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율 단식 중단, '환경영향평가 공동조사' 합의

지율-정부, 합의이행 과정에서 논란 예상돼

정부와 지율, ‘환경영향평가 공동조사’ 하기로

출처: 천성산을 지켜 주세요
(http://www.cheonsung.com/default.asp)
정부가 지율스님의 ‘환경영향평가 공동조사’ 요구를 수용해 양측이 합의를 도출함으로써, 지율스님의 100일 간의 단식이 마무리됐다. 그러나 이번 합의 내용을 이행하는 과정에서 향후 적잖은 논란이 예상된다.

3일 밤 정부와 지율스님 측은 마라톤협상 끝에 “경부고속철도 천성산 구간 관통터널과 관련된 환경영향 조사를 위한 공동조사단을 구성한다”고 밝혔다. 또 공동조사단은 시행자 측 7명과 지율스님 측 7명으로 구성되고, 조사기간은 조사 착수 후 3개월로 하기로 했다.

합의 이행과정에서 논란 예상돼

그러나 당장 공사가 전면 중단되지는 않을 전망이다. 또 발파공사의 중단 여부도 좀 더 지켜봐야 한다는 지적이다. 지율스님은 단식 돌입 이후 ‘토목공사는 진행하되 발파공사 3개월 중단과 그 기간 동안 환경영향평가를 공동실시 하자’고 요구해 왔다. 이에 대해 정부는 그간 “발파공사 중단은 수용할 수 없다”는 입장을 거듭 밝혀왔다.

3일 이강진 국무총리 공보수석비서관은 “3개월간의 환경영향공동조사 기간동안 조사에 영향을 미치는 행위를 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으나, 한국철도시설공단과 지율스님 간 작성된 합의문에는 ‘공사 중단’이 명시적으로 적시되지 않아 향후 이를 둘러싼 논란이 예상된다.

합의문에 따르면 또 공동조사 결과에 대해서는 원칙적으로 공동조사단의 합의에 의해 ‘필요한 조치’를 취한다는 방침이다. 또 양측 간 합의가 이루어지지 않을 경우에는 대법원에 판단을 맡기기로 해 향후 공동조사 결과에 따른 논란도 빗어질 전망이다.

지율스님, “참회하는 마음으로 일어서겠다”

한편, 지율스님은 100일간 계속된 고행을 정리하며, 그간의 소회를 털어놓았다. 지율스님은 3일 ‘단식을 풀며’라는 글을 통해 “저는 모든 생명과 우리들이 둘이 아니라는데서 천성산 이야기를 시작했다”며 “지금은 대립되는 듯 보이는 정책과 저희들이 동화처럼 쓰는 도롱뇽의 이야기가 둘이 아니라는 데서 이야기를 풀어나가고 싶었다”며 생명을 살리기 위해 시작되었던 긴 고행의 배경을 전했다.

이어 그는 “저의 미숙함으로 인해 많은 혼란과 심려를 끼쳐드렸다. 이제 마른 땅에 심어진 생명의 나무가 자랄 수 있도록 그 영지가 우리와 아이들의 미래가 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며 “함께 하여 주신 분들의 이야기에 귀 기울이고, 참회하는 마음으로 일어서겠다”며 100일 간의 단식으로 황폐해진 몸을 추스리고, 다시 이어질 생명을 위한 긴 여정을 암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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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성산 , 지율스님 , 환경영향평가 , 경부고속철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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