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올 말 전국단일 이주노조를 목표로"

이주노조 결성 4개월, 샤킬 위원장 직무대행을 만나다

전체 35만 명 이주노동자 중 절반 이상인 20만 명이 미등록 이주노동자, 일명 불법체류자 신분으로 강제추방의 위협 속에 하루하루를 보내고 있다. 20여명 이상이 스스로 목숨을 끊어야 했고 전기봉과 그물총 등 인간사냥을 방출케 하는 강제추방 단속에 무참한 인권침해를 당하고 있다. 합법이주노동자들 역시 ‘사업장 이동 제한’에 묶여 저임금과 장시간 노동, 인권침해에 시달리고 있다.

이주노동자들의 인권과 노동권보장은 오직 이주노동자들 스스로가 주체가 되어서 투쟁했을 때만 쟁취할 수 있다는 판단 속에 이주노동자들은 지난 4월 서울경기인천지역 이주노조를 출범했다. 그러나 정부는 조합원 중 미등록이주노동자가 있다는 이유로 이주노조 설립을 불허했으며, 노조 출범 한 달도 안 된 시점에 안와르 위원장을 전격 표적 연행했다.

대다수 간부들이 미등록 신분으로 추방대상인데다, 위원장 연행에 따른 조직상의 어려움, 열악한 재정 구조 속에서도 그러나 이주노조는 작은 발전을 더해가고 있다. 고용허가제 시행 1년을 계기로 이들은 올 하반기 고용허가제 폐지와 노동허가제 쟁취를 위한 준비를 차근차근 밟고 있다. 또 전국적 노조 건설을 위한 순회투쟁단도 조만간 노정에 오를 것이다.

한국 땅에 들어선 순간부터 노동자이되 노동자가 아닌 신분으로 험난한 시간을 보내야 했던 현실. 그 현실에 맞서 389일 명동성당 농성을 거치고 이제 다시 새로운 투쟁을 준비하고 있는 이주노조.

샤킬 노조 위원장 직무대행을 만나 노조 결성 4개월여의 근황과 전망을 들어보았다.

  샤킬 이주노조 직무대행 [출처: 사회진보연대]
노조 결성 이후 근황은 어떠했나

내부적으로 지부와 분회 건설에 주력했다. 처음 91명으로 시작한 조합원은 현재 300여명으로 늘었다. 서울경인 지역에 3개 지부, 4개 분회를 갖췄다.

안와르 위원장 연행 이후 조직 체계에 어려움 많았을 것으로 본다

출범 직후 위원장이 연행돼 조직 운영에 어려움이 많았다. 조합원들과 관련 단체들과 연락들을 자주하며 위원장 석방 투쟁에 힘쓰고 있다. 위원장도 안에서 계속 소식을 전하며 안에서 할 수 있는 투쟁들을 하고 있다. 안에 있으나 밖에 있으나 마찬가지다. 현재는 초기 어려움을 좀 벗어나고 있는 상황이다.

그 외 어려움은 어떤 것인가

가장 어려운 건 조직화 문제다. 단속이 심해지고 있기 때문에 간부들이 자유롭게 다니는 것 조차 어려운 상황이다. 매 번 누군가의 도움을 받고 차량으로 다닌다는 것이 매우 힘들다. 안와르 위원장 연행을 계기로 연대가 다시 활성화되고 있지만 앞으로 좀 더 폭넓은 연대가 마련되길 바란다. 단체나 민주노총 상층이 아니라 이주노조 문제를 한국사회 노동의 문제로 생각하는 실질적인 연대 말이다.

하반기 중점할 사업은 무엇인가

우리는 노동허가제 쟁취를 목적으로 오랫동안 투쟁하고 있다. 올 정기국회서 노동허가제 법안을 제출하기 위해 현재 법안 내용 검토 중이다. 이를 계기로 입법 쟁취 투쟁을 벌여나갈 것이다.

현재는 서울경인지역을 대상으로 노조를 출범했지만, 우리 목표는 전국 단위의 단일노조다. 전국 투쟁 순회단을 꾸려서 단일노조 건설에 힘쓸 방침이다.

전국 투쟁 순회단은 언제 가시화되나

이번 달 말이나 다음 달 초 정도면 가시화될 것이다. 처음에는 구미, 대구, 부산 등 이주노동자 활동이 왕성한 지역을 중심으로 돌고 이후 마산 등 다른 지역으로 확대될 것이다. 중앙과 지부 임원 등이 참여할 것이며 올 해 말 정도면 전국노조에 대한 상도 일정 나올 거라 본다. 순회는 간부 중심으로 하지만, 각 지역별로 민주노총 지역본부나 외노협 등 단체들도 함께하며 결의를 모아낼 것이다.

안와르 위원장 연행 직후 제 노동사회단체 연대회의가 꾸려졌는데, 활동은 어떤가

공대위는 이주노동권 보장 확보와 안와르 위원장 석방을 위한 여론 환기에 주력하고 있다. 노동허가제에 대해 연대회의 내에서 다소간 의견이 달라 토론을 통해 입장조율 시도 중이다.

방금 말한 것처럼 최근 단속이 심해졌다고 들었다

단속이 예전보다 심해지고 있고, 문제는 계획적으로 표적연행이 이루어진다는 것이다. 안산의 경우 낮에 일하는 것이 불가능한 정도다. 그러다 보니 밤에 일을 하고 낮에는 어딘가에 숨어 지내는 형국이다. 반월공단이나 안양도 마찬가지다. 단속할 때 낮에 이주노동자들이 자고 있는 방을 열고 연행해 간다. 즉, 미리 파악하고 연행한다는 것이다.

안와르 위원장 출국 문제는 어떻게 되는 건가

연행 직후 강제출국 운운이 있었지만, 현재는 소강상태다. 아직 안와르 위원장이 국가인권위에 진정한 내용이나 국가배상청구 등의 결과가 안 나오고 진행 상태라서 강제출국이 어려운 상황인 것 때문으로 보인다.

덧붙이고 싶은 말을 해 달라

하고 싶은 말이야 많지만(웃음)... 이 땅에서 이주노동자들이 오랜 시간 일 해왔다. 그러나 여전히 이주노동자는 노동하되 노동자가 아닌 상태다. 이주노동자들은 한국에서 ‘사람’이 아니다. 사업장에서의 폭력이나 차별은 둘째치더라도 단속 과정에서 짐승처럼 그물에 채여 잡혀간다. 수갑에 채워 잡혀가는 보호소에서는 감옥과 다름없는 상황에 놓여진다. 그리고는 6개월 1년까지 보호소에서 출국 시까지 억류된다.

너무 심한 것 아닌가. 우리는 노동자니까 노동허가를 해달라는 것이다. 고용허가제가 이주노동자 문제 해결에 실패했다는 것은 여러 가지로 나타나고 있지 않나. 빠른 시일 내 고용허가제를 폐지하고 야만적 단속추방을 중단해야 한다. 이주노동자 합법화를 위한 정책을 최대한 빨리 만들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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