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끌어냈다기 보다는 불가피하게 밖으로 모셨다"

옛 대공분실 점거중이던 인권활동가들 끌려나와

"경찰청 인권보호센터장이 어젯밤만 해도 자기랑 얘기하자면서 인권캠프를 같이 하자느니 이런 얘기를 하고서는 오늘 아침에는 직접 내 다리를 끌고 내려왔습니다" - 손상열 평화인권연대 활동가


어제(15일) 오전 경찰청장 퇴진을 요구하며 경찰청 수사국 인권보호센터(옛 남영동 대공분실)을 기습 점거한 인권 활동가들이 16일 오전 10시경 전원 끌려 나왔다. 인권활동가들의 주장대로 경찰청 경찰청 인권 수준이 한치의 변함도 없다는 사실이 적나라하게 드러난 셈이다.

인권센터에서 끌려난 이혜경 '이윤보다인간을' 활동가는 "오전 10시경 인권보호센터장이 오더니 '프래카드 좀 떼지'라면서 직원들이 가위로 자르려고 하자 몸싸움을 하다 센터장이 '그냥 다 끌어내'라고 하자 어디선가 숨어있던 인권센터 직원들이 들어와 모두 끌어냈다"고 센터 밖으로 끌려나온 과정을 설명했다.

이 과정에서 인권운동 사랑방 박석진 활동가와 이혜경 활동가가 경찰 미니버스에 끌려들어갔다가 활동가들의 항의로 바로 풀려나기도 했다. 이혜경 활동가는 또 "비록 여경에 의해 끌려나왔지만 끌려 나오는 과정에서 옷이 찢기기도 하고 허리띠도 끊어졌다"며 "속살이 드러나는등 여성으로서 수치스런 일이 발생해 항의를 했지먄 무시당하고 끌려나왔다"고 밝혔다.

밖으로 끌려나온 인권활동가들은 굳게 철문이 닫힌 인권보호센터앞에서 고 정용철 농민의 간이 분향소를 설치한 후 '인권경찰 기만이다. 기동단을 해체하라', '살인진압 노무현 장권 퇴진'이라고 적힌 두개의 현수막을 들고 침묵시위를 벌였다.

이날 끌려나온 인권 활동가들은 안재경 인권보호 센터장(총경)의 인권의식이 언론앞에서만 있었다고 강하게 문제제기 했다. 이혜경 활동가는 "어제 저희가 처음 들어갔을 때도 센터장이라는 분이 '당신들 뭐하는 거야'라며 크게 소리지르더니 기자들이 모여들자 갑자기 태도가 돌변해 '여기 오신분들은 우리 손님들이니 식사도 하시고 잘 쉬었다 가라'고 했었다"며 "아침에 기자들 없는 틈을 타서 무력으로 끌어낸 것을 보면 언론을 의식한 것으로 밖에 볼 수 없다"고 비난했다.

손상렬 평화인권연대 활동가도 "어젯밤에는 인권단체들과 함게 인권캠프를 열자느니 하더니 오늘 아침에는 센터장이 직접 내 다리를 끌고 내려왔다"며 "센터장이 인권에 대한 진정성으로 인권활동가들을 대했다기 보다는 당장 불편하니 우리를 내보내고 싶었던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나 인권보호센터측은 인권활동가들은 끌어낸 것에 대한 부담감 때문인지 끌어낸 것은 아니라고 설명했다. 안재경 경찰청 인권보호센터장은 "그분들을 끌어냈다기 보다는 프랑카드좀 철거하고 있자고 했더니 그분들이 유리창 난간에 다시 올라가려는 과정이 있었다"며 "우리 업무도 해야하고 그래서 불가피하게 밖으로 모셨다"고 밝혔다.

태그

대공분실

로그인하시면 태그를 입력하실 수 있습니다.
용오 기자의 다른 기사
관련기사
많이본기사

의견 쓰기

덧글 목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