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결의 실마리를 찾기 어려운 장기투쟁사업장 그늘진 노동자들의 얼굴 중간에 유독 밝은 표정의 조합원들이 눈에 띄었다. 바로 얼마 전 원직 복직 타결에 성공한 한원CC 노조 조합원들이었다.
올 해만에도 하이닉스-매그나칩사내하청지회, 현대자동차비정규직노조 등 비정규노동자들의 투쟁이 장기화되고 있지만, 별다른 진전이 없는 상황에서 한원CC 노조 투쟁의 타결은 장기투쟁사업장 그리고 비정규직 투쟁에 단비 같은 희소식이 아닐 수 없었다.
그 원춘희 조합원이 환한 얼굴로 비정규직 철폐를 외치며 힘찬 팔뚝질을 하고 있었다.
원춘희 조합원은 타결에 대한 기쁨과 버텨주고 연대해준 조합원과 동지들에 대한 감사함을 말하며 시종 웃음을 보였다.
그렇게 돌아가는 현장이지만 “남은 시간이 결코 지금보다 쉽지 않을 거”라고 윤춘희 조합원은 선선히 말했다. “이렇게 매운 맛을 보았으니 회사가 노조를 그냥 두려 하겠냐”는 것이다.
뭣 모르고 일하고 싶다는 맘으로 시작한 투쟁에서 남긴 거라고는 노동자가 투쟁하지 않으면 아무 것도 지킬 것이 없다는 사실. 연대하지 않는다면 개별적인 어떤 투쟁도 결국 패할 수밖에 없다는 확신. “그래서 모두들 이제 다시 한 숨 고르고 머리띠를 맨다”고 원춘희 조합원은 강조했다. 21일 수련회에서 조합원들은 이런 다짐들을 다시 다질 생각들이다.
얼마 전 맞춘 하복이 나오는 대로 한원CC조합원들은 그렇게 원하던 현장에서 일을 하게 된다. 늦어도 5월 초면 말이다. 해를 넘겨 돌아가는 5월 그녀들의 현장이 더 이상 구사대의 차량에 몸이 달려 끌려가고 칼날까지 동원된 폭언과 협박이 없는 현장이기를. 고용불안과 노조 탄압에 시달리는 현장이 아니기를 진심으로 바라며 반가운 인터뷰를 마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