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가투쟁 철회, 전교조 위원장 사퇴, 교원평가제 시범 실시

[2005 참세상 이슈](4) - 교원평가제 진통 앓은 전교조

지난 5월 25일 김진표 교육부총리는 “흔들림 없이 9월부터 시범실시를 하고, 내년에는 제도화하는 노력을 계속할 것”이라고 밝혔다. 교육부가 지난 2월부터 꾸준히 추진해왔던 교원평가제는 올해 11월 시범학교로 선정된 48개 초중고교에서 2006년 8월까지 시범 운영된다. 교원단체의 반대로 계획보다 다소 늦어진 감이 있지만 어찌됐든 교육부는 교원평가제 시범 실시까지 진행했고 2007년에는 전국 초중고교에 교원평가제를 전격 도입할 것이라는 포부까지 밝혔다.


2005년 치열했던 교원평가제 논쟁을 두고 대다수 언론들은 교육부와 전교조의 갈등으로 압축하며 ‘정면으로 마주 달려오는 기차’라고 비유함으로써 논쟁의 치열함을 표현했으나, 실상 일방적이었다. 언론보도는 “교육의 질 개선 등 ‘교육선진화’를 위해서는 ‘절대적’으로 받아들여야 한다”고 반응했다. 학부모단체의 교원평가 지지 기자회견도 빗발쳤으며 ‘평가제’는 시대적 흐름이라며 교원평가를 받아들이라는 여야당의 성명이 줄을 이었다.

반면 교원단체들은 내부적으로 혼선을 빚었다. ‘구조조정’의 일환이라는 절대 받을 수 없다'는 주장과 ‘까짓 평가 받자’는 주장이 엇갈렸다. 이를 두고 몇몇 언론은 온,강 노선의 갈등이라는 표현도 서슴지 않았다. 특히 11월 연가투쟁 및 이수일 전교조 위원장 사퇴에 이르러서는 이러한 노선 갈등 및 분열을 조장하는 언론 보도가 봇물을 이뤘다.


교원평가제 협의체 구성 및 참여, 연가투쟁 결정과 철회 등 절차상 거칠 수밖에 없었던 내부 갈등은 ‘내부 노선 갈등 운운하는 언론의 마녀사냥식 보도’, ‘교육의 질 향상과 철밥통 이데올로기를 앞세운 학부모단체 등 여론의 뭇매’ 등 외부적 요인에 의해 사장되어야만 했다. 결국 연가투쟁 철회의 책임을 지고 이수일 전교조 위원장이 사퇴하면서 교원평가를 둘러싼 논쟁은 당분간 휴지기에 들어간 상태다. 그러나 내년 3월 전교조에 새 집행부가 들어서면 또다시 재점화가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한만종 전교조 대변인은 “교원평가는 정부의 애초 안은 이미 무력화되었고, 정부가 전면화하려는 시도를 하더라도 원리상 교직사회에서 동의하지 않으면 실행될 수 없다는 사실을 교원평가 저지 투쟁 속에서 확인했다”며 “교원평가제 전면화를 시도하더라도 교원들의 단결을 통해서 저지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송원재 전교조 서울지부 공항고등학교분회 분회장은 “교원평가제 논쟁은 2006년에도 지속될 것이고, 공교육시장화 그리고 교원의 구조조정의 일환인 교원평가제를 저지하기 위한 기회는 아직 우리에게 있다”고 밝히기도 했다.

협의체 본전은 뽑았나?

2005년 전교조의 교원평가제 저지 투쟁에서 분수령을 꼽자면 협의체 참여와 연가투쟁 등 두 가지를 들 수 있다. 전자는 투쟁 동력을 반감시키는 것으로 작용했다는 평가를, 후자는 투쟁 동력을 촉발하는 계기가 되었다는 엇갈린 평가를 받았지만 결과적으로 현재의 휴지기 및 교원평가제 시범 실시까지의 직,간접적인 원인 제공이 된 셈이다.

교원평가제 논쟁이 치열했던 6월, 전교조를 포함한 학부모단체, 교육부 등 다양한 이해관계를 가진 7개 단체로 구성된 협의체는 “사실상 교원평가제를 찬성하는 것 아니냐”는 전교조 내부 비난 여론에도 불구하고 당시 집행부는 “협상을 통해 해결하자”는 입장을 밝히며 협의체에 참여한다. 그러나 ‘포섭과 배체의 원리’가 담긴 협의체는 이후 사안, 건건 마다 ‘온-강 노선 갈등,분열’이라는 이데올로기 공세의 소재로 활용되었다.

“비록 합의제를 바탕으로 하고 있다지만, 6:1이라는 구조 속에서 우리가 ‘교원평가의 원천적 철회’라는 목표를 온전하게 관철시킬 수 있을까 의문이 든다”, “현 집행부가 정권과 정면대결을 피하려 한다”는 등 협의체에 대해 회의를 품는 전교조 내부의 반응과 달리 언론은 교원평가제 협상이 결렬될 때마다 그 주범을 전교조로 몰았고, 학부모단체는 “전교조가 협상에 적극적으로 임했으면 좋겠다”면서 섭섭함을 드러내기도 했다.

결국 지난 11월 4일 교육부가 협의체에서 합의된 교원평가제안 대로 시범 실시를 강행하겠다는 입장을 밝히면서 논쟁이 급반전된다. 전교조 “‘학교교육력제고를 위한 특별협의회’는 참가 단체 전원의 합의로 의사결정을 한다는 약속이 전제되어 있었으나 교육부에 의해 특별협의회가 파기되었다”고 주장하며 교원평가제 저지 투쟁을 위한 연가투쟁 여부를 묻는 전 조합원 찬반 투표를 실시하게 된다.

그러나 전교조는 이 과정에서 이면합의가 아니냐는 내부의 의혹 제기와 “처음부터 정부의 교원평가제 안에 합의할 의사가 없었다는 문건이 발견됐다”며 논란을 야기한 언론의 반응으로 엇갈렸다. 즉, ‘합의할 의사도 없으면서 왜 들어왔냐’는 외압과 ‘합의하려는 것 아니라면서 합의했으니 이면합의’라는 내압이 동시에 작용한 것.

연가투쟁..연기..철회 그리고 위원장 사퇴에 이르기까지

전교조는 결국 11월 7일부터 10일까지 4일간 연가투쟁에 대한 전 조합원 찬반투표를 통해 71.7%의 찬성을 얻어내는데 여야당은 물론 학부모단체, 언론 등 또다시 비난 여론이 불길처럼 일어나면서 이수일 위원장은 당시 시대적 결단(?)이 필요하다고 느끼고 위원장 직권으로 수능 이후로 연기한다. 이에 대해 사실상 철회라는 의견이 나오는 등 평가는 분분했다.

전교조의 연가투쟁 방침이 내려졌던 11월 10일,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교총)은 교원평가제 시범실시 반대 투쟁의 깃발을 내렸고, 학부모단체인 ‘학교를 사랑하는 학부모 모임’은 교원평가 반대 교사 퇴출 운동을 결의했다. 심지어 이 단체는 교원평가제 도입을 촉구하며 혈서까지... 한나라당은 전교조에 대해 “교원평가제를 즉각 수용하라”는 논평을 냈으며, 여당은 “전교조의 결정은 국민적 요구를 외면한 조직이기주의로 볼 수밖에 없다”며 “교원평가제는 시대적 흐름이니, 집단행동을 자제하라”고 촉구했다.

그러나 연가투쟁 돌입을 선언했을 때 보다 연가투쟁을 연기한 후의 폭풍이 더욱 거셌다. 당시 연가투쟁을 결의했던 조합원들의 비난이 폭발했고, 결국 연가투쟁 철회의 책임을 지고 이수일 위원장이 사퇴하기에 이르렀다.


연가투쟁 돌입과 철회 이후, 전교조 내부에서 큰 회오리가 일었다면 그에 반해 언론은 이수일 위원장 사퇴 이후 역시 강온파 대립을 부추기는 가운데 더욱 극성을 부렸다.

한국일보 11월 27일-<전교조 강-온파 갈등 이어질 듯>
국민일보 11월 27일-<이수일 위원장 사퇴...전교조 내 온건파 입지 좁아져>
조선일보 11월 28일-<전교조 ‘교원평가 내분’>
문화일보 11월 28일-<노동계 ‘강-온’대립 첨예>
헤럴드경제 11월 28일-<[강ㆍ온파 내홍…몸살앓는 노동계 두단체] 맥빠진 전교조>


2006년은...

전교조는 현재 부위원장 직무대행 체제로 운영되고 있다. 그리고 내년 3월 27일부터 나흘간 위원장 보궐선거가 예정되어 있는 가운데 해를 넘겨 진행될 현안들이 산적해 있다.

한만종 대변인은 “전교조로 사립학교법 뿐만 아니라 표준수업시수제, 교장보직선출제 등 실제 교육개혁을 주도하는 세력으로 부상하는 조건이 되었다”며 “2006년은 조직 확대 사업을 전개해 더욱 강한 전교조를 만들 것”이라고 2006년 포부를 밝혔다. 교원평가제 뿐만 아니라 한나라당과 사학재단이 헌법재판소에 위헌 신청을 제출한 사립학교법도 현재진행형.

한편 22일 민주언론운동시민연합은 올해의 나쁜 보도 10선을 발표했다. 부동산 종합대책과 삼성, X파일과 함께 ‘교원평가제’가 올해의 나쁜 보도 10선에 꼽혔다. 2005년 전교조, 위기라는 말이 나왔다. 외나무다리에 선 전교조, 누구에 의한 위기였는가 되물으며, 2006년 전교조의 활동을 지켜봄이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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