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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반대표시가 된 투표용지 [출처: AFP통신] |
EU 25개 회원국 가운데 단 한 곳이라도 EU헌법을 거부할 경우 무효화 되는 규정에 따라 현재 제출된 458개 조항의 EU헌법안은 무용지물이 됐다. 프랑스 국민투표 이전에 독일을 비롯한 9개국이 현행 헌법안을 비준한 바 있으나 프랑스의 부결로 인해 다른 나라의 국민투표는 의미를 상실하게 됐다.
이미 영국의 잭 스트로 외무부 장관은 “프랑스에서 부결될 경우 영국의 국민투표는 의미가 없을 것”이라는 입장을 제출한 바 있으나 부결 직후 말을 바꿔 “예정대로 내년에 국민투표를 실시 할 것”이라 밝혔다. 물론 이러한 규정과 별개로 이미 제출된 EU헌법안에 힘을 싣는 의미로 나머지 나라에서도 국민투표를 강행할 가능성이 높다. 그러나 3일후 국민투표가 벌어질 네덜란드의 경우에도 반대 여론이 높은 점을 감안할 때 투표 강행은 반대 도미노로 이어지고 현재 제출된 EU헌법에 완전한 파산 선고를 내리게 될 가능성도 높다는 지적이다.
프랑스 국민투표 앞두고 유럽 주요 정치세력 총출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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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 27일 농민 운동가 조지 보베를 비롯해 EU헌법 반대 진영이 총집결해 집회를 열었다. [출처: AFP 통신] |
29일 투표를 며칠 앞두고 부터는 열기가 더욱 뜨거워졌다. 26일에는 자끄 시라끄 대통령이 티비를 통해 대국민설득에 나선 후 반대여론이 55%에서 52%로 3%포인트 떨어져 힘겹게 통과되는 것은 아닌가 하는 전망이 일각에서 나오기도 했다. 이에 앞선 24일에는 사회당의 리오넬 조스팽 전 총리도 티비에 출연해 “위”(찬성)을 호소하며 시라끄 정부에 힘을 실었다. 그리고 27일에는 역내 ‘좌파’ 정상들이 내정간섭이라는 지적에도 불구하고 직접 프랑스를 방문 찬성 세 몰이에 나섰다.
슈뢰더 독일 총리는 프랑스 남부 툴루즈에서 사회당 주요 인사인 도미니끄 스트로스와 함께 헌법 지지 유세에 나섰고 사파테로 스페인 총리는 프랑스 북부 릴에서 프랑수와 올랑드 사회당 당수와 함께 지원 연설에 나서 사회당 지지자들에게 헌법 통과를 강력히 촉구했다.
그러나 반대측의 막판 세몰이도 만만치 않았다. 27일에는 파리에서 대규모 EU 헌법 반대 집회가 벌어졌다. 농민 운동가 조지 보베와 독일 사민당내 좌파인 오스카 라퐁텐 등이 참여한 이 집회에서는 “영미식 자본주의와 다를 바 없는 EU 헌법에 의해 학교·병원·우체국 등 모든 공기업과 공기관이 민영화 순서를 밟게 되며, 의료보험 등 각종 사회보장제도도 악화하는 등 유럽의 사회주의적 가치가 송두리째 흔들릴 것”이라는 목소리가 거셌다.
이렇게 막판까지 치열했던 찬반 논란은 결국 반대로 판가름 났다.
지난 3월부터 반대 목소리 높아져, 시라끄 정부에 대한 심판의 의미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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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시라끄 대통령은 투표 부결로 심각한 타격을 받게 됐다. [출처: AP통신] |
2005년 1월 기준으로 프랑스의 실업률을 10%를 상회한데 반해 프랑스 주요 기업들의 순이익은 최고치를 달했다. 당시 프랑스 일간지 리베라시옹은 “(정부와 기업에 대한) 프랑스 인들의 신뢰도는 매우 낮다”고 논평한 바 있다. 파업 당시 프랑스 정부는 노동자들이 ‘시장친화적’이고 ‘사회복지 모델을 파괴’하는 신자유주의적 EU헌법에 대해 반대로 돌아설 것을 우려했고 그 우려는 결국 맞아 떨어진 셈이다.
3월에는 노동자들 뿐 아니라 고교생들도 거리에 나섰다. 프랑스 고교생들은 바칼로레아 개혁안에 반대해 연일 수업 거부와 시위를 벌였다. 학생들은 프랑스 정부가 제출한 바칼로레아 개혁안을 통해 교육과 대학까지 신자유주의적 경제 논리에 종속되고 있다고 맹렬한 비판을 퍼부었다.
3월을 기점으로 EU헌법에 대한 반대여론이 높아지자 시라끄 대통령은 티비 토론에 직접 나섰다. 지난 4월 14일 티비 토론에 나선 시라끄 대통령은 "EU 헌법은 앵글로색슨 족의 울트라리버럴리즘에 맞서기 위한 성벽"이라고 강변했지만 시라끄 대통령의 말은 비웃음을 샀다. 반대진영은 시라끄의 주장에 대해 “EU헌법이 신자유주의 물결에 대한 성벽이 아니라 전령”이라 즉각 응수했고 티비 토론 직후 반대 여론은 56%로 최고에 달했다.
프랑스 국민투표 결과가 가지고 올 파장, 유럽내 ‘무늬만 좌파’에 타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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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9일 밤 EU헌법 부결을 자축하는 프랑스 좌파 [출처: REUTER 통신] |
한편 프랑스의 EU헌법 거부가 몰고 올 파장은 프랑스 국내는 물론이고 유럽 전체에 큰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먼저 라파랭 총리로 대변되는 우파 내각은 타격을 입을 것으로 보이고 2007년 대선에서 시라끄가 3선에 성공하기는 힘들다는 성급한 전망도 나오고 있다.
또한 지난 대선에서 극우 인민전선의 르팽에게조차 패배해 결선에도 진출하지 못한 사회당의 리오낼 조스팽 전 총리가 시라끄의 구원투수를 자임하며 EU헌법 찬성 캠페인에 뛰어들었지만 다시 정치적 패배를 안았다. 이에 반해 당론과는 달리 일찌감치 반대 의사를 명확히 했던 롤랑 파비우스는 사회당 2인자 자리를 넘어 프랑스 좌파의 중심세력으로 도약할 수 있는 기회를 맞았다는 평가다.
유럽 전역으로 시야를 넓혀 보면 EU헌법 통과 무산이 함의하는 바는 다양하다. 일단 EU통합 드라이브에는 제동이 걸리겠지만 EU헌법에 반대하는 세력들 가운데 극우파를 제외하고는 EU통합 자체에 반대하는 세력이 드물다는 점을 감안할 때 일정 기간 냉각기를 거쳐 EU헌법은 재추진 될 가능성이 높다.
그리고 지난 2000년 체결된 니스 조약에 의거해 EU의 일상 업무는 별 탈 없이 진행될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영국의 블레어를 필두로 독일의 슈뢰더 정권, 스페인의 사피테로 정권등 신자유주의를 대세로 받아들이고 있는 사민당, 노동당 정권이 정치적 타격을 받는 대신 독일의 오스카 라퐁텐등 ‘사민당내 좌파’의 목소리가 높아질 전망이다. 특히 오는 7월 1일부터 EU 순번 의장을 맡게 될 토니 블레어가 이 정국을 어떻게 돌파하고 나설지도 주목되는 상황이다.
EU헌법 부결이후 남겨진 숙제는
그러나 EU헌법 부결이 곧바로 신자유주의에 대한 전면적 반대 움직임이나 좌파의 부활을 의미하지는 않는다는 지적이다. 프랑스에서 누구보다 더 EU헌법 반대 운동에 앞장 선 세력이 장 마리 르팽의 인민전선을 비롯한 극우파라는 점이 이를 증명한다.
극우파들은 EU헌법이 통과되면 동유럽의 저임금 노동자들이 역내로 유입되고 터키까지 EU에 가입하면 그 추세는 더욱 강해질 것이라고 선전해왔고 폴크슈타인 지침을 통해 폴란드 계절 노동자들이 프랑스 노동시장으로 진출한 것 역시 오히려 보수적 유권자들을 자극해 반대표를 던지게 만들기도 했다.
부결이 확실시 된후 파리 시내에는 공산당원, 노동자등 수천명이 모여 "자유시장화된 유럽 반대"등의 환호성을 외치며 자축의 집회를 가진 것으로 알려졌다. 결국 EU헌법 부결을 신자유주의 추세에 대한 근본적인 문제제기와 대안 도출의 계기로 삼기 위해서는 유럽인들 스스로의 더 큰 관심과 노력이 요구되는 셈이다.







![[영상] 현대기아차비정규직 농성..](http://www.newscham.net/data/coolmedia/0/KakaoTalk_20180411_120413041_copy.jpg)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