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과 일본, 고래혼획 세계 87% 차지

7일, 환경운동연합 고래보호를 위한 기자회견 열어

  진상조사단이 제주도에서 직접 촬영한 돌고래, 돌고래는 배가 만드는 물살을 타고 논다고 한다.

한국 과학연구목적으로 400마리 고래포획 허용

고래류는 전 세계적으로 83종이 기록되고 있으며 한국 바다에서는 34종이 발견되는 것으로 보고되고 있다. 국제자연보호연맹에서는 모든 고래류를 보호대상으로 하고 있고, 이중에서 특히 심각하게 보호되어야 할 종을 65종으로 분류하고 있다. 또한 멸종 위기 동식물의 국제거래금지협약에서는 고래류를 보호대상으로 하고 있으며, 24일까지 울산에서 열리고 있는 국제포경위원회에서는 대형 고래류를 중심으로 13종을 보호대상으로 지정하고 있다.

이렇게 국제적으로 고래를 보호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는 가운데, 한국은 2004년부터 연간 400두의 돌고래를 과학연구목적으로 포경을 허용하고 있어 논란이 되고 있다. 환경운동연합은 국제포경위원회가 울산에서 열리는 것을 계기로 '고래야 돌아와'라는 주제로 다양한 고래보호캠페인을 진행하고 있다.


한국, 일본의 고래 혼획 수 전 세계의 87%

7일 환경운동연합 생태교육관에서는 불법포경 고발과 고래보호정책을 촉구하는 기자회견이 열렸다. 이날 기자회견에는 6점의 불법포경도구 전시, 직접 시연과 불법포경행태를 고발한 제보자의 인터뷰, 불법포경도구 판매 실태를 담은 비디오가 상영되었다.

최예용 환경운동연합 고래보호위원회 실행위원장은 "매년 공식 보고만을 봐도 80∼100여 마리에 이르는 비정상적인 고래 혼획(어망에 걸려 잡히는 것)이 이루어져 사실상 포경이 공공연하게 자행되고 있는 실정이다"고 전하고 "국제포경위원회 회원국의 혼획 보고가 1∼5마리 수준에 머무르고 있음에 반대 한국과 일본에서의 혼획이 84∼112마리로 전 세계에서 보고된 혼획수의 87%를 차지하고 있다"며 한국의 혼획 행태를 강력하게 비판했다.

  불법포획도구

환경운동연합 고래보호특별위원회가 지난 4월 23일부터 포항, 울산, 부산일대의 불법혼획 및 불법포경도구 유통실태를 조사한 결과 "부산지역에서 고래잡이를 위한 수제작살 및 수입작살이 공공연히 유통되고 있어 낚시 및 어구상에서 손쉽게 구입할 수 있다"고 밝히고, 직접 구입한 불법포경도구를 전시했다. 이들의 조사결과 불법고래잡이 방식으로 △혼획을 가장한 불법포경 △혼획 보고하지 않고 반입하는 불법포경 등이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

혼획을 가장한 불법포경의 경우에는 고래 발견시 총기류 형태의 작살로 고래에 작살을 쏘아 잡으며, 혼획 조사시 작살 흔적 발견을 피하기 위해 작살촉에 연결된 철재끈을 끊어 작살촉과 철재끈이 고래 몸속으로 들어가 밖에서 확인하지 못하게 하는 방식으로 진행되고 있다. 이에 대해 환경운동연합은 "금속감지기등 득별한 조사도구를 사용하지 않고서는 밝힐 수 없으며, 현재 눈으로만 조사하는 방식으로는 혼획여부를 정확히 판단할 수 없다"고 주장했다. 또한 혼획 보고를 하지 않고 반입하는 고래의 경우에는 "바다에서 잡은 고래를 1차 해체하여 몰래 유통되고 있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환경운동연합은 "지난 3일 포항 해양경찰서에 돌고래 불법 포획으로 체포된 구룡포선적 자망어선 선장 박모씨의 경우처럼 다양하게 존재한다"고 주장했다.

인간, 고래와 함께 살아가기

캐나다에서 온 Joe 그린피스 활동가는 영국왕립학회에 보고된 '동해지역에서의 혼획 및 과학포경으로 인한 고래 개체수 감소추이'를 나타낸 그래프를 설명하며 "1980년대 후반부터 90년대 초반까지 국제협약 상의 고래보호 정책으로 인해 동해에서 유일하게 나타나는 대형고래인 밍크고래의 숫자가 일시적으로 증가했으나 한국과 일본에서의 계속적인 불법 포경은 고래 개체수를 계속 감소시키고 있다"고 주장하고 "인간과 함께 지내기를 원하는 고래를 막무가내로 잡는 인간들은 자연과 함께 사는 방식을 다시 고민해야 한다"고 호소했다.

  동해지역에서의 혼획 및 과학포경으로 인한 고래개체수 감소 추이, 영국왕립학회

기자회견 참가자들은 "현재 불법포경으로 적발되면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2000만원 이하의 벌금형을 받게 되어 있다. 그러나 현실적으로 최고 억대에 호가하는 고래경매가격을 고려할 때 이는 매우 미미한 법규정이다"며 정부의 해양생태계 보호와 고래보호를 위한 강력한 의지를 촉구하고, "이번 조사를 통해 정부의 고래보호정책이 실패하였음을 볼 수 있었다. 혼획고래의 개인소유를 금지하고 죽은 고래는 다른 멸종위기 동식물의 보호정책과 같이 소각 또는 매립처리하거나 생태학적인 방식으로 자연으로 돌려보내야 한다"고 주장했다.

기자회견 이후 진행한 불법포경도구 사용시범에서는 대형고래를 잡을 때 사용되는 작살이 등장했다. 작살을 쏘자 시범에 사용된 나무 판자를 관통하였다. 이에 기자회견에 참석한 기자와 참가자들은 모두 깜짝 놀랐다. 시범에 나선 전시진 부산환경연합 회원은 "이 작살을 3∼4 군데에서 한꺼번에 사용할 경우 아무리 큰 고래라도 힘을 쓰지 못한다. 작은 돌고래의 경우에는 몸을 관통하는 경우도 있다"고 전했다.

  작살사용시범

  나무판자를 뚫고 들어간 작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