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조’를 넘어 당당한 노동자로

학교비정규직, 공공부문비정규직 중 절반이지만 근속인정도 안 되

학교비정규직, 90% 이상이 여성

학교에는 선생님과 학생 만이 있는 것이 아니다. 학교에는 교육을 위해 함께 일하는 수많은 사람들이 있다. 아이들의 급식을 책임지는 영양사와 조리사, 아이들의 창의력을 위해 책을 관리하는 도서관사서, 과학실험을 할 때면 준비부터 안전을 책임지는 과학실험보조원, 이들이 모두 아이들의 교육을 위해 학교에서 함께 일하는 사람들이다. 하지만 이 사람들은 전원 비정규직이며, 이 사람들의 90% 이상은 여성들이다.


학교비정규직은 공공부문 비정규직 중 절반인 8만 명 이상을 차지하고 있으나 최악의 노동조건을 가지고 있다. 대부분이 여성인 그녀들은 공공부문 비정규직에서도 지켜지고 있는 근속기간에 따른 호봉도 없어 10년, 20년을 근무해도 최저임금 수준의 임금을 받을 뿐이다. 또한 그녀들은 상시직종에 고용되어 있음에도 방학이 올 때마다 재계약의 위협에 시달려야 했으며, 방학에는 임금도 받을 수 없다. 물론 각 종 수당에서도 제외되어 있다.

보조가 아닌 당당한 노동자로

그녀들은 학교에서 ‘보조’라는 이름을 붙이고 일하지만, 이 땅을 살아가는 당당한 주인공이 되기 위해서 투쟁을 시작했다. 9일, 정부종합청사 뒷문에서는 전국여성노조 주최로 ‘1차 학교비정규직 고용안정·완전월급제 쟁취 결의대회’가 열렸다. 이 날 집회에는 전남 광주, 대전, 경기, 경남, 대구, 울산, 전북, 인천, 부산, 서울 등 전국 각지에서 300여 명의 학교비정규직 노동자들이 모였다.


그녀들은 ‘비정규직 차별 철폐’가 적혀 있는 노란색 머리띠를 메고 쌀쌀한 날씨였지만 힘찬 함성으로 집회를 시작했다. 나지현 전국여성노조 위원장은 “우리는 지난 여름 투쟁을 통해 특별한 사유가 없으면 해고 되지 않는다는 조항을 넣었지만 아직도 방학이 되면 불안하다. 그래서 우리는 특별한 사유가 없으면 계약이 자동으로 갱신될 수 있도록 할 것을 요구하는 것이다”며 안정된 고용조건을 요구하고, “우리는 한번도 패배한 적이 없다. 왜냐면 우리는 승리할 때 까지 싸우기 때문이다”고 끝까지 투쟁할 것을 호소했다.

나지현 전국여성노조 위원장, “학교비정규직, 가부장적 성역할 구분과 차별이 가득”

  나지현 전국여성노조 위원장

이어 나지현 전국여성노조 위원장은 “학교비정규직은 대부분 여성이 차지한다. 이는 직종에 따른 성 역할의 구분이 명확히 드러나는 것이며, 학교비정규직을 차지하는 여성들은 공공부문 비정규직 속에서도 또 한번 차별을 경험한다”며 “이런 상황은 한국 사회에서의 가부장적 성역할 구분과 이에 따른 차별로 드러나는 것이다. 여성이 일하기 위한 새로운 직업을 만들어 내는 것도 중요하지만, 현재 존재하는 노동현장에서 일어나는 차별을 없애가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학교비정규직 노동자들은 5가지의 요구사항을 가지고 9일을 시작으로 11월 23일~25일 사이에 전국동시다발집회를 개최할 예정이며, 5대 요구안이 관철될 때까지 매월 전국집중집회와 지역교육청 집회를 진행할 예정이다. 학교비정규직 노동자들의 5대 요구안은 △계약 자동갱신 및 정년보장을 통한 고용안정 △완전한 월급제 시행 △차별해소 기간의 단축 △근속인정(호봉승급) 및 각종 수당의 요구 △상설협의체 구성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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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성노조 , 공공부문비정규직 , 학교비정규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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