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라리 ‘개인정보보호법’을 ‘개인정보이용법’으로 바꿔라”

39개 인권·사회단체, 지문날인제도 합헌 결정에 강력 반발

인권단체들이 헌법재판소의 지문날인제도 합헌 결정을 정면으로 비판하고 나섰다. 다산인권센터, 민주사회를위한변호사모임, 인권운동사랑방, 진보네트워크센터 등 39개 인권·사회단체들은 27일 성명서를 내고 이번 합헌 결정에 대해 “추상적 가정에 근거한 결정”이라며 “이번 결정에도 불구하고 전 국민 지문날인제도가 반인권적이며 일상적 파시즘을 강요하는 제도임을 의심치 않는다”고 밝혔다.

  지난해 5월 '지문날인반대연대'의 남산 걷기 행사 중

인권·사회단체들은 재판관 6대 3 의견으로 나온 이번 합헌 결정이 “면밀한 법률적 해석에 근거했다기보다는 주관적이고, 추상적인 견해로 일관하고 있다”며 “개인정보자기결정권을 제한하는 공권력 행사는 반드시 법률에 근거가 있어야 한다는 ‘법률유보의 원칙’과 ‘과잉제한금지 원칙’ 등 법해석의 기준들이 모두 왜곡되어 있다”고 지적했다.

이들은 지문날인제도를 합헌으로 판단한 6명의 의견에 대해 “신원확인기능의 효율적인 수행을 강조하면서도 왜, 어떤 목적으로 신원확인이 필요한지에 대해서는 눈을 감고 있다”며 “지문정보의 유용성에 대해 유별난 강조를 하면서도 그 유용성이 왜 기본권을 제한하는 근거가 되는지에 대해서는 전혀 설명을 하지 않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들은 또 경찰의 지문정보 임의사용의 법적 근거를 ‘공공기관의개인정보보호에관한법률’(개인정보보호법)로 제시하고 있는 헌법재판소의 판단에 대해 “‘공공기관의개인정보보호에관한법률’이 지문정보의 임의사용을 보장하는 법률이라면 법률의 명칭 자체를 ‘공공기관의개인정보이용에관한법률’로 바꾸는 것이 타당하다”며 “헌법재판소가 법률제정의 취지와 목적조차도 자신들의 편의에 따라 왜곡하고 있다”고 힐난했다.

  지난 4월 인권단체들이 지문정보 수집에 대한 국가인권위의 입장 표명을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열었다

헌법재판소는 26일 합헌 결정문을 통해 “경찰청장이 주민등록발급신청서에 날인되어 있는 지문정보를 보관하는 행위는 ‘공공기관의개인정보보호에관한법률’ 제 5조, 제 10조 제 2항 제 6호에 근거한 것으로 볼 수 있다”고 밝힌 바 있다.

인권단체들은 “대한민국 헌정질서유지의 최후 보루이자 최고 심급기관인 헌법재판소가 경찰의 대변인 역할에 만족하는 오늘의 상황을 보면서 우리는 실망을 넘어 안쓰러움까지 느끼게 된다”고 읍소하며 “반인권적인 군사정권의 유산을 철폐하기 위해 인간으로 살고자 하는 모든 시민들과 함께 싸워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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헌법재판소 , 주민등록증 , 개인정보보호 , 인권단체 , 지문날인제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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