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당연한 것을 요구하고 있다

KTX서울승무지부, 28일 오전 문화제 열어

살기 위해 싸우는 여성들

언니들의 싸움이 이어지고 있다. 이 세상을 살아가는 언니들은 싸움을 피할 수가 없다.

전체 여성노동자의 70.5%가 임시일용직이며, 임금은 남성노동자의 63%에 불과하다. 또한 빈곤가구 중 여성가구주의 비율은 45.8%, 이는 전체가구 중 여성가구주 비율 18.5%의 2.5배에 이르며, 여성가구주 가구 중 빈곤가구 비율은 21.0%로 남성가구주 가구 중 빈곤가구 비율 7%의 3배에 이를 정도로 심각하다. 이 땅을 살아가는 수많은 언니들은 빈곤과 싸우고 있으며, 불안정한 노동조건과 싸우고 있다. 그녀들은 살아가기 위한 최소를 만들기 위해 싸우고 있는 것이다.


새로운 싸움을 시작한 KTX 여승무원

여기 새로운 싸움을 시작한 언니들이 있다. 그녀들은 선진국을 상징하는 KTX와 함께 탄생했다. 그녀들의 제복은 전문 직업을 가진 여성들의 모습으로 상징화 되었으며, 많은 여성들의 꿈이 되기도 했다. 그랬던 그녀들이 거리로 나섰다. 407명의 땅 위의 스튜어디스 KTX 여승무원 은 전원 파견직에 계약직 노동자이다. 그녀들은 한국철도유통(전 홍익회)에 소속되어 한국철도공사로 파견되어 일하고 있다. 한국철도공사는 승무원 1인당 한 달에 248만 5천원을 지급한다. 그러나 승무원들에게 돌아가는 돈은 평균 150만원이 안된다. 그녀들에게 주5일 근무는 물론이며 생리휴가도 남의 일이며, 육아 휴직은 도입되지도 않았다.


그녀들은 일을 열심히 하기 위해서, 일한 만큼 당연히 주어져야 할 휴식시간을 위해서, 노동자로서의 기본권인 노조를 만들 수 있는 권리를 쟁취하기 위해서 거리로 나섰다. 그녀들은 △불법파견 철회, 철도공사 정규직으로 직접 고용 △06년 전원 재계약 △체불임금 쟁취(수습기간 중 임금, 상여금, 시간외 수당, 셍일 미지급분) △부족 인력 충원 △노조탄압 중단 등을 요구하며 9월 30일부터 투쟁을 진행하고 있다.

"우리는 당연히 가야할 곳에 가는 것이다“

한국철도유통본부 KTX서울승무지부 조합원들은 28일 오전 10시 30분, 서울철도승무사무소에서 투쟁승리와 비정규직철폐를 위한 문화제를 열고 승리의 기운을 모았다. 그녀들에게는 3번째 집회다.

오전 근무를 마치고, 또 오후 근무를 준비하던 승무원들이 모였다. 그리고 그녀들은 어색하지만 서로에 대한 믿음과 투쟁의 확신을 가지고 머리띠를 묶었다. 문화제에는 지민주 씨, 류금신 씨, 박준 씨가 함께 했다. 문화제 내내 그녀들의 입가에서는 웃음이 떠나지 않았다.

민세원 KTX서울승무지부 지부장은 “오늘 비올 확률이 65%였는데, 하늘도 우리 편인 것 같다”며 “한국철도공사는 싼 맛에 부려 먹을려고 직접고용이 아닌 유통공사에게 하청을 줘서 우리를 고용했다. 한국철도공사 승무원 중 비정규직은 우리 밖에 없다. 우리는 반드시 정규직을 쟁취해야 한다. 이것은 우리가 당연히 가야할 곳에 가는 것이다”고 밝혔다. 그녀는 “우리가 싸움을 시작한지 이제 한 달이 되었다. 절대 흔들리지 말고 끈질기게 승리할 때까지 싸워나가자”며 조합원들을 격려하기도 했다.

정지선 KTX서울승무지부 부지부장은 그간의 경과를 보고하면서 “우리는 한국철도유통본부 노동조합과 함께 특별단체협약을 진행 중이다. 그러나 한국철도유통은 한국철도공사에서 허가가 없으면 아무것도 할 수없다라는 대답만 하고 있다”며 끝까지 투쟁할 것을 호소했다. 조합원 중 한 명이 13~14일 진행되었던 교육을 다녀온 후 온 몸에 마비증상이 나서 병원에 가는 일도 있었다. 하지만 치료비는 물론이며 스케줄 조정도 어려웠다고 한다. 지부에서는 산재신청을 할 예정이다.


KTX서울승무지부는 한국철도유통본부 노동조합에 소속되어있다. 하지만 한국철도유통본부 노동조합은 승무지부의 투쟁을 지원하기 보다는 파업에 들어갈 것을 예비해 다른 조합원들에게 KTX 여승무원들의 역할을 교육하는 등의 행동을 해 강력한 항의에 부딪쳤다. 민세원 지부장은 “어떻게 이럴 수 있느냐고 위원장을 붙잡고 물어보니까 그냥 편하게 가자고, 투쟁 그만하라고 하더라”며 목소리 높이기도 했다.

이렇게 어려운 상황이지만 그녀들의 싸움은 즐거웠다. 아직 운동권 공식 구호도 잘 모르고(8박자 구호 등등), 투쟁가도 모르고, 구호를 외치는 팔뚝질이 어색하지만 그녀들은 힘차게 함성을 지르며, 박수를 치며 문화제를 만들어 갔다. 그녀들은 KTX를 아름답게 만드는 꽃이 아니라 세상을 힘차게 살아가는 이 땅의 당당한 여성노동자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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