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회견을 마칠 무렵 회견장 바깥 복도가 소란스러워지기 시작했다.
출입국 관리소 직원이 몰래 기자회견장의 사진을 찍다가 노조 조합원에게 발각된 것. 이 자는 발각 당시 자신은 일반인이라고 주장하며 디지털카메라의 사진칩을 지우고 카메라를 돌려달라고 요청했다. 그러나 곧이어 민주노총 관계자와 이주노조 조합원들이 출입국에서 늘상 마주치던 직원임을 확인하고 강하게 항의하기 시작했다.
"출입국 소장이 공식 해명하고 직접 카메라를 찾아가라"는 노조 관계자들의 요구에도 불구하고, 이 자는 자신이 출입국관리소 직원임을 시인하지도 부정하지도 않은채 계속 카메라를 돌려줄 것을 요구했다.
성난 조합원들에 에워싸여 민주노총 건물 밖으로 내 몰린 이 자는 기자들의 질문공세에 결국 자리를 피했다.
기자들 사이에서는 "조합원들이 바로 얼굴을 알아보고 흥분하는 걸 보니 평소 악랄하게 단속을 한 사람인가 보다"는 말들이 오갔다.
이 자가 자리를 뜬 후 확인한 결과 카메라에는 "개인용도 사용금지"라는 글씨가 선명하게 써있었다 . 그토록 애타게 카메라를 찾은 이유가 나름 짐작되는 대목. 그 사진은 어디에 쓰이려던 것일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