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애란 서울대병원지부장 "사과나 탈퇴 철회 요구 받아들일 수 없다"

보건의료노조, 서울대지부장 징계 추이 본 후 결정키로

보건의료노조의 김애란 서울대병원지부장 징계가 일단 유보되었다. 보건의료노조는 15일 중앙위에서 김애란 지부장 징계안에 대한 격론을 벌였다. 이 자리에서 총 46명의 중앙위원 중 찬성 33명, 반대 13명으로 서울대지부장의 행위가 징계 사유에는 해당한다고 확인했다. 그러나 징계 수위에 대해서는 서울대지부의 조직적 사과와 조건부 탈퇴 철회 등의 추이를 지켜본 후 차기 중앙위에서 결정키로 하였다.
지난 10일 민주노총에서 열린 산별 토론회에서 서울대병원 지부의 한 조합원이 산별협약에 대해 강하게 비판하고 있다[자료사진]

서울대지부장의 행위가 징계 사유에 해당하지 않는다는 반대 의견에는 “이번 징계의 핵심은 10장 2조 때문인데 이것에 대한 원할한 토론이 제대로 되지 못했다. 문제제기가 징계 사유가 안 된다. 우리 조직 내에서 토론하고 서로 고민하고 함께 해 나가야 할 문제다”라는 의견이 주를 이루었다.

또한 “현장의 노조탄압으로 지부가 많이 위축된 상황이어서 산별총파업 결의할 때 동국대지부는 올해 파업할 수 있는 조건이 아니라는 이유로 동국대를 빼라고 했고 지금 주5일제 교섭을 진행하고 있다. 산별합의안을 본 조합원들이 노동자간 차별을 주는 안을 절대 받을 수 없다고 해서 노조는 거부했다. 이것도 그러면 징계 사유가 되는 것인가? 조합원들이 못 받아들이겠다는 건데. 이런 식으로 징계하면 모두가 징계 대상이 될 수 있다”며 징계 사항에 해당한다는 결정이 부당하다는 반대 의견도 있었다.

그리고 “합의안이 문제가 있다고 해서 문제제기한 것을 징계하면 징계 받지 않을 사람 없다. 작은 지부에서도 문제가 발생하면 이해시키고 설득하는 과정들을 통해 해결하는데 문제제기를 했다고 징계한다는 것은 부당하다”는 의견도 제출되었다.

찬성 의견의 주된 논거는 보건의료 중집에서 올린 징계 사유에 대체로 대동소이한 의견이었다. 중집에서 결의해서 중앙위에 올린 김애란 지부장의 징계 사유는 “쟁대위와 조합원 찬반투표를 통과한 산별합의안을 공개적으로 거부하고 이를 조직 내외적으로 여론화하는 행위는 조직의 규율을 정면으로 위배할 뿐 아니라 산별노조의 명예를 훼손한 행위”이며 “서울대병원지부의 조건부 탈퇴결의는 산별노조의 운영과 민주주의를 위협하는 심각한 사안”이라는 것이다.

찬성하는 중앙위원의 의견은 “서울대병원지부는 진보적이고 앞서나가는 조직이다. 진보적이고 앞서나가는 조직이 우리 조직 수위를 맞추지 못한 것은 지부장의 책임이다. 어떠한 방법을 통해서 조직을 추스르고 가야될 것이다. 보건의료노조 대다수 조직이 생각하는 수위를 맞추지 못해서 보건의료노조에 너무 많은 상처를 준 것을 이야기한 것이다. 토론 기회를 차단한 적도 없다. 이런 점 때문에 통솔에 대한 지부장 책임을 묻는 것”이라는 것이다.

또한 “산별은 연대 조직이 아니라 하나다. 조합원들을 설득시키지 못하면 지부장이 내려가야 된다. 조직형태 변경에 대해 얼마나 민감한 사안인지 알아야 한다. 기업별노조에서는 산별로 전환하기 위해서 조직형태 변경하고 용인한 것이다. 이것을 탈퇴의 조건으로 활용하는 것이 있어서는 안 된다. 한 번 이것이 허용되면 아무도 산별노조로 모이지 않을 것이다. 기업별로 조직형태 변경했다는 의도 자체가 불순하다. 기업 단위별로 결정하는 것을 용인하는 순간 우리는 희망이 없다. 그래서 징계해야 한다”는 의견도 있었다.

김애란 지부장은 “서울대지부는 10장 2조에 대한 정당한 문제제기를 했고, 이 문제제기가 내부에서 받아들여지지 않았기에 다양한 방법으로 공론화를 진행했던 것이다. 당초에 징계사유에 해당할 수 없는 문제의 조건으로 사과나 탈퇴 철회를 요구하는 것을 받아들일 수는 없다. 그리고 조합원 투표로 결정된 사항을 지부장이 번복할 수 있는 문제도 당연히 아니다”라며 징계수위 결정의 전제조건인 사과와 탈퇴 철회에 대한 거부의사를 명시적으로 밝혔다.

또한 김애란 지부장은 “중앙위 과정에서 참관인들의 발언 요구와 회의 진행에 대한 문제제기가 있었으나 위원장은 고성을 지르며 강압적으로 발언을 차단했다. 참관인들로 온 사람들은 현장의 간부거나 중앙위원이 아닌 지부장들이다. 시간이 걸려도 의견을 듣는 열린 토론이 되어야 하는 것 아닌가?”라고 중앙위 진행과정의 편파성에 대해 비판했다.

서울대치과병원관련 지부운영개정 승인 건도 유보

한편 서울대치과병원 지부운영개정 승인 건 역시 다음 중앙위로 유예되었다. 서울대병원치과병동은 2003.5.29 서울대병원에서 분리 승인되었고 2004.5.29 부터 독립법인이 되었다. 현재 서울대치과병원에는 80명의 조합원이 있다. 조합원들은 서울대병원지부의 조직위로 개정하겠다고 결의했고 지난 6월 9일 규정개정사안을 올렸으나 중앙위 성원미달로 이번 중앙위로 유예되었다.

김애란 지부장에 따르면 서울대치과병원장은 서울대지부의 노조를 승인하고 노조사무실로 배정하겠다고 약속했다. 그런데 지부운영개정 승인이 되지 않았음을 이유로 약속 이행을 미루고 있다. 그러면서 치과병원장, 전 서울대병원간부, 노무담장자들로 구성된 ‘치과졍원단독노조추진위’를 꾸려서 조합원들을 개별 접촉하여 조합 탈퇴 등을 종용했다. 현재 이들은 서울대치과단독기업노조 설립신고서를 종로구청에 제출한 상태다. 보건의료노조는 공문을 통해 산별체제에서 별도의 기업노조 설립은 불가하다는 답변을 했다.

김애란 지부장은 “보건의료노조 서울본부는 이들과 대화를 했다, 혼란스럽다, 저쪽의 얘기를 더 들어봐야 한다 라며 지부운영개정승인을 미루자는 발언을 했다. 이는 서울대병원지부의 어용노조 설립을 사실상 방조하는 것“이라고 강하게 문제제기 했다. 김애란 지부장은 ”지부장의 소집 없이 이루어진 총회에서 결정된 노조 설립을 노동부에서 인정할 수는 없다. 이러한 저간의 상황에 대한 절박한 호소가 있었고 서울본부는 상황을 충분이 알고 있다.그럼에도 한 지부에 사용자들이 사주한 어용노조 결성 움직임에 대해 명확한 입장을 내지 않는 서울본부의 인식에 있다. 개탄스러울 뿐이다“라며 강한 어조로 비판했다.
태그

보건의료노조 , 서울대지부 , 김애란

로그인하시면 태그를 입력하실 수 있습니다.
최하은 기자의 다른 기사
관련기사
  • 관련기사가 없습니다.
많이본기사

의견 쓰기

덧글 목록
  • 투쟁전선

    정말 서글픈 현실입니다.
    얼마나 많은 노동자 동지들이 민주노조를 건설하고
    지키기 위해 구속,수배,해고,목숨까지 버리며 투쟁을 전개 하였습니까 그러한 투쟁의 결과는 오늘의 민주노총 각 연맹입니다.

    그런데 민주노총 및 각 연맹에서(특히 사무,병원)일어나는 현실은
    노동선배들의 목숨을 걸고 지켜왔던 투쟁의 성과들을 송두리채 정권과 자본에 헌납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노동조합을 자신의 사유로 만들어 가고 있습니다.
    특히 병원노조,사무금융에서 벌어지는 행태를보면 과거 극악한 사측과 어용노조에서 저질렀던 반노동자적 행위와 하나도 다른것이 없습니다.

    이제 저들 노동조합은 더 이상 조합원들을 주체로 세우고 자본과 정권의 반 노동자적 행위에 투쟁하는 노동조합이 아니라 자본과 적당히 거래하고 그 거래의 떡고물을 챙기며 조합원위에 군림해 있는 있는 몇몇 임원과 그 임원 밑에서 온갖 아부와 아양을떨며 자리지키기에 여념이 없는 간부들의 소유물이 되어 버렸습니다.
    바로 민주를 가장한 어용노조가 되어버렸습니다.

    바로 이제 보건의료 노조의 쟁점은 10장2조가 아니라 어용노조 민주화 투쟁을 시작해야 할때입니다.
    역시 사무금융 연맹도 마찮가지 입니다.

    이러한 어용세력들의 한세력은 열우당에가서(김영대, 박태주, 이목희등등)한 자리 찿이하고 그들의 영향을 받고있는 일부 세력은 민주노총을 비롯한 연맹중앙을 장악하여 노동자들을 유린하고 있습니다.

    이제 이들과의 단절없이 민주노조운동의 희망은 없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