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입국관리소, 합법체류자 잡고 사장에게 이탈 신고 종용

이주인권연대 등 11일 인천출입국사무소 규탄 기자회견

한국이주노동자인권센터와 인천지역의 노동사회단체는 11일 오전 인천출입국관리사무소의 불법적인 이주노동자 단속을 고발하는 기자회견을 연다.

센터에 따르면 인천출입국관리사무소는 지난 4월 26일 파키스탄 출신의 산업연수생 암저드 후센을 연행한 뒤, 그가 고용된 회사에 전화를 걸어 이탈신고서를 보내라고 요구한 것.

이날 오후 2시 30분경, 부천에 소재한 '다니엘 할랄푸드'점에서 음식재료를 사서 사촌 집으로 향하던 암저드 후센은 출입국직원의 신분증 제시요구에 외국인 등록증을 보여줬다.

출입국직원은 그에게 "야 너 회사는 수원인데 여기서 뭐해"라며 위압적인 태도로 질문했고, 암저드 후센이 "저 사촌집에 왔어"라고 대답했음에도 곧바로 수갑을 채운 뒤 봉고차로 끌고 갔다. 또한, 이를 목격한 '다니엘 할랄푸드'점 주인인 하진성씨(파키스탄 출신으로 귀화한 한국인임)가 항의를 하자, 출입국 직원인 임모씨는 "x새끼야 너 뭐야"라며 하씨의 멱살을 잡아 뿌리치고 출발한 것으로 밝혀졌다.

인천출입국관리소는 조서를 꾸미고 암저드 후센을 지하 외국인보호소에 가둔 뒤 소지품까지 모두 압수했다가, 센터의 전화를 받고 오후 7시경에야 그를 풀어주었다. 여기에다 인천출입국관리소는 센터의 전화를 받은 뒤 무고한 사람을 단속한 사실을 알게되자, 암저드 후센의 회사에 전화를 걸어 도리어 이탈신고서 보내라고 요구한 것으로 드러났다.

암저드 후센의 회사측에 확인한 결과, 출입국 직원 소모씨가 회사에 전화를 걸어왔고 담당이사가 "파키스탄에 계신 아버님이 돌아가셔서 휴가를 줬다"고 했더니, 출입국직원은 "간다고 했는데 안 갔으니까 이탈 하려고 한 거 아니냐. 지금 우리가 잡아 놨으니까 빨리 이탈신고서를 팩스로 보내달라"고 요구했다는 것.

이 사건과 관련, 한국이주노동자인권센터는 보도자료를 통해 "센터에 의해 이 같은 일이 포착되지 않았다면 암저드 후센은 영문도 모른 채 강제추방 되었을 것"이라며 "실적에 눈이 멀어 합법체류자마저 미등록자로 만들어 강제추방 시키는 작태가 지금도 어디선가 벌어지고 있지 않을까 심히 두렵다"고 우려를 표명했다.

센터는 또한 "인천출입국관리사무소는 여성이주노동자를 폭행하는 등 반인권 행태를 수차례 저질러 인권단체들로부터 지탄을 받았지만 여전히 반인권적 폭력적 단속을 멈추지 않고 있다"고 인천출입국측을 비난했다.

"얼굴이 외국인이면 이렇게 막 해도 되는 거예요?"

"허락도 없이 가게 안에 막 들어와 아들에게 아빠의 안 좋은 모습을 보여줘 아들의 마음에 상처를 입혀 너무나 화가 났다"

"귀화를 하면 한국국적으로 나라에서 우리도 떳떳이 살 수 있겠지 부푼 마음을 갖고, 귀화시험을 남편은 단 한 번에 붙었다. 우리 가족은 그 날 세상을 다 얻은 듯이 기뻐했고, 뭐가 그렇게 좋았는지 서로 부둥켜안고 뛰며 좋아했던 것이 지금은 다 부질없다."

"얼굴에, 등판에 주민등록증을 붙이고 다닐 수만 있다면 그렇게라도 하고 싶은 심정이다. 이렇게 단속을 당한 것이 한두 번이 아니다. 반말하는 것은 기본이고, 욕은 말할 것조차 없다." - 부인 하종심씨의 진술 중


또한 이날 기자회견에서는 다니엘 할랄푸드점 사장인 하진성씨의 부인인 하종심씨가 26일의 상황을 진술할 예정이다. 하진성씨 역시 암저드 후센이 연행되기 10분전 출입국관리소에 의해 봉변을 당한 것.

하씨에 따르면 남편 하진성씨는 이 시간 가게를 나와 쓰레기 봉투를 버리고 있었는데, 출입국직원 4명이 그의 어깨를 두명씩 붙들고 "야 너 신분증 줘 봐"라며 다짜고짜 반말을 해 왔다는 것이다.

하진성 씨가 "나 주민등록증 있어, 내 가게에 있어"라며 손을 놓고 얘기해 달라고 요청했음에도 불구하고, 출입국직원들은 그의 어깨와 옷깃을 움켜잡고 하씨의 아들 다니엘이 있는 가게 안으로 끌고 갔다.

하씨는 한국인이라는 사실을 확인받고 풀려났으나, 그가 친구인 암저드 후센이 잡혀있는 봉고차로 가서 "이 사람 비자 있어요. 왜 잡아가요?"라며 항의하자, 출입국 직원들은 다시 욕설과 폭력을 가했다.

하씨의 항의에 출입국 직원들은 "지금 공무집행 방해야" "야 너 타. 야 새끼야 너 타"라고 위협을 가했고, "남편이 한국인 신분이라는 것을 알고 있는 출입국 직원들이 그 자리에 있는데도 불구하고 어느 누구 하나 말을 하지 않았다"고 하씨의 부인은 진술서를 통해 밝혔다.

한편, 지난달에는 서울출입국관리소가 베트남 출신의 누응틴(가명)씨를 통해 불법체류자들을 밀고하게 한 뒤 풀어준 '프락치 사건'이 발각돼기도 했으며, 올해 1월에는 부산출입국관리소가 우즈베키스탄 출신의 암둘라함을 수갑을 채운뒤 발로 폭행해 늑골을 부러뜨리는 등 최근 이주노동자에 대한 인권침해 사례가 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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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마님

    이주문제에 관한 기사들 잘 읽고 있습니다. 다른 곳에서는 보기 힘든 이야기들, 더 많이 기사화해 주세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