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국의 관점을 안방에서 주입받게 될 것"

[인터뷰] 양기환 스크린쿼터사수 영화인대책위 대변인

스크린쿼터에 대한 갑론을박 논쟁들이 많다. 스크린쿼터제 자체만 놓고 현재의 한-미FTA 문제를 보기에는 한계가 있다. 문화 다양성의 문제, 영화계 내부의 문제, 영상 방송 미디어 산업의 문제, 정부의 개방형 통상 정책의 문제 등등.. 참세상은 그간 스크린쿼터 문화연대 사무처장으로 ‘스크린쿼터’를 문화 상품이 아닌 ‘다양성’의 논의로 이끌어내며 주축으로 활동했던 양기환 영화인 대책위 대변인의 얘기를 들어봤다.

한-미FTA 협상 개시 선결 조건으로 스크린쿼터가 ‘재물’로 바쳐졌다는 비판적 평가들이 이어지고 있다. 정부는 '스크린쿼터'를 축소해서라도 한-미FTA를 체결해 경제 이익을 챙겨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는데..

일단 한-미FTA가 경제적으로도 실익이 없다는 보고서들이 많이 있다. 소위 반대하는 우리 같은 단위에서 낸 것이 아니고 소위 ‘친미 경제관료’들이 신주단지 모시는 미국의 보고서다. 2001년도 미국제무역위원회가 미 의회에 냈던 보고서에 따르면 한-미FTA가 체결되면 "미국은 한국에 대한 수출이 54% 증가하고 한국은 미국에 대한 수출이 22% 증가 한다"는 보고서가 있다.

  양기환 대변인/피플파워
2004년 최근 보고서도 있다. 미 워싱턴에 있는 국제경제연구소가 낸 보고서에 따르면 역시 한-미FTA 체결 후에 “미국은 한국에 대한 수출이 44%가 증가하는 반면에 한국은 미국에 대해 22% 밖에 증가 하지 않는다”고 전망하고 있다. 이와 같은 보고서들이 말해 주고 있는 것은 한-미FTA가 한국에 이익을 가져다 준다는 것이 아니라 미국에게 경제적 이익을 주는 협상이라는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한국 정부는 ‘흑자가 될 것’이라는 막연한 장밋빛 전망 만을 앞세우며 협상을 강행하려 하고 있다. 한-미FTA는 협상 실익적 측면에서 심각하게 재고를 해 봐야 한다. 특히 미국의 한-미FTA연례 보고서를 보면 한국에 대한 미국 측의 협상 요구가 정말 다양하다. 이를 고려 했을 때 섣불리 협상을 시작했을 경우 되돌릴 수 없는 협상의 덫에 빠질 가능성이 농후하다.

물론 미국과의 FTA 협상에 스크린 쿼터 문제가 전면으로 제기되고 있지만 스위스 다보스 포럼에 로버트 포드만 미무역대표부 대표가 참석해 한 얘기를 되새겨 봐야 한다. 로버트 포트만은 “한미 FTA의 핵심이 농업시장개방”이라고 구체적으로 언급하며 협상의 정조준을 영화에서 농업으로 돌리는 발언을 했다.

이를 좀더 해석해 보면 한-미FTA협상 과정 속에서 '국민소득 3만불'이니 '선진 경제 통상 국가'니 장밋빛 미래의 신화를 앞세우고 그것에 저항하는 제 부문들에 대해서 정조준해 공격하고, 협상 과정에서 무력화 시키며 각개격파 시켜 나갈 것이라고 충분히 예상할 수 있다.

이렇게 되면 결과적으로 농업은 직격탄을 맞아 그나마 남은 쌀 시장을 지키는 것은 고사하고 역으로 과일이며, 옥수수 등을 더 많이 수입해야 하는 상황을 맞게 될 것이다. 식량 자급률의 하락, 농민의 생존권 위기 등 그 영향은 핵 폭탄급이 될 것이다. 그 다음에 제조업 특히 공공분야라는 서비스업의 구조조정으로 인해 서비스 혜택이나 비용의 양극화가 더욱 심화될 것이고, 고용은 더 불안하게 되는 등 굉장히 많은 문제를 야기할 것이다. 이것은 단순한 추측이 아닌 예정된 미래이다.

영국 캠브릿지대학교 장하진 교수는 “실제 정부가 FTA를 통해 얻을 수 있다고 확인되는 효과는 GDP 0.5%의 증가” 정도로 제시하고 있다. 나머지는 한-미동맹 강화라든지 후생효과 등이라는 것이다. 그럼에도 정부는 여러 온갖 효과들을 거기에 다 붙히면서 한미FAT의 정당성을 설명하고 있는데 실제로는 0.5%의 GDP의 효과밖에 없다. 그런데 문제는 0.5%의 GDP를 얻는 것에 비해 잃는 것이 너무 많다라는 것이다. 그래서 한미 FTA는 심각하게 재고해야 한다고 주장하는 것이다.

한미FTA 협상을 보면서 스크린쿼터제를 단순히 영화 상영일수 조정으로만 보기는 연관된 지점들이 상당히 많다.

일단 한-미FTA 시작에 앞서 정부는 스크린 쿼터가 반토막이 났다고 발표했다. 146일에서 73일로 줄인다고 했는데 이런 정부 정책이 관철된다면 한국영화는 적어도 10년 안에 완전히 몰락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이는 외국의 사례에서 적나라하게 볼 수 있다. 멕시코의 경우나, 73년의 브라질, 90년대의 대만 등 이런 각각의 나라는 스크린쿼터제와 같이 보호제도의 축소와 함께 자국 영화 생산과 상영에 있어 몰락의 길을 걸었다. 한국 또한 그런 전처를 밟게 될 것이다.

'스크린쿼터'라는 제도는 헐리우드의 유통배급의 독과점 장치를 방지하는 '지붕'과 같은 역할을 하는 제도이다. 스크린쿼터가 사라지고 독과점 장치가 풀린 상황에서 한국 영화는 아무리 좋은 영화를 생산해도 이것이 관객과 극장에서 만날 수 없기 때문에 굉장히 힘든 상황을 맞을 것이다.

두 번째는 스크린쿼터 축소의 문제는 단순히 영화산업에서만 끝나지 않다는 것에 또 다른 쟁점이 있다. 굳건히 버텨온 스크린쿼터가 무력화 된다면 전면적인 문화시장 개방의 신호탄이 될 것이라는 지점이다.

KBS, MBC 등 공영방송의 특성을 유지할 수 있었던 것은 방송이 갖는 사회 공공성 때문에 외국자본의 참여를 제한 하는 제도의 특성에 기인한다. 방송에서도 다양한 쿼터제로 이런 공공성을 보장하고 있는데, 이 제도 또한 같이 풀릴 수 밖에 없는 지형에 놓이게 된다. 그러면 방송이 가진 공공성과 사회 책임이라는 부분은 당연히 상업논리에 의해 위협을 받을 수 밖에 없는 지경에 놓이게 된다.

방송에는 80%의 쿼터제가 있다. 모든 방송사들은 자국내의 프로그램 편성을 60%에서 80%이상 상영하도록 편성비율을 정하고 있다. 그러나 이것을 노골적으로 낮춰 달라고 요구를 하고 있다.

또한 이렇게 방송 쿼터제가 무력화 될 경우 그 영향력은 안방의 시청자들에게 고스란히 전달된다. 미국적인 가치와 미국적 생활방식에 완전히 노출되는 그런 상황을 맞이 할 것이다. 단적인 예로 미국이 있지도 않은 테러집단과 생화학 무기를 들며 이라크를 침공했을 당시 CNN의 여과되지 않은 보수 뉴스를 들으며 그 침공의 당연함을 한국 TV 안방에서 설득당하게 될 것이라는 것이다.

세번째로 방송에는 여러 가지 쿼터제가 있다. 음반은 전체 음반시간의 60%, 애니메이션은 30%에서 50%는 한국의 애니메이션을 상영해야 하고, 영화는 전체상영 시간중에서 20%에서 40%는 한국영화로 상영해야 한다. 그런데 이런부분들도 해지 내지는 축소를 요구하고 있기 때문에 전반적으로 직격탄을 맞을 수 밖에 없다.

또한 이들은 일반 정규방송 뿐만아니라 더 나아가 케이블과 유선방송에 33%에서 49%까지 자본참여를 제한하고 있는 이런 규정도 51%까지, 아니 그 이상으로 확대하라고 주장하고 있다. 그리고 자본들이 지배주주 경영권을 행사하겠다라는 요구까지 하고 있다.

그리고 FTA 협상에서는 신문과 방송들의 사주, 편집국장은 외국인이 할 수 없도록 제한하고 있다. 이것도 시장진입 규제 즉 비관세 장벽으로 바라보고 철폐를 요구하고 있다.

상상을 해 보라. 정말 이렇게 된다면 시청각 전 분야가 헐리우드의 거대자본에 의해서, 한국의 문화는 완전히 잠식 당하고 그런 것이 산업적인, 경제적인 측면 뿐만 아니라 한국인의 의식, 한글, 우리의 표현 수단을 재대로 갖추지 못한다면 말 그대로 제국의 관점으로 세상을 보고 그들의 삶을 동경하면서 그들이 생활방식과 그들의 가치관들이 주입받게 된다는 것이다. 따라서 한-미FTA는 신자유주의의 완전 실현판이다라고 볼 수밖에 없다.

  양기환 사무처장/피플파워
일각에서는 스크린 쿼터가 오히려 흥행 영화 위주로 되면서 문화 다양성 해치고 있는것이 아니냐는 비판도 있다.

스크린쿼터 문제가 문화 다양성과 직결되는 여러가지 관계성과 문제들이 있다. 우선은 스크린쿼터가 문화 다양성과 직결된다는 것은 스크린쿼터가 한국 영화 대 외국영화의 관계를 규정한다는 측면이다.

즉 스크린쿼터는 한국영화 의무상영일 수 이다. 최소한 40%는 한국의 정체성을 위해서 한국에서 생산된 것이 유통 배급되도록 즉 독과점에 의해서 상영 못하는 상황을 막자는 것이다. 그리고 60%는 다양성을 위해서 많은 외국의 영화가 들어오라고 문을 열어놓은 것이다. 다시말하면 균형잡힌 교류를 촉진케 하는 제도인 것이다. 이렇게 한국영화가 있고 아프리카 영화 남미영화 유럽영화가 각각의 영화들이 있을 때 세계 영상문화 다양성이 이루어진다는 측면이 있다.

물론 일각에서 국내시장안에서 다양성의 문제를 제기하면서 스크린쿼터 제도를 폄하하는 그런 사례도 있다. 그러나 스크린 쿼터를 줄였다고 해서 제3세계나 유럽영화가 들어오거나 상영되는 것이 아니라 그 자리를 헐리우드 영화가 독식하게 되는 것이다. 결국 스크린쿼터를 폐지한다고 한다면 그것은 바로 헐리우드 영화가 완전 독점한다는 것을 의미하는 것이다. 물론 국내 안에서의 다양성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여러 가지 제도와 정책이 필요하다.

즉 한국영화 안에서의 마이너리티 영화들, 독립예술 저예산 영화들이 제작되고 유통배급되고 그것이 또 하나의 공공영역으로서 문화행위권을 갖을 수 있도록 하는 것이 필요하고 또 외국영화중에서도 헐리우드 영화뿐만 아니라 세3세계나 아프리카나 다양한 영화들을 볼 수 있는, 선택할 수 있는 부분들이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이것은 스크린쿼터가 만병통치약이 아니기 때문에 다른 여러 가지 제도를 통해서 보완되어야 할 부분이다. 결론적으로 스크린쿼터는 본질적으로 한국영화의 정체성 그래서 40%를 나머지의 외국 영화의 유입을 60% 로 하고 있는 제도는 전세계인들이 문화다양성을 지켜내는데 상징적인 제도라고 할 수 있다.

다시 한번 강조하지만, 한-미FTA는 남한 사회에 대한 실질적인 신자유주의의 완성이라고 본다. 신자유주의 속에서 자유로울 수 있는 분야는 아무것도 없다. 상대적으로 본다면 영화인들은 사회적 약자가 아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제일 먼저 직격탄을 맞았던 농민이나 노동자나 빈민이나, 이들과 함께 영화인들도 결국 신자유주의를 반대하는 투쟁에 내몰릴 수 밖에 없는 그 단적인 사례를 보여준 것이 스크린쿼터가 아니었나 싶다.

자기 영역에 고립되거나, 자신의 주장만으로 분산되어 싸운다면 결코 승리할 수 없다. 영화를 포함한 문화인, 교육, 의료, 농민, 노동자들 모두가 강고한 연대 아래 상호 소통 과정 속에서 강력하게 투쟁할 때 만이 이런 거대한 자본의 흐름을 저지 시킬 수 있다고 믿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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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저런저런

    이건 아닌데..
    "제국의 관점을 안방에서 주입받게 될 것"이라고? 맞긴 맞겠지
    그럼
    '친구'나 '조폭마누라'나 보면 제국의 관점보다 낫나?
    애효..한심한 사람들아..
    참세상이 조금 있으면
    현대 삼성 국내 독점자본 만세 부르겠다.. 이런 논리라면

  • 티코

    물가 싸진다??? 화학비료 농약 범벅된 쓰레기 먹고 디지거나 제약자본이 비싼값에 팔아먹는 의약품 먹고 목숨 연명하라는 소리로 밖에 들리지 않죠.... 사실 이거하면..멕시코 꼴나지않을런지.............고딩때 화학샘이 그쪽 연수관광갔다온 얘기 들러주던데 그 얘기가 이 땅에서 벌어지지 마라는 보장을 누가 할 수 있겠습니까...대략...가난한 멕시코 아이가 관광하는 외국인들 상대로 구걸하는 모습..참 비참했다고...물론 그 '반대편'에서는 상상을 초월할......굳이 설명 안해도 다 잘 아시리라 믿고 이하 생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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