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남구청장은 들어라"

포이동 주민들, 점유권 인정, 토지변상금 철회 등 요구, 강남구청 앞 항의집회

2005년 3월 2일 강남구청 앞

밤새 쌓인 눈 때문에 출근길을 재촉하는 시민들 옆으로, 분주히 집회를 준비하는 사람들이 있다. 바로, 강남구 포이동 266번지 주민들이다.

국가의 도시빈민정책으로 인해 1981년 포이동에 정착하게 된 이들은, 당시 전기, 수도조차 없던 열악한 환경에도 불구하고, 점유권을 인정해주겠다는 국가의 약속을 믿고 폐품과 재활용품 수집으로 생계를 유지해왔다.

출처 - http://blog.naver.com/ruinbow. 포이동 266번지

그러던 중에 1989년 서울시가 이 곳 주민들을 불법점유자로 취급해 주민등록명부에서 지워버렸고 동시에, 점유권을 인정해주기는커녕 이듬해인 1990년부터 주먹구구식으로 책정된 토지변상금을 매년 주민들에게 부과하기에 이른 것이다.

토지변상금, 빈곤의 늪에서 헤어나올 수 없어

'포이동 266번지 사수대책위원회'(이하, 대책위) 박동식위원장은 “주민들이 20년 넘게 땅을 점유하고 살면 그 땅을 시효취득할 수 있기 때문에, 이를 막으려고 서울시가 주민등록등재를 없애는 한편 불법점유로 규정하고 토지변상금을 부과해왔다"고 밝혔다.

한 가구당 5~7천만 원 정도씩 부과되어 있는 토지변상금은, 이 곳 주민들이 다른 곳으로 정착하려 해도 전세자금에 들어오는 가압류 때문에 그럴 엄두조차 내지 못하게 만들고 있다. 게다가 개인 명의의 통장 개설마저 불가능한 상황이기 때문에, 이들이 빈곤의 늪에서 벗어나기란 거의 불가능한 상황이다.

또한, 주민들 대부분은 폐품수집 등으로 인해 진폐증, 관절염에 만성으로 시달리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재래식 화장실과 겨울추위 등에 시달려야 하는 열악한 주거환경 속에 방치되어 있다.

물론, 이들이 강남구청에 현재의 LPG 시설을 도시가스로 바꿔달라는 등의 생존권적 요구를 한 적도 있지만, “강남구청은 화재의 위험이 있어서 안된다고 했고, 한술더떠 CCTV를 설치해 주민들을 보호해주겠다는 소리를 했다”며 “CCTV를 설치해 주민들의 활동을 감시하겠다는 뜻 아니냐”며 박위원장은 울분을 토했다.

강남구청장은 지역 빈민의 호소에 귀기울여야

이 날 집회 참석자들은 △포이동 거주지를 주민등록상 등재해 줄 것 △토지변상금 부과를 철회해줄 것 △주거환경을 개선해줄 것 등을 요구하였다. 또한, 다가오는 3월 14일 주민 절반 이상이 참여하는 250여 명 규모의 대규모 거리행진도 계획하고 있다고 밝혔다.

한편, 집회에 참석한 민주노동당 강남구지역위원회 서만식 지방자치위원장은, “포이동 문제는 법률적 근거를 따지기 이전에 인도주의적 관점으로 접근할 필요가 있다”며 “3선 구청장 권문용이 지역내 빈민들의 호소에 좀 더 귀기울여야 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앞서, 지난해 6월에는 만성적인 가난과 질병에 신음하던 포이동 주민 김모씨가 목을 매 숨졌고, 한달 뒤 부인 임모 씨가 뒤따라 자살한 사건이 발생해 사회적 충격을 주기도 하였다.

누구의 책임인가

강남구청은 포이동 주민들이 강제이주 되었다는 증거가 없다며 어마어마한 액수의 토지변상금을 부과하고 있고, 포이동 주민들은 토지변상금의 철회를 요구하며 빈곤의 낭떠러지에 처한 자신들의 어려움을 호소하고 있다.

"자, 이제 우리가 대답할 차례이다.
이들의 문제는 누구의 책임인가.
설령, 포이동주민들이 강제이주 당한 것이 아니었다 한들,
강남구청과 서울시가 이들의 빈곤에 대해 아무 책임 없다 말할 수 있겠는가.
빈곤의 늪에 빠진 이들을 위해 우리가 할 수 있는 것은 무엇인가?

정착 경위와 면탁 계획

정착 경위

1979.07 자활근로대(재건대) 발족(관계 기관장 참석)
1979.10 지도관리 당시' 강남구 서초동 정보사 뒤산 집단수용
1980.03 이주정착 님비주의 집단민원 및 사고발생
1981.12 분산정책 10개지대 중 (1-2지대)

면탁 계획

1981.12 구'포이동 200-1 하천부지 자비로 황무지 개간
1985.07 자활근로대 해산 일괄사표수리 우선적 불하약속
1986 개포구획정리지구 사업계획 변경승인(환지확정 처분)
1988.11 포이동 266번지 대지 지목변경 면적: 12,632.3㎡(3,821.25평)
1989 포이동 266번지 토지이용확인원 도서관시설 변경
1989 변상금 89년부터 매년 고지(계고장 발부)철거예고
1990 무단점유자로 지정하여 변상금 부과로 개인 재산권 압류
덧붙이는 말

정양은 민변에서 일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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빈곤 , 포이동 , 점유권 , 토지변상금 , 강남구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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덧글 목록
  • 전김

    아..포이동에서 그런 투쟁을 하고 있었군요. 주거권은 인간답게 살 최소한의 권리인데, 그런 기본적 인권마저 인정안하면서 되려 변상금을 물리다니...
    강남구청의 이야기를 한번 들어보고 싶군요. ^^;

  • 뎡야핑

    1990년부터 계속 이런 일이 있어왔다는 겁니까.
    믿고싶지 않아요. 이런 미친 인간들 세금은 똥꾸멍으로 쳐먹나 세금받아 쳐먹고 하는 일 없는 건 참을 수 있는데 이건 대체 무슨 짓이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