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물, 전기, 화장실이다"

용산구청, 강제철거 된 용산동5가 철거민들 화장실 사용도 막아

용산동5가 철거민들 41일 째 공원천막에서 생활

용산구청 앞에는 24일 째 철거민들의 농성이 이어지고 있다. 그들은 지난 2004년 6월부터 10월까지 3개월에 걸쳐 강제철거가 이루어진 용산동 5가 철거민들이다. 그들은 강제철거 이후 이주대책을 요구하며 비닐천막을 쳐놓고 공동생활을 하고 있었으나 지난 7월 14일 용역회사와 경찰, 구청직원들에 의해 또다시 천막이 강제로 철거되었으며 현재는 철거지역 앞에 있는 공원에서 41일째 천막생활을 하고 있다. 이 천막은 용산구청에서 임시로 지어준 것이다. 하지만 용산구청은 3번의 계도장을 보내 이 천막을 다시 철거하겠다는 입장을 밝히고 있다.

전기도, 물도, 화장실도 없는 천막생활에 철거민들은 용산구청의 화장실을 사용하려하자 박귀순 용산구청 총무과장은 구청직원들을 시켜 "내가 책임질테니 철거민들의 화장실 출입을 철저히 차단시키고 물도 주지마"라며 철거민들의 구청 출입을 철저히 막고 있다. 또한 철거민들이 민원을 처리하려 하자 "철거민들은 우리 구민이 아니다"며 민원마저 차단하고 있는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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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은 우리에게 폭풍전야"

23일 오후 1시, 용산구청 앞에서 전국철거민연합 주최로 진행된 '살인적인 인권유린 자행하는 용산구청장 박장규 처단 대회'에는 현재 강제철거의 위협에 놓여 있는 각 지역 철거민 150여명이 모여 "강제철거 중단하고 주거권을 보장하라"고 목소리 높였다.

구현미 용산동5가철거민대책협의회 위원장은 "용산구5가는 주거지역이었다. 그래서 임대주택을 받을 수 있었느나, 언젠가 조합은 이 지역을 주상복합지역으로 용도변경하고 이제 임대주택도 받을 수 없다. 이렇게 아무런 대책도 마련해 놓지 않고 무조건 돈 없는 세입자들을 몰아내고 있는 것이다"며 이주대책 마련을 위해 용산구청장과의 면담을 요구했다.

이어 용산동5가 철거민들과 연대하기 위해 참석한 안광복 소사철거민대책협의회 위원장은 "가을이 오고 있다. 가을은 자본가들이 선호하는 계절이며, 우리에게는 폭풍전야이다"며 겨울에도 불법적으로 자행되고 있는 강제철거 상황을 폭로하고, "투쟁하는 철거민이 철거에서 벗어날 수 있다"며 끝까지 함께 싸울 것을 결의했다.

  물도, 화장실도 못쓰게 하는 용산구청은 구청 앞 집회도 막아섰다.

집회 참가자들은 결의문을 통해 "용산동5가 19번지는 이미 1994년 당시 재개발회사에서 세입자들에게 임대 주택 공급 계획을 세워 통보까지 했다. 그러나 시행사 측에서는 용적률을 이용해 막대한 개발이익금을 챙기면서도 세입자들의 주거권을 철저히 무시하고 있다"고 주장하고 "건설자본과 행정관청의 나눠 먹기식 개발에 왜 용산동5가 철거민들이 희생양이 되어야 하는가"라며 근본적인 대책을 마련을 호소했다. 이어 참가자들은 △가수용 단지와 영구임대 주택 쟁취 △철거깡패들의 살인적인 폭력과 인권유린을 비호하며 철거민들을 몰아내는 용산경찰서 규탄 △부동산 투기와 정경유착을 척결하고 토지공개념의 원칙에 입각한 주거권과 생존권 쟁취를 결의했다.

이후 집회참가자들은 용산동5가 철거민들이 살고 있는 천막까지 행진을 진행한 뒤 그곳에서 정리집회를 했다.



[인터뷰] 구현미 용산동5가철거민대책협의회 위원장



현재 어떤 상황인가

철거된 곳 앞 작은 공원에 천막에서 41일 째 아이 2명과 여성 7명이 살고 있다. 그곳에는 물도 없고, 전기도 없고, 화장실도 없다. 물과 화장실은 그동안 용산구청을 이용하고 있었고, 전기는 가로등에 의지해서 살고 있다. 하지만 용산구청은 우리가 물과 화장실을 사용하는 것 마저 막고 있으며, 전기도 넣어주고 있지 않다. 밤이면 공원 주변에서는 공사가 진행되어 우리는 잠한숨도 제대로 잘 수 없는 상황이고, 공사장에서 나오는 매연과 먼지로 모두가 마스크를 쓰고 자는 상황이다. 이런 상황에도 용산구청장은 단 한번도 면담에 응하지 않았으며, 천막마저 철거하겠다는 협박만 계속하고 있다.

철거에 따른 주거대책은 어떠했는가

1994년에 당시 재개발회사에서는 임대주택에 대한 계획을 가지고 있었다. 그러나 조합에서 세입자들에게 어떠한 설명도 없이 토지를 용도 변경하면서 이도 불가능한 상황이다. 그리고 1년 전 철거과정에서 4인 가족에 700만원 씩 주고 주민들을 내보냈으나, 그걸로 어디가서 집을 구하겠는가. 이런 상황에서 문제해결을 위해 용산구청이 나서야 함에도 용산구청은 오히려 철거를 비호하고, 우리를 끊임없이 탄압하고 있다. 물도, 화장실도 마음대로 사용하지 못하게 하고... 정말 답답하다.

앞으로는 어떻게 할 계획인가

용산구청과의 정식적인 면담을 계속 요구하고, 근본적인 이주대책인 임대주택요구를 계속해 갈 생각이다. 어려운 상황이지만 많은 연대투쟁으로 힘을 얻고 있다. 끝까지 함께 해주셨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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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제철거 , 용산구청 , 용산동5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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