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노총 중집, 하반기 사업계획 등 차기 중집으로 미뤄

서울대병원지부노조 건은 3자에 대한 권고안 다수안으로 채택

논란이 예상됐던 제 19차 민주노총 중앙집행위원회의가 별다른 결정사항 없이 끝났다.

24일, 25일 양일간 대전 경하장에서 비공개로 진행된 이 날 중집에서는 △하반기 사업계획안 △서울대병원지부노조 관련 건 △전국민중연대 주요사업 동참 건 △전해투 예산 지급 문제 등이 안건으로 논의됐다.

“하반기 공세적 파업, 내부공유 더 필요하다”, 다음 달 중집서 결정키로

  19차 중집회의 [출처: 민주노총]

민주노총 상집이 제출한 하반기 사업계획의 핵심은 “비정규권리보장입법 쟁취를 명확한 하빈기 핵심쟁취 목표로 상정하고, 11월 APEC회의에 맞춰 강력한 공세적 파업에 돌입하고, 11월말~12월 초 전면적인 비정규법안 권리보장입법 쟁취 총파업에 돌입한다”, “아울러 노사관계로드맵 저지와 민주화 입법, 무상의료 무상교육 등 세상을 바꾸는 투쟁 3대 요구를 쟁점화한다”, “총연맹 차원의 대대적인 산별노조 전환 사업 등 조직혁신사업에 돌입하고 비정규 미조직 전략조직화사업에 내실을 기한다, 창립 10주년 전국노동자대회를 기점으로 2단계 조직혁신사업에 돌입한다”, “연대단위를 통합재편하고 광범위한 범민중진영의 연대체 건설방침을 마련하며, 내년 5월 지자체 선거 승리를 위한 사업을 전개한다” 등이다.

이를 위해 APEC 시기인 11월 17~18일 이틀간 집중투쟁과 국회 상임위가 예상되는 11월 말 1주일 정도의 강력한 총파업 투쟁을 벌인다는 것.

이수봉 민주노총 교육선전실장은 “이 날 대다수 중집 성원들이 책임있는 파업 결의를 위해서라도 내부에서 토론이 더 필요하다”는 입장을 피력했다고 전했다. 때문에 이 날 회의는 사업계획안에 대한 토론으로 진행됐으며, 결정은 다음 달 6일 20차 중집회의를 통해 이루어질 것으로 보인다.

회의에 참석했던 한 중집성원은 “상집이 하반기 공세적 파업 돌입 근거 중 하나로 드는 ‘비정규법안에 대해 유리한 고지가 달성돼있다’는 정세분석이 지나치게 낙관적이라는 지적이 많았다”고 전하고 “기존에 없었던 입법쟁취 파업을 앞두고 좀 더 진지한 내부 고민이 필요하다는 지적도 있었다”고 말했다.

서울대병원지부노조 건, 3당사자에 대한 권고로. 당분간 공식논의는 없을 듯

논란이 집중된 지점은 예상대로 서울대병원지부노조 관련 건. 지난 6월 16차 민주노총 중집에서는 보건의료노조가 논의요청한 ‘공공연맹의 서울대병원지부 가맹 반려건’에 대해 5시간의 격론을 벌인 끝에, △총연맹은 공공연맹과 보건의료노조의 조직간 분쟁 해소를 위해 7월말까지 적극 중재한다 △이를 위해 민주노총은 공공연맹에 대해 서울대병원지부노조 가맹가입 승인을 ‘재고’할 것을 권고하고, 조정 기간 중 보건의료노조와 서울대병원지부노조 간의 현안 문제는 총연맹이 적극 개입해 해결한다는 결정을 내린 바 있다.

그러나 3차례에 걸친 총연맹과 보건의료노조, 서울대병원지부노조, 공공연맹 등과의 간담회 등에서도 의견조율은 이루어지지 않았다.

이 날 민주노총 상집은 ‘보건의료노조 규약 제 8조[가입 및 탈퇴] 조항에 따라 서울대병원지부노조가 보건의료노조에서 집단탈퇴한 것은 보건의료노조 규약에 위반한 사항이므로 무효이다’라는 안건을 심의 의결해 줄 것을 중집회의에 주문했다.

장시간 논란 끝에 중집성원들은 “△서울대병원지부노조는 탈퇴를 철회할 것을 권고 한다 △보건의료노조는 서울대병원지부노조 탈퇴 과정에서 제기된 문제에 대해 적극적 해결을 위해 노력할 것을 권고 한다 △공공연맹은 중집회의 결정을 존중할 것을 권고 한다”는 것을 다수안으로 채택했다.

이 결론에 대해 “규약 위반을 확인한 것”이라는 해석과 “서울대병원지부가 공공연맹에 가맹된 현 상태를 승인한 것”이라는 해석이 갈리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또한 권고의 의미에 대한 해석 문제도 지난 번 결정과 마찬가지로 남는다. 그러나 당장 민주노총이 하반기 총력투쟁을 앞에 두고 있어 당분간 서울대병원지부노조 관련 문제가 중집회의에서 공식 거론되지는 않을 전망이다.

예상외로 차분했던 중집회의

이례적으로 1박 2일 수련회 형식으로 진행된 제 19차 민주노총 중집회의를 두고, 장시간 치열한 격론이 진행될 것이라는 예상들이 지배적이었다. 이 날 중집회의가 비공개로 진행된 것도 이런 판단에 근거한 바 컸던 것으로 전해졌다.

그러나 이수봉 교선실장의 전언에 따르면, 토론은 치열하게 진행됐지만 감정적 대립보다는 비교적 차분한 분위기에서 회의가 진행됐다. 회의에 참석한 중집성원 역시 비슷한 분위기를 전했다.

중집성원들의 각기 다른 성향과 판단 근거들에도 불구하고, 한 가지 공통점은 하반기 민주노총은 어떤 식으로든 공세적인 전면 투쟁을 벌여야 하는 것이 불가피하고 또한 그에 대한 각 조직의 현실적 내부역량이 매우 빈약한 상태라는 것. 다가올 중집과 중앙위원회, 대의원대회까지 하반기를 아우르는 민주노총의 현명한 결정과 책임 있는 실천을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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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과객이오...

    민주노총이 밉긴 미운건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