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 문화사업에 대한 범 예술인 불참운동 벌이겠다"

연극단체 공동 성명, 밀실행적식 서울시극단장 선임에 반발

서울시의 독단적인 문화정책이 예술단체들의 반발에 계속 부딪치고 있다. 정명훈 씨의 영입으로 이루어진 서울시향 구조조정 과정에서 독단적인 오디션에 세종문화회관 노조가 반발한 것에 이어, 지난 14일 한국연극협회를 비롯한 연극단체들은 공동성명을 내고 '서울시 문화사업에 대한 범 예술인 불참운동'을 펼치겠다고 나섰다.

서울시 극단장 선임은 밀실행정

서울시는 작년부터 세종문화회관을 위시로 한 시립예산단체들의 구조조정 계획을 내고, 무용단 등 6개 예술단은 독립법인화를 추진하고, 오페라단은 아예 해체하는 등 외부 컨설팅 결과에 따라 구조조정을 할 예정이라고 밝히고 있다.

서울시와 세종문화회관은 2005년부터 이전의 단장임용제도를 공모제로 전화시키면서 산하 예술단체에 대한 개혁 의지를 표명하였으나 지난 3월 16일 세종문화회관 인사위원회가 발표한 서울시극단장 선임이 사전에 공지되지 않았던 '전문가 추천 방식'이라는 방법으로 진행하고, 시극단을 오디션을 통해 외부 프로듀서 체계로 전환하는 계획을 추진하고 있어 연극단체와의 갈등을 겪고 있다. 연극단체들은 "이번 극단장 선임은 '100점 만점에서 80점 이상인 지원자를 복수 추천한다'라는 원칙으로 선정위원들에 의해 1월 23일 심사가 진행되었으나, 단일 후보만이 추천되어 선임에 실패하였다. 그렇다면 선정위원을 교체하여 다시 심사를 진행하는 것이 맞으나, 세종문화회관과 서울시는 '전문가 추천방식으로' 신일수 씨를 극단장으로 선임하였다"며 밀실 행정식의 극단장 선임을 비판하고 나섰다.

극단장 선임에 반발한 서울시 극단원들 징계, 연습실도 뺏겨
  서울시 극단은 현재 공연중이다 [출처: 서울 시극단]

또한 세종문화회관이 이번 단장 선임과정에 반발한 단원들의 행동을 "단체에 누가 되는 행동"이라 하여 공연을 며칠 앞둔 시점에서 사전 경고도 없이 인사위원회를 열어 파면과 징계조치를 단행하고, 공연 중임에도 서울 시향의 연습실과 사무실 부족을 이유로 서울시극단의 연습실과 사무실을 옮기라고 해 보복성 행정이라는 지적이 일고 있다. 이에 대해 연극단체들은 "이번 조치는 국내 예술단체 사상 처음 있는 초유의 사건이다. 과연 이러한 일련의 조치들이 문화도시를 꿈꾼다는 서울시와 세종문화회관의 행보인가"라며 강력하게 비판했다. 이어 연극단체들은 성명서를 통해 "연극인을 무시하는 서울시와 세종문화회관의 단편적인 행정을 규탄하며, 서울시 문화정책의 흐름은 연극이라는 기초예술에 대한 무지가 이러한 운영으로 이어지고 있다. 이러한 서울시의 문화정책에 대한 불신과 함께 '서울시 문화사업에 대한 범 예술인 불참운동'을 전개하겠다"고 밝혔다.

방지영 한국연극협회 사무총장은 "서울시의 지금과 같은 형태는 연극을 비롯한 문화예술에 대한 기초지식 없이 상업적으로 시립·국립 예술단체들을 구조조정 하는 것이며, 시립·국립 예술단체들이 가져야 할 국가의 문화예술 발전 그림을 전혀 그리지 못하고 있는 현재의 서울시와 세종문화회관의 움직임은 문제가 있다"고 비판하고, "이것은 단지 서울시의 문제만이 아니라 전국의 시립·국립단체들에 적용될 것이다"며 우려를 표명했다. 또한 "이러한 서울시와 세종문화회관의 행동은 많은 대학의 연극영화과 학생들이 교육받고 전망을 그릴 수 있는 공간을 빼앗아 가는 반문화적인 행태이다"고 주장하였다.

이어 방지영 사무총장은 "이러한 서울시의 문화정책에 반대하는 궐기대회를 이 달 안으로 다른 예술단체들과 함께 개최할 예정이다"고 밝혔다.

서울시에는 문화가 없다

최근 서울시가 보여준 반문화적 폭거에 대한 연극단체 합동성명

세종문화회관은 2005년부터 이전의 단장임용제도를 공모제로 전환시키면서, 산하 예술단체에 대한 개혁 의지를 표명한 바 있다. 엄격하고 투명한 심사로 선발된 예술 단체장은 그만큼 그 위상과 역할이 강조될 것이고, 이는 당연히 향후 예술 단체들의 변화와 발전을 기대할만 하였다.

이번 극단장 선임은 ‘100점 만점에서 80점 이상인 지원자를 복수 추천한다.’ 라는 원칙 속에서 선정위원들에 의하여 1월23일 심사되었고, 그 결과, 단일 후보만이 추천되어, 선임에 실패하였다. 그리고는 세종문화회관 인사위원회는 사전에 공지되지 않았던 <전문가 추천 방식>이라는 제3의 방법을 통해, 3월14일, 지금의 극단장을 추천받았고, 3월16일자로 언론 지상에 그 선임 사실을 발표하였다.

도대체 <전문가 추천 방식>이라는 이번 선임 방식은 어디에 근거를 둔 것이었는가 ? 공모제를 공표할 때는 언제고, 1차 공모에서 실패했다고 하여, 곧바로, 밀실 추천 방식이라니! 과연 <전문가 추천 방식>이 엄격하고 투명한 정책을 대표한다고 보는 것인가 ? 또한 그 전문가들이란 누구란 말인가 ?

얼마 전, 인사 관련 금품수수사건으로 곤혹을 겪었던 세종문화회관의 개혁의 의지는 아예 존재하지 않는 것이었음이 증명된 셈이다.

금번 서울시 극단장 선임에서 보여준 세종문화회관과 서울시의 행태는 심히 절망적인 수준을 넘어서 서울시에는 과연 문화가 있는 것인가 하고 자문하게 된다. 요즘 같은 시대에 이런 일이 일어날 수 있는 것인가 ? 우리는 지금 어느 시대, 어느 장소에서 살고 있는 것인가? 단체장 선임 방법의 문제점을 지적한 단원들의 행동을 단체에 누가 되는 행동이라 하여 공연을 며칠 앞둔 시점에 사전 경고도 없이 인사 위원회를 열어 파면과 징계 조치를 단행한 이번 조치는 국내 예술단체 사상 처음 있는 초유의 사건이다. 또한 서울 시향의 연습실과 사무실 부족을 이유로 같은 전속단체인 시립극단을 5월부터는 서대문 문화회관으로 보낸다고 하는데 이르러서는 연극인들을 분노에 앞서 자괴감에 빠트리게 하는 행위인 것이다. 과연 이러한 일련의 조치들이 문화도시를 꿈꾼다는 서울시와 세종문화회관의 행보 란 말인가!

연극계 유관 단체 모두는 위와 같은 과정을 연극인을 무시하는 단편적인 행정의 형태로 규정짓고 서울시 문화정책에 대한 불신과 함께 <서울시 문화사업에 대한범 예술인 불참운동>을 전개하고자 한다.

이 땅에 연극을 정착시킨 개화기의 선각자들은 “시민의식(민족의식)의 고취는 연극을 통해서만이 가능하다”라고 하였고 지금도 이 땅의 연극인들은 지적 자극을 통해 시민의식을 살찌우고 풍요롭게 하는데 일조를 하고 있는 것이다. 이처럼 예술가로서의 길을 걷고 있는 연극인들에게 격려와 칭찬은 고사하고, 조선조 말기 천박한 광대패들이라 하여 지방으로 내쫓아 버렸던 일본 관헌들의 행태와 같은 서울시와 세종문화회관은 반문화적 폭력배들임이 틀림없다. 이에 우리는 서울시의 모든 문화 사업과 지원금 사업에도 불참할 것을 천명코자 하는 것이다.

(사)한국연극협회를 비롯한 유관 협회 모두는 기초예술문화에 대한 인식부재인 서 울시의 문화정책에 대한 불신을 강력히 표명하고 예술인들의 권익보호를 위하여 <서울시 문화사업에 대한 범 예술인 불참운동>을 꾸준히 펼쳐 나갈 것이다.

2005년 4월 14일(목)
(사) 한국연극협회, (사) 한국연극협회 서울지회 (서울연극협회) ,(사) 연극배우협회, (사) 희곡작가협회, (사) 소공연장연합회, 한국연극연출가협회, 한국무대예술가협회,한국연극프로듀서협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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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종문화회관 , 문화정책 , 서울시 극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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