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교, 친구를 죽이지 않으면 내가 죽는 곳"

7일, 입시경쟁교육에 희생된 학생을 위한 촛불 추모제 열려


청소년들이 광화문 교보문고 앞을 가득 채웠다. 이미 이 세상에서 만날 수 없는 친구들을 만나기 위해서 이다. 자살을 선택할 수 밖에 없었던 친구들을 추모하며 600여명의 청소년들이 모여 “경쟁위주의 입시정책 반대! 내신등급제 상대평가 반대!”의 목소리를 모았다. 참가자들은 대부분 고등학교 1학년으로 내신등급제의 상대평가 도입, 대학입시 논술의 본고사화를 처음 경험하는 학생들이다.

집회가 시작되기 전부터 경찰들과 교육부 관계자들, 서울시 교육청에서 파견한 선생님들이 모여 청소년들의 얼굴을 확인하려고 여념이 없었다. 집회에 참석하려고 했던 청소년들은 교육부에서 참가자 전원 징계방침을 의식한 듯 집회장소를 서성거렸으며, 교보문고 앞을 가득 채우기 까지 많은 시간이 걸렸다. 학생들에게는 마스크가 나눠졌으며, 주최 측에서는 청소년들에게 돌아가는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해 기자들의 취재를 철저하게 차단하고 자원봉사자들의 보호 하에 ‘입시 경쟁 교육에 희생된 학생을 위한 촛불 추모제’는 시작되었다.

꿈을 꿔 보지도 못하고 죽어간 학생들

개회사로 나선 이근미 (사)21세기청소년공동체희망 사무국장은 “활짝 피어보지도 못한 아이들에게 애도의 마음을 보낸다”고 말문을 열였다. “아이들이 매일 매일 스스로 목숨을 끊고 있다. 지난 중간고사 기간 2주동안 4명의 학생이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희망을 그리기에도 바쁜 청소년들이 끊임없이 죽어가고 있지만 아무도 관심을 두지 않는다”며 “아이들의 절박한 현실과 외로운 외침에 귀를 기울여야 한다. 그리고 청소년들도 자신의 권리를 당당하게 외칠 수 있는 사회의 일구성원이라는 것을 어른들이 기억해야 할 것이다”고 목소리 높였다.

집회에는 시종일관 청소년들의 울부짖음과 함성이 가득했다. 집회에 아이를 찾으러 온 한 어머니는 “우리 아이가 집에 오지 않아 이곳에 있는 것 같아 나왔다”며 “새벽까지 코피를 쏟으며 공부하지만 아이는 두문제가 틀렸다고 눈물을 흘리고 집에 왔다”고 전하고 눈물을 흘렸다. 어머니는 집회에 참석한 아이들을 보며 자신의 아이들을 보는 듯 안타까운 한숨을 계속 내쉬었다. 한국청소년모임에서 온 한 학생은 “물건에 가격을 매기듯, 돼지고기에 등급을 매기듯 우리들에게 등급을 매기고 있다”며 “친구를 죽이지 않으면 내가 죽는 곳이 학교가 되었다. 이건 학교가 아니다. 우리는 물건이 아니고, 학교는 꿈을 키우는 자유로운 공간이 되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우리는 바보가 아니다

집회에 참석한 청소년들의 자유발언도 진행되었다. 한 여학생은 “우리는 바보가 이니다. 학교의 주인은 학생이다. 이제 어른들이 만들어 놓은 기준에 맞춰 살지 않겠다. 더 이상 숨죽이지 않고 당당한 청소년이 되자”며 집회에 참석한 친구들의 호응을 끌어냈다. 집회에서는 지금의 입시에 대한 학생들의 의견을 모았다. 주최 측은 “이것을 교육부에 전달할 것이며 6월 7일까지 교육부가 이에 대해 답변하지 않을 경우 우리는 더 큰 싸움을 만들어 갈 것이다”고 뜻을 모았다.

“청소년이 주인이다”는 엑기스의 노래로 집회는 마무리 되었다. 청소년들은 집회 이후 삼삼오오 집회에 대한 소감을 나누며 집으로 돌아갔다.


“꿈꾸지 않으면 사는게 아니라고, 사랑하지 않으면 사는 게 아니라고, 아름다운 꿈꾸며 사랑하는우리, 아무도 가지 않은 길을 가는 우리들, 누구도 꿈꾸지 모한 우리드의 세상 만들어가네. 배운다는 건 꿈을 꾸는 것, 가르친다는 건 희망을 노래하는 것. 우리는 알고 있네”
집회 참가자들이 함께 부른 노래 ‘꿈꾸지 않으면’ 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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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소년 , 내신등급제 , 희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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