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류 장애인계, 제도 권력의 대리인으로 전락"

28일 서울장애인차별철폐연대 출범


서울장애인차별철폐연대 출범

전국단위의 진보적 장애인운동단체의 연대기구가 출범을 앞두고 있는 가운데 28일, 국가인권위원회 앞에서는 서울지역 장애인 단체들의 연대체인 서울장애인차별철폐연대(서장연)의 출범식이 열렸다.

장애인단체들은 그간 장애인이동권 투쟁을 비롯해 교육권, 자립생활 등 각 장애인 관련 의제들을 중심으로 연대체를 구성해 현장투쟁을 벌여왔다. 또 장애인단체들은 공동투쟁의 경험을 바탕으로 지난 4월 '420장애인차별철폐공동투쟁단'을 구성해 3개 영역에 걸쳐 총 11개 정책요구안을 발표하는 등 통합적인 연대의 경험을 구축해왔다.

이번에 출범한 서장연 역시 그 연장선에 있는 것으로 각 영역에서 치열한 현장투쟁을 전개해온 25개 진보적 장애인 운동단체들이 대거 포함되었다. 이들은 이날 출범식에서 친정부적이고, 보수적인 주류 장애인 운동과의 선을 분명히 그었다. 서장연은 "한국 사회의 장애인계는 90년대 중반 이후 점점 보수화되어 주류세력은 국가의 지원금에 의존하면서 정부의 정책 파트너와 제도 권력의 대리인으로 전락했다"며 "그들의 운동은 운동 산업으로 변질되어가는 역사를 겪어 왔다"고 지적했다. 따라서 이들은 향후 “아래로부터의 대중 대중투쟁을 통해 장애인 문제를 해결해간다"는 운동의 원칙을 고수하는 한편, 이 원칙 하에 공동의 투쟁을 벌여간다는 계획이다.

류홍주 서장연 공동대표는 "장애인들은 이땅에서 기뻐하고, 꿈을 꾸고, 행복을 추구할 권리가 있다"며 "서장연 출범을 기점으로 한국사회에서 장애인들에게 가해지는 억압의 굴레와 쇠사슬을 끊어내자"고 역설했다.

서장연 뿐만 아니라 조만간 충북, 울산, 광주전남 등 각 지역 연대체들의 출범도 잇따를 것으로 보인다. 그간 서장연 출범을 준비해온 박경석 장애인이동권연대 공동대표는 "현재 각 지역에서도 전국단위의 진보적장애운동연대체 건설을 위한 논의가 끝난 상태"라며 "10월 말 경 각 지역단위를 포괄하는 전국적인 연대기구가 출범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차별의 천, 청계천

이날 출범식이 끝난 후 행사참가자들은 청계천까지 행진을 벌였다. 이들은 청계천 주변 곳곳에 ‘청계천은 차별천’이라는 문구가 적힌 스티커를 붙이는 등 청계천 복원 사업의 문제점을 알리는 선전전을 진행했다. 그러나 경찰이 참가자들의 스티커 부착을 가로막아 곳곳에서 경찰과 참가자들 사이에 몸싸움이 벌어지기도 했다.

그간 장애인단체들은 개통을 앞두고 있는 청계천에 대해 "휠체어 장애인은 천변 보행통로를 실질적으로 이용할 수 없는 등 장애인의 접근권을 전혀 고려하지 않은 차별천"이라며 “청계천 복원에서 장애인을 배제한 사업”이라고 주장해왔다. 인권위도 지난 1일 “청계천 산책로의 통행가능 유효 폭이 60-70cm밖에 되지 않아 휠체어나 유모차 등이 지나가기가 어렵다”며 “장애인·임산부·영유아 동반자 등 교통약자의 이동권을 보장하도록 개선하라”고 서울시에 권고한 바 있다.


그러나 서울시는 장애인단체들과 인권위의 이 같은 지적에 대해 현재까지 별다른 대책을 내놓고 있지 않다. 이날 행사에 참가한 한 장애인은 “두 발로 걸을 수 있는 사람들만을 위한 청계천은 장애인들에게는 아무런 의미가 없다”며 “청계천은 장애인들에게는 그저 또 하나의 차별의 천”이라고 서울시에 대한 분노를 터뜨렸다. 이런 분노 탓이었는지, 이날 행진 도중 참가자 20여 명은 기습적으로 청계천 3가 부근 진입로를 통해 청계천 산책로로 진입했고, 이들은 10여분 간 산책로와 주변 벽에 스프레이 락카로 ‘장애해방’, ‘차별철폐’, ‘청계천은 차별천’ 등의 글씨를 새기기도 했다.

  경찰이 스티커를 뺐어가자 한 장애인이 격렬히 항의하고 있다

태그

청계천 , 장애인 이동권 , 장애인차별철폐연대 , 교통약자

로그인하시면 태그를 입력하실 수 있습니다.
김삼권 기자의 다른 기사
관련기사
  • 관련기사가 없습니다.
많이본기사

의견 쓰기

덧글 목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