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공연맹, "지하철 공기가 노동자들을 죽이고 있다"

미세먼지와 이산화탄소 기준치 크게 초과, 발암물질도 많아

지하철의 공기 오염이 노동자들에게 어떤 악영향을 미치는지에 대한 종합적인 연구 결과가 발표돼 주목을 끈다.

27일 공공연맹과 원진노동환경건강연구소가 공동 주최한 "지하철 공기가 당신을 죽이고 있다"는 제목의 지하철 환경실태보고서 발표회에 따르면, 지하철 승무원실의 미세먼지가 크게는 기준 오염치의 두 배를 초과해 노동자들과 승객의 건강을 심각하게 위협하는 수준인 것으로 드러났다.

[출처: 공공연맹]

올해 3월부터 9월까지 서울지하철과 도시철도공사의 승무원실 공기질을 평가하여 '지하철 승무원실의 미세먼지와 이산화탄소 발생 특성'이라는 주제 발표를 한 박동욱 한국방송통신대학교 교수는 미세먼지가 1,2호선에서 미국 대기환경기준을 크게 웃돌며 이산화탄소도 1-4호선 모두 기준을 초과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또 승객이 몰리는 출퇴근시간에 이산화탄소가 기준치의 3배까지 초과하는 점 등을 들어 객차와 승무원실의 환기가 지하철 환경관리의 핵심이라는 결론을 내렸다.

곽현석 원진노동환경건강연구소 연구원은 발암물질인 석면과 라돈의 노출실태 또한 심각한 상황이나 이의 실태를 파악할 자료조차 거의 없다며 지하철 지하환경에 대한 관련규정과 제도, 관리감독이 부재한 노동부 조치를 비판했다. 실제로 지난 2월에는 30대의 서울지하철 노동자가 폐암으로 사망한 사실이 있고 석면과 라돈 노출에 따른 근무환경이 폐암의 원인이 되었다며 근로복지공단에서 직업병으로 인정한 사례가 있다.

이번 발표회로 막연하게 지적돼 오던 지하 공간의 문제점이 보다 구체적으로 드러나, 지하철 노동자들과 일반 승객들에게 미칠 위험성 인식에 경종을 울리게 됐다.

이에 따라 서울지하철노조와 공공연맹은 △지하환경에 대한 노동부의 제도 정비 및 관리감독 △지하철 노동자들의 유해인자 노출실태에 대한 정밀조사 및 폐암에 대한 정밀역학조사 △작업환경측정과 특수건강검진 실시 △관계기관과 노동조합이 참여하는 토론회 개최 등을 요구하고 "건강한 지하철을 시민과 노동자에게 돌려주기 위해 총력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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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하철 , 미세먼지 , 발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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