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 돼! 한-일FTA!"

2-30년 만에 열린 일 외무성 앞 시위, "경찰이 많이 놀랐던 것 같다"
오늘 경단련 항의 행동 후 미야시타 공원 집회 예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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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WTO반대국민행동

한국투쟁단, 첫 날 외무성 앞 집회, 외신 기자회견, 철도노동자 연대집회 등 가져

'한-일FTA저지한국민중투쟁단'(한국투쟁단)이 31일 오후, 일본 측 실무팀인 '한-일FTA 교섭에 반대하는 11월 한일공동실행위원회'의 환대를 받으며 향후 3일간 숙소가 될 한국 시오미 교회에 도착했다. 민주노총, 한국노총, 시민사회단체 활동가 등 90명 규모로 이루어진 한국투쟁단은, 전체회의 및 결의대회를 열어 일본의 연대단위들과 함께 인사하고 앞으로 3일간 열심히 연대투쟁 할 것을 다짐했다.

1일 오전 한-일FTA 6차 협상을 위해 한국 측 교섭단이 도착하는 외무성 앞에서 연좌투쟁을 전개할 계획을 공유했다. 일본 측 실행위는, 지난 2-30년 동안 외무성 앞에서의 격렬한 투쟁은 한 건도 없었으며, 그 앞에 거점을 확보하는 것만으로도 대단한 성과는 거두는 것이라는 입장을 보였고, 한국투쟁단 역시 한-일 집회문화의 차이를 인정하여, 일단 외무성 앞 거점 확보를 1일차 투쟁 목표로 설정했다.

1일, 금세 비가 내릴 듯 흐린 날씨였지만, 한국투쟁단은 힘차게 본격적인 활동의 막을 올렸다. 아침 7시에 숙소를 떠나 히비야 공원에서 50여 명 규모의 일본 측 투쟁단과 결합, 약 150여 명 규모의 공동투쟁단은 외무성 앞으로 향했다. 예상대로 경찰은 외무성 바로 앞까지 가는 것을 허용하지 않았고, 투쟁단은 외무성 맞은 편 농림성 앞에 자리를 잡고, '한-일 노동자 연대하여 FTA 박살내자', '노동자 민중 다 죽이는 FTA 반대한다' 등의 구호를 연호하며 경찰과 대치했다.

9시 경 발언자로 나선 금속노조 김태정 조직국장은 "한국 경제를 팔아먹을, 아니 한국의 노동자와 민중을 팔아먹을 매국노들이 외무성에서 한-일FTA 협상을 진행하려 한다. 우리의 의사를 평화적으로 정당하게 전달하고자 이 곳에 왔으나, 자본가들은 한-일이 전혀 다르지 않다. 우리를 가로막은 일본 경찰과 한국 경찰의 모습이 무엇이 다른가"라며 양국 정부와 경찰을 규탄했다.


도마츠 씨 "경찰의 행동만으로도 한-일FTA는 잘못 된 것 알 수 있어"

'이의있음! 한-일FTA반대캠페인'의 도마츠 씨 역시 "경찰은 우리의 정당한 요구를 막고 있다. 이것만으로도 한-일FTA가 얼마나 잘못된 것인지 알려주는 것이다"라고 발언했다.

조준호 단장이 직접 경찰 책임자와 교섭에 나섰지만, 일본 경찰은 '한국 교섭단을 만나 우리의 요구를 전달하겠다'는 요청을 거절했다. 잠시 후 '민중 생존권 압살하는 한-일FTA 저지하자'는 구호를 연호하던 투쟁단은 스크럼을 짜고 경찰을 밀기 시작했다. 이렇게 시작된 몸싸움은 20여 분 이상 지속되었고, 일본 경찰은 당황한 기색을 보이며 병력을 계속 증강하여 투쟁단을 저지했다. 한-일 공동투쟁단의 격렬한 몸짓은 지나는 이들의 눈길을 사로잡았을 뿐 아니라 로이터 등 외신의 주목도 끌었다.

그 자리에서 바로 한-일FTA 저지 기자회견이 열렸다. 이호동 공공연맹 위원장은 "국제적 연대 투쟁의 경험이 많지 않은데, 오늘 한-일 노동자들이 함께 하는 투쟁은 큰 의미가 있다"고 말하고, FTA, DDA, BIT 등 각종 양자간, 다자간 무역협정은 소수 자본가의 배를 불리고 노동자 민중의 삶을 피폐하게 하기 위한 것이다. 그래서 우리는 연대, 단결 투쟁해야 한다"고 말했다.

한-일공동투쟁단은 '한-일노동사회시민단체 공동성명'을 통해 △한-일 양국 정부는 한-일FTA에 관한 협상내용과 협상의 전 과정을 공개할 것 △한-일 양국 정부는 비관세 조치와 비즈니스 환경 정비라는 명목으로 진행하고 있는 자 민중의 권리침해조치를 즉각 철회할 것 △우리의 노동/생활/환경/인권을 파괴하는 한-일FTA를 비롯한 모든 FTA 협상을 즉각 중단할 것을 요구했다.


이 날 오전 투쟁에 관해 금속노조 이진환 씨는 "경제대국 임에도 불구하고 노동자들의 집회 문화는 한국보다 낙후된 것을 볼 수 있었고, 노동자로써 분노를 느꼈다. 이 투쟁은 작은 불씨일 뿐이지만, 더 큰 투쟁으로 이어질 것이다"라고 말했다.

한-일 3노총 공동성명서 합의

이후 조준호 단장과 이창근 민주노총 국제부장은 렝고를 방문하여 한 시간 여의 논의 끝에 한-일FTA 협상에 대한 한-일 3노총공동성명서 최종본에 합의했다.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KCTU), 한국노동조합총연맹(FKTU), 일본노동조합총연맹(JTUC-RENGO) 등 3노총은 성명서를 공동 채택하고, 향후 한-일FTA를 저지하기 위한 공동의 대응을 약속했다.

이창근 국제부장은 전노련과의 만남에서는 "투쟁을 통해 관계를 형성하고 세계 민중들에게 연대의 모범을 보이자"며 실질적인 연대를 요청했다. 반나이 미츠오 전노련 사무국장은 이라크에서 최근 참수 당한 일본인이 조합원의 아들이며, 지진으로 인한 조합의 피해가 커서 표면적인 투쟁 결합에 힘들게 된 상황이 유감이지만, FTA 저지 투쟁을 절대적으로 지지하겠다는 입장을 표명했다.

투쟁단은 둘로 나뉘어 오후 일정을 시작했다. 한 무리는 국토교통성 앞에서 열린 철도노동자들의 집회에 함께 했다. 이들은 18년간 복직 투쟁을 하고 있는 노동자들과 그들의 가족으로, 연대하러 온 한국 노동자들을 박수로 환영했고, 가지고 있던 음료수를 나누어 주는 등 환대했다.

외신 기자회견, 한-일FTA에 높은 관심

다른 한 무리는 일본외신기자클럽으로 이동하여 3시부터 기자회견을 열었다. 조준호 단장과 송태수 전농 전 위원장이 발언자로 나서 간략한 발제를 했고, 약 10여 명의 외신 기자들은 많은 질문을 던지며 한-일FTA 문제에 강한 관심을 표했다.

조준호 단장은 밀실협상 등의 문제를 지적하며 투명성에 대해 이야기하고, 송태수 대표는 자유무역 자체에 대한 거부를 하는 듯하다. 한국투쟁단의 명확한 입장은 무엇인가
신자유주의 세계화에 기본적으로 반대한다. FTA 경험이 우리에게는 한-칠레 뿐인데, 농민들한테 파괴적인 결말을 가져왔다. 투명성을 요구한 것은, FTA를 기본적으로 반대함에도 불구하고, 정부 측에서 협상을 해야 한다 하고, 세계화의 정당성을 누차 강조한다면, 우리도 기본적으로 내용을 알아야 한다는 것이다. 내용을 공유하고 정정당당하게 모든 사람들이 확인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그 내용을 확인해야 우리의 요구를 할 수 있다. 노동자 농민 전반에 파괴적 영향을 미칠 수 있는 내용을 공개하고, 우리와 함께 확인하고 진행해야 한다. 일차적인 요구가 그래서 투명성이다.

유럽연합이나 미국이 자국 노동자들의 직장, 일자리 보호를 위해 보호정책을 취하는 것에 대해 찬성할 수 있는가. 그에 대한 입장은 무엇인가
하나 하나 사안별로 이야기하면 한이 없다. 이미 초국적자본이 다수를 점하는 미국, 유럽, 일본은 많은 부분에 있어 중진국으로부터 이익을 얻고 있다. 경제 정치 군사 모든 면에 있어 일방적이다. 그 중 하나 하나 사업이 미국 시장에 진출한다 해서 그것만 떼어서, 포괄적인 이야기를 하지 않는 건 말이 되지 않는다. 특히 한반도는 수출과 수입이라는 문제가 아니라, 군사 정치적 영향에 의해 미국으로부터 무기를 많이 수입하고 있다. 북으로부터의 위협이 아니라 미국의 동아시아군사전략에 의해 무기를 살 것을 강요받는데, 이런 내용을 차치하고 단지 자동차 산업에 있어서의 무역 역조를 이야기하는 건 말이 안 된다.

농업 같은 경우엔 이득을 본다고 하는데, 어떤 부분을 특히 걱정하는가
한-칠레FTA 체결 시에는, 농민에게 피해를 주고 산업에서 이득을 얻어서 나라를 살리자 했는데, 그렇게 해서 가령 IT산업이 돈을 벌었다고 하자. 그러면 그걸 농민들한테 나눠줄 계획이 있는가? 혹은 나눠준 적이 있는가? 없다. 사회보장제도는 더 나빠지고 있다. 이런 것들을 볼 때, 몇 개 초국적기업이 긍정적 효과를 가져올지 몰라도, 다수의 한국 노동자들과 중소기업들은 파괴적 영향을 받는다. 그걸 제도적으로 보장하는 것이 지적 재산권이며, 그것을 일본이 강력하게 요구하고 있다. (조준호)

한편 송태수 전농 전 위원장은 "한-일FTA를 하게 되면, 송이버섯 같은 건 없어서 수출 못 하고, 돼지고기 같은 건 제주도 특정 농가 것만 수입이 가능하다. 이것이 지속되면, 중저가 농산물을 재배하는 일본의 농부들은 피해를 볼 것이지만, 한국의 소비 패턴이나 소비자 성향을 볼 때, 오히려 고품질 농산물이 역수입되어 한국 농산물도 극히 일부를 제외하고는 경쟁력이 떨어질 것이다"라며 FTA가 체결되지 않도록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철도노동자와의 연대집회 후 선전전 가져

기자회견 이후 철도노동자와 연대집회를 가졌던 한국투쟁단의 일부는 먼저 외무성 앞에서 집회를 하고 있었고, 외신기자 클럽에서 온 나머지 투쟁단이 합류하였다. 한국투쟁단은 조준호 단장으로부터 렝고 및 전노련 집행부와의 만남에 대한 보고를 받고, 정리집회 후 유락초 근처에서 선전전을 벌이며 첫 날 일정을 마무리했다.

'탈WTO풀뿌리캠페인'과 'ATTAC JAPAN'의 운영위원인 아키모토 요코 씨는 "한국투쟁단의 힘있는 투쟁으로 경찰이 많이 놀랐던 것 같다. 한-일FTA 저지를 위한 행동이 활성화 되어 있어서 과잉 반응하며 대응했던 것 같다. 일본 운동이 약하다는 것을 감안해 볼 때, 오늘 우리도 한국의 투쟁을 보면서 많이 배우고 열심히 했다"고 오늘의 투쟁을 평가했다.

내일은 외무성 뿐만 아니라 국회와 경단련(한국의 경총이나 전경련과 유사) 앞에서도 항의 행동을 할 예정이다. 또한 저녁에는 한-일노동자민중공동집회가 시부야 미야시타 공원에서 열린다. 일본 측에서는 500여 명의 노동자들이 대거 참여할 예정이다.
덧붙이는 말

미디어참세상은 이번 '한-일FTA저지한국민중투쟁단' 취재에 혜리 기자를 파견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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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경 , FTA , 한-일FT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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