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속노조 하이닉스-매그나칩 사내하청지회'(이하 하이닉스지회) 노동자들이 9일 청와대 인근 청운동 사거리에서 집단민원제출을 요구하며 행진하다가, 이중 11명이 경찰에 의해 연행됐다. 하이닉스지회는 청운동사거리 인도상에서 노숙 농성에 돌입했다.
"하이닉스 사태, 청와대가 나서라"
하이닉스지회는 이날 오후 2시 청운동 사거리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120여명의 비정규직 노동자들은 노조를 만들었다는 이유로 해고 된 후 생계에 엄청난 위협을 당하며 하루 하루 비통한 세월을 보내고 있다"며 "거대한 자본의 권력앞에 외소하기만 한 비정규직 노동자들의 비애를 청와대가 귀 기울여야 한다"고 주장했다.
기자회견을 마친 이들은 '공장으로 돌아가고 싶습니다' '하이닉스 매그나칩 비정규직 집단해고 사태 청와대가 해결해 주십시오'라고 쓰여진 민원서류를 들고, 청운동 사거리에서 청와대 방면으로 행진을 시작했다.
경찰이 집회신고가 되지 않았다는 이유를 들어 행진을 저지하자, 이들은 2시 30분경 청운동 사거리의 도로상에 드러누운채 스크럼을 짜고 도로 점거에 나섰다.
경찰이 하이닉스 지회 노동자들을 인도로 밀어내면서, 30여분간 계속된 도로점거는 끝이 났고 이 과정에서 금속연맹 이시욱 부위원장 등 15명이 연행됐다.
하이닉스 노동자들, 청와대 인근 노숙농성
이날 3시경부터 연행되지 않은 하이닉스 노동자들과 소식을 듣고 청운동 사거리로 집결한 금속노조 등 연대단위들은 인도상에서 △연행자 전원 석방 △청와대 집단민원 접수를 요구하며 농성에 들어갔다.
경찰은 농성중인 노동자들을 200여명의 경찰병력으로 둘러싸고 있으며, 농성자들이 식당과 화장실을 가는 경우에만 1인당 2명의 경찰이 붙은채 출입을 허용하고 있다.
오후 11시경 하이닉스지회는 청와대 앞 항의 농성을 지속하기로 결정했으며, 10일 오전 서대문경찰청 앞에서 긴급 기자회견을 개최한다. 따라서 지난 8일 서울로 올라와 상경투쟁을 진행한 하이닉스지회가 예정대로 내일 청주로 내려갈 수 있을 지는 미지수다.
임헌진 하이닉스지회 사무장은 "대한민국 국민이 청와대에 민원을 접수한다는데 이를 방해하고 연행한 것은 엄연히 불법"이라며 "상황을 더 지켜본 후 내일 상집회의를 거쳐서 이후 투쟁방향을 결정할 것"이라고 밝혔다.
경찰책임자 폭언에 항의하는 여성노동자 차에 매단 채 질주
한편 이날 농성과정에서 정보과 형사로 보이는 현장 책임자가 농성장을 지지방문한 시그네틱스지회 노동자에게 "계집애들이.. "라며 폭언을 행사했다가, 이에 항의하는 여성노동자를 차에 매단채 10미터 가량 질주해 부상을 입히는 일이 벌어졌다.
이 경찰 책임자는 여성노동자들의 항의에 바닥에 침을 뱉고 "왜 사람을 치고 가" "나는 내 방어한 거야"라며 반말을 하다가, 기자들이 카메라를 비추자 승용차를 타고 도망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