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년 3개월 심리, 변재승 대법관은 퇴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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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김석진] |
1980년 현대미포조선에 입사해 노동조합 대의원과 현장조직인 '민주노동자동지회' 초대의장 등으로 활동한 김석진 씨에게, 현대미포조선이 노조활동에 대한 '보복성 작업통제'를 가했던 사실이 드러났기 때문이다.
그러나 '다음 달엔 나겠지' '그 다음 달엔 나겠지'하던 대법원 판결은 3년 3개월째 미루어졌고 김석진 씨의 해고무효확인소송은 벌써 8년이 넘었다.
김석진 씨와 같은 사례인, 징계재량 남용과 관련된 대법원의 해고무효확인소송은 평균 재판 기간은 15개월이며 최장 20개월 가량이라는 점에서 이는 이례적이다.
게다가 김석진 씨의 해고소송을 3년 동안 끌어오던 변재승 대법관은, 결국 판결조차 내리지 않고 지난 2월 25일 퇴임해 버렸다. 변재승 대법관이 퇴임할 때까지 대법원 측은 '충분한 심리가 이루어져야 판결이 내려진다'는 입장만 되풀이 해왔다.
전관예우 그리고 대법원의 권력 남용
이러한 변재승 전 대법관의 유례 없는 소송지연은 전관 예우 논란을 불러일으켰다. 현대미포조선은 1, 2심에서 패소후 대법원에 상고한 뒤, 기존 변호사들 외에 대법관 출신(법원행정처장 겸임)의 변호사 이모씨를 선임한 바 있다.
또한 이모 씨는 변재승 주심 대법관과 법원행정처에서 함께 근무한 적이 있어 의혹을 부르기에 충분하다.
노회찬 민주노동당 의원은 지난해 10월 국정감사에서 "법원이 신속히 판단해주지 않는다면 해고된 노동자는 생존권이 위협받을 수 있다"며 "현대미포조선의 소송대리인인 변호사가 대법원 대법관 출신인만큼 공정성을 의심받지 않기 위해서라도 대법원은 더욱 신속히 심판하였어야 할 것이다"라고 대법원을 질타한 바 있다.
대법원의 소송지연은 해고자에게 고통을 줄 뿐 아니라, 소송 기간이 길어질수록 사측에 유리해진다는 점에서도 문제다.
현대미포조선은 이미 1·2심때 다루어졌던 자료들을 연이어 제출하며 시간을 끄는 동시에, '징계 후에 저지른 비위 사실도 판단에 참고가 될 수 있다'는 내용의 대법원 판례를 이용해서, 김씨가 해고를 당한 후 집회를 했던 자료 등을 모아 제출해 왔다.
이와 관련해 김석진 씨의 소송대리인인 최용석 변호사는 "징계의 정당한 사유가 있는가는 징계 시점에서 판단해야 하는데 현재 판례는 문제가 있다"라고 전제하고 "해고 사건의 특성상 사건을 계속 가지고 있으면 사용자에 유리한 일들이 계속 생겨날 수 밖에 없다"며 "대법원이 소송지휘권을 편파적으로 사용하고 있다"고 밝혔다.
또한 최용석 변호사는 "변재승 전 대법관 개인이 문제가 아니라 대법원이 문제"라며 "일반 하급심은 재판 진행을 고의로 지연시키면 대법원이 징계할 수 있고 인사고과에도 반영하지만, 대법관의 경우 대법원이 자기 정화를 할 수 있는 시스템이 없다"고 밝혔다.
"8년을 해고가족으로 살아온 저희 가족은"
대법원의 '충분한 심리'는 김석진 씨에게는 지옥같은 시간이었다. 반년간의 노상농성과 43일간의 단식투쟁으로 절뚝거리는 그의 무릎은 평생 회복이 불가능하고, 회사 경비대에게 끌려가 구타를 당하고 두 팔로 기어 나오기도 여러번이었다.
일터로부터 격리되고 생계유지와 소송비용 등 한날 한시가 고통스러울 수 밖에 없는 해고싸움. 엎친데 덮친 격으로 김석진씨의 어머니는 뇌줄중으로 쓰러졌고 그는 기계수리·용접·샷시공장 보조에 배달·양말 판매까지 닥치는대로 일을 찾아 병원비를 마련해야 했다. 아내 한미선 씨도 14년간의 전업주부 생활을 정리하고 한달 5-60만원이 빠듯한 화장품 외판일을 나서야 했다.
대법원 심리는 아직도 진행중이다. 최근 노동단체와 시민사회단체들은 김석진 씨의 해고사건에 대한 조속한 판결을 호소하며, 대법원 재판부에 수차례 탄원서를 제출했으나 대법원 행정처의 답변은 역시 "재판진행중인 사안임으로 아무런 답변을 할수 없다"는 것 뿐이었다.(2005. 5월)
올해 중학교 2학년이 된 김석진 씨의 큰 딸 김소연양(해고 당시 6살)은 29일 변재승 전 대법관의 후임인 양승태 신임대법관에게 편지를 보냈다.
"법은 힘없는 사람들을 보호하는 것이 아니라는 생각이 듭니다. 엄마는 가끔 친구분들과 전화할 때 하루하루 피를 말리는 심정으로 대법원 판결을 기다린다고 합니다. 돈이 많은 사람들은 어떻게 생각될 지 모르지만 8년을 해고 가족으로 살아온 저희 가족에게는 가족 전체의 희망과 절망이 걸린 중요한 문제입니다. 존경하는 대법원 재판장님. 하루빨리 판결을 받아 아빠께서 회사로 돌아갈 수 있도록 도와주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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