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은 풍요로워지는데 노동자는 참고 살아야"

2004 최저임금 최저생계비 현실화를 위한 공동투쟁 1일차

6월 22일 오전 8시, 최저임금위원회 앞에서의 집회를 마친 공동투쟁 실천단은 첫 집결 장소인 서대전 공원으로 출발했다. 서대전 공원에서는 대전지역본부와 대전 신영택시 조합원 30여 명이 투쟁기획단을 맞았다.

투쟁기획단은 빈곤을 상징하는 각종 전시물을 곳곳에 걸고 스티커 설문과 유인물 작업을 병행하면서 작은 문화공연을 진행하였다. 행사를 마친 후 신영택시 사업장을 방문하여 점심식사를 함께 하고 앞마당에서 간략한 집회를 가졌다. 신영택시 노조는 부가세 감면액 8억 원의 회수와 완전월급제의 쟁취를 위해 투쟁하고 있다.

다음 거점인 천안 역에는 충남지역일반노조, 현대자동차 아산지부, 현자아산사내하청지회, 충남지역본부 등 20여 명이 참가하였다. 피켓과 선전물, 몸벽보, 탈 등으로 최저임금, 최저생계비 현실화 요구를 담아 번화가인 천안터미널까지 행진을 했고, 그곳에서 선전전과 문화공연을 진행했다.

민주노총 충남지역본부에서 조사한 바에 의하면, 조사대상인 충남지역 87개 사업장 중 20% 이상이 현행 최저임금인 56만원도 받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라 한다. 진경호 민주노총충남지역본부 부본부장은 "통계에 잡히지 않는 최저임금 미만의 노동자가 최소한 200만 명 이상일 것"이라고 주장했다.

투쟁기획단에서 발언한 동지는 "세상은 점점 풍요로워지는 것 같은데 노동자들은 참고 살아야 하는 현실"이라며 "비단 최저임금 인상투쟁만이 아닌 노동자가 주인되는 세상을 위해 투쟁하자"고 말했다. 이어지는 노래와 율동 공연은 천안 시내 많은 시민들의 발길을 멈추게 하였다.

공동투쟁 행사가끝난 후 같은 장소에서는 충남지역본부 촛불집회가 열렸다. 김선일 씨 무사 귀환과 이라크 파병 철회를 촉구하는 촛불집회였으나, 갑작스럽게 엄청난 폭우가 쏟아져 어려움을 겪었다.

흠뻑 젖은 몸으로 충남지역 참가자들과 함께 식사를 마친 투쟁기획단은 아산에 있는 작은 투쟁사업장인 명일택시 노조를 방문했다. 50일이 넘게 천막 농성을 진행하고 있는 명일택시 노조는 단체협약 만료 후 일방적으로 해지시킨 후 개악안을 가져와 합의를 요구하는 사측에 맞서 싸우고 있다.

조경식 씨 분신 이후 부각된 부가세 감면 문제를 오래 전부터 제기해왔으나 워낙 영세한 사업장이고 연대활동이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아 힘겨운 싸움을 진행하고 있다. 명일택시는 사납금제와 완전월급제의 중간단계인 전액관리제를 실시하고 있는데, 한 달에 26일 만근했을 경우 61만 6500원의 월급을 받는다고 한다.

명일택시 노조위원장은 연대 방안을 묻는 질문에 "택시노동자의 현실 인식부터 해달라, 연대 분위기라도 조성해 주셨으면 한다"라고 답했다. 투쟁기획단으로서는 하루에 두 번 택시 사업장을 방문한 셈인데, 저임금 노동자의 열악한 삶과 투쟁, 최저임금 현실화 투쟁의 중요성을 재확인하는 계기가 되었다.

모든 일정을 마친 후에는 숙소로 돌아가 하루 평가를 진행하고, 현대자동차 아산지부 조합원들과 간단한 뒤풀이를 하며 하루를 마무리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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택시 , 최저임금 , 최저생계비 , 투쟁기획단 , 한마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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