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이닉스사내하청지회, 대치동 본사 앞 상경투쟁 중

경찰 병력이 노사 대화 차단, 단식중인 임헌진 사무장 응급 후송

  강남구 대치동에 위치한 하이닉스매그나칩 본사

1년이 넘게 투쟁중인 하이닉스매그나칩 사내하청지회가 서울 대치동에 위치한 하이닉스 본사 앞에서 상경투쟁중이다. 12일 상경한 하이닉스지회 50여 명의 조합원들은 오후 3시부터 우의제 하이닉스 사장과의 직접 대화를 요청하며 본사 앞 농성을 시작했으나 회사 건물을 완전히 봉쇄한 경찰 병력과 한때 대치 상황을 빚기도 했다.

12일 오후 5시 30분부터 경찰 봉쇄 속에서 촛불집회를 진행한 하이닉스지회 조합원들은 밤새도록 겨울비와 진눈깨비가 내리는 가운데 비닐과 침낭에 의지해 잠을 청했으며 13일 현재도 본사 앞 농성을 계속하고 있다.

한편 농성 이틀째인 13일 아침 9시경에는 임헌진 사무장이 농성 도중 쓰러져 병원으로 긴급히 후송되는 사태가 있었다. 임헌진 사무장은 옥중에 있는 신재교 지회장, 청주공장 앞 천막농성장에 남아있는 박순호 수석부지회장과 함께 18일째 단식 투쟁을 벌여 왔다. 현재 청주 하이닉스 공장 앞에는 천주교 신성국 신부, 김창규 목사, 김태종 목사, 전교조 충북지부, 민교협, 충북불교연합회 등 지역 인사와 단체들이 하이닉스 사측의 대화를 촉구하며 천막 농성중이다.

대치동 하이닉스 본사 앞에는 조합원들이 대화를 촉구하며 걸어놓은 현수막과 건물 외벽의 선전물이 지나는 시민들의 발길을 붙잡고 있다. 추위에 비까지 내리는 궂은 날씨로 바닥에는 물이 고였지만 하이닉스 조합원들은 비닐을 덮고 농성중이며, 경찰 병력이 이들을 둘러싸고 있는 상태다.


오병웅 하이닉스매그나칩 사내하청지회 부지회장은 "현재 상경중인 조합원들을 포함하면 100여 명의 조합원이 상경투쟁을 전개하게 될 것"이라며 "오늘(13일)도 이곳에서 노숙농성을 벌이겠다"고 밝혔다.

한편 민주노총은 "경찰이 구사대나 사설용역경비업체가 아닌 이상 하이닉스매그나칩 노사간의 대화를 차단할 이유가 없다"며 "노사관계를 악화시키는 구태를 계속한다면 좌시하지 않을 것이며, 민주노동당 국회의원들과 함께 신임경찰청장의 인사청문회에서 책임을 철저히 물을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