분이 가장 문제였다. 해야할 일들은 많은데, 사람이 많이 부족했다. 한사람이 여러가지 일들을 준비해야 했다. 내 경우에도 조직위원장 역할도 있지만, 또 다른 한편으로 현장에서는 퍼레이드와 무대를 담당하고 있다.


이번이 5회째인데, 과거에 비교해 분위기는 어떤가?


예전보다 분위기가 많이 좋아졌다. 사회적으로 동성애를 바라보는 시각이 많이 변화하였고, 예전보다 많은 동성애 커뮤니티들이 생겼다. 자연스럽게 참여하는 숫자도 늘어나고, 외부에서 바라보는 시각도 긍정적으로 많이 바뀌었다. 다만 오늘 비가 많이 와서 걱정이다.


취재를 제한적으로 허용한다고 해도 거리를 행진하는 퍼레이드는 집단적인 커밍아웃의 측면이 있는데, 내부적으로 문제가 되지는 않았는가?


이번 퍼레이드를 준비하는 기간에 동성애자들을 대상으로 이번 퍼레이드에 참여여부를 묻는 설문조사를 진행한 적이 있다. 그런데, "꼭 참가하겠다"고 답한 경우가 전체의 10%정도였고, 20%정도가 "전혀 관심없다"고 답했다. 대부분의 사람이 아웃팅의 문제 때문에 망설이는 경우로 나타났다. 그만큼 원치않는 아웃팅에 의한 피해를 동성애자들은 걱정한다. 그때문에 조직위에서 취재를 제한적으로 허용하고 있다. 하지만, 카메라폰 등이 보편화된 지금의 시점에서 일반인들에게 아웃팅되는 부분은 막을 수 없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이런 기회가 오히려 자기자신을 있는 그대로 드러내고, 세상과 함께 소통할 수 있는 기회가 될 것이다. 동성애자들 스스로 이런 자리를 통해 당당해질 수 있길 바란다.


성적소수자 운동이 단지 동성애자들만의 운동으로 전락해서는 안 될 것 같은데?


그렇다. 이번 축제는 동성애자단체 뿐만 아니라 다양한 사회단체들이 함께 해주었다. 이번 퀴어문화축제를 계기로 다른 부문의 운동들과의 연대를 지속적으로 발전시키기 위해 노력할 것이다.


앞으로의 계획은?


퀴어문화축제 조직위는 그 해 축제가 끝나고, 바로 다음 해의 축제를 준비한다. 우선, 다음 축제를 열심히 준비할 것이고, 동성애자들의 인권을 위해서 보다 더 노력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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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성애 , 동성애자 , 퀴어문화축제 , 퀴어축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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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5회 퀴어문화축제 개최를 축하드립니다.

    성적소수자의 인권을 보장하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