절망한 이주노동자의 자살·자해 속출

외노협 "천안지방노동사무소가 자살 방기했다"

강제추방과 임금체불에 절망한 이주노동자들의 자살·자살기도가 속출하고 있다.

카자흐스탄 동포인 아리나씨(44세)가 체류기간이 만료되던 당일인 7월 31일 새벽 목을 매어 자살했다. 아리나씨는 지난 2002년 9월, 역시 이주노동자인 남편과 함께 입국해 천안의 모 금형회사에서 근무해오다 올해 초 해고됐다.

사업주는 아리나씨의 남편 또한 해고했는데 2개월 반의 체불임금 역시 주지않았다. 아리나씨는 6월초 수차례 천안지방노동사무소를 찾아 민원을 제기했으나, 사업주는 출석요구에 불응하며 근로감독관을 통해 '출국해야 하는 것을 알고 있으니 비행기표만 주겠다'는 의사만 전달한 것으로 전해졌다.

또한 담당 근로감독관은 아리나씨 부부의 민원을 이유없이 지연시키다 체류기간 만료가 임박한 7월 25일에야 이를 접수한 것으로 밝혀져, 사업주가 체류기간 만료를 이용해 임금을 지급하지 않도록 방조했다는 비난을 면할 수 없을 것으로 보인다.

외노협 "천안지방노동사무소가 자살 방기했다"

이와 관련 '외국인이주노동자대책협의회'(외노협)측은 "외국인이주노동자가 체류기한 내에 정상적으로 체불임금을 해결하고 합법적으로 출국할 수 있는 기회를 박탈하고 결국 죽음에 이르도록 방기하였다"고 지적하기도 했다.

지난 8월 3일에도 건설현장에서 일하던 중국 동포인 김이균(42)씨가 체류기간 만료일을 10여일 앞두고 체불임금 800만원을 받지 못하자, 유리로 손목을 찔러 자살을 기도하는 사건이 있었다.

김씨는 수차례 체불임금 지급을 요구했으나 사업주는 거듭 날짜를 미루고 잠적을 하기도 하는 등 고의적으로 임금 지급을 기피해 온 것으로 드러났다.

김씨는 인대가 끊어지는 중상을 입고 천안의 '사랑의 메티컬 의원'에 입원중이며, 생명에는 지장이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외국인이주노동자대책협의회'(외노협)는 5일 느티나무 카페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이번 사건들은)체류기한 만료를 악용한 사업주의 고의적인 임금체불의 결과이지만 그 뒤에는 성과 위주의 무차별적인 단속추방정책만을 지속하는 정부의 정책이 자리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외노협은 또한 "도움을 구하러 찾아온 외국인이주노동자에게 무성의한 업무태만으로 일관하여 결국 죽음이라는 극단적인 선택을 하게 만든데 대해 분명한 책임을 져야할 것"이라고 담당 근로감독관의 처벌을 촉구했다.

외노협은 이번 사건과 관련해 △단속추방정책 중단 △체류기간 만료를 악용하는 악덕사업주 처벌 △ 체불임금 해결을 위한 대책 수립 등을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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