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선3기 서울시정, 반생태·반문화 '신개발주의 시정'"

23일 ‘민선 3기 이명박 서울시장 시정 평가 토론회’ 열려

“박정희 시대의 개발독재의 폐해를 치유한다는 명목으로 더 큰 파괴와 폐해를 저질렀다”

“청계천복원사업은 시민들을 배제한 채 진행된 청계천 파괴 사업이었고, ‘명박천’으로 이름을 바꿔달아라”

‘환경’, ‘생태’, ‘문화’를 강조한 민선 3기 이명박 서울시장의 시정에 대한 전문가들의 평가는 최악이었다. 23일 ‘민선 3기 서울시와 이명박 시장을 말한다’라는 제목으로 열린 문화연대 주최 토론회에서 공간·생태 부문의 시정 평가를 맡은 홍성태 상지대 교수는 발언이 시작되자마자 강한 어조로 이명박 시장의 지난 4년간의 ‘치적’을 비판했다.


“‘생태하천 청계천’은 새빨간 거짓말”

홍성태 교수는 이명박 시장이 추진한 핵심 사업인 청계천복원사업, 뉴타운 조성 사업 등을 조목조목 짚어가며 “이명박 시장의 시정은 박정희 개발독재 시대의 그것보다 더 무서운 파괴와 위기를 가져오고 있다”며 "이 시장의 서울시정은 반생태·반문화 '신개발주의 시정'"이라고 요약했다.


우선 홍성태 교수는 지난 해 10월 완공된 청계천 복원사업에 대해 “서울시는 청계천 복원 사업을 ‘자연이 숨 쉬는 청계천’, ‘문화와 역사가 되살아나는 청계천‘이라고 선전하며 생태하천을 운운했으나, 그것은 새빨간 거짓말”이라며 “1년에 전기세만 8억7천만 원을 써서 전기모터로 한강물을 역류시켜 그것을 다시 한강으로 흘려보내고, 거기에다 물고기 몇 마리 풀어놓은 것이 어떻게 생태하천이 될 수 있는가”라고 반문했다.

이어 그는 서울시가 추진 중인 도심재개발계획에 대해서도 “이명박 시장은 청계천의 양안에 커다란 시멘트 옹벽을 쌓아 청계천의 본래 모습을 완전히 파괴했고, 서울의 600년 역사가 살아 숨 쉬는 청계천 주변 지역을 완전히 없애는 계획을 진행하고 있다”며 “이런 사람이 대통령이 되겠다고 하는 것은 스스로 문화시장으로 기억되고 싶다고 말하는 것만큼이나 오만한 발상”이라고 질타했다.

“뉴타운 사업, ‘원주민 추방 사업’이자 ‘21세기판 새마을 운동”

또 서울시의 뉴타운 조성 사업에 대해서도 “청계천복원사업이 ‘복원’을 내걸고 자연과 역사를 파괴하는 사업인 것처럼, ‘뉴타운 사업’은 ‘뉴타운’을 내걸고 전면적이고 대대적으로 아파트 건설사업을 벌이는 것일 뿐”이라며 “뉴타운 사업은 ‘21세기판 새마을운동’”이라고 잘라 말했다.

그는 은평구 한양주택 사례를 예로 들며 “서울시는 뉴타운 사업을 낙후된 주거 지역을 개발하는 주거개선 사업이라고 주장하고 있지만, 실제로 뉴타운 사업은 원주민의 의사와 상관없이 진행되는 ‘원주민 추방 사업’”이라며 “뉴타운 사업을 통해 이익을 보는 것은 일부 지주와 투기꾼 그리고 개발업자 뿐”이라고 일갈했다.

“노들섬 오페라하우스, 이명박 시장 치적 기리기 위한 또 하나의 상징건축물”

한편, 이어진 문화예술 분야 시정 평가에서 박인배 한국민족예술인총연합(민예총) 기획실장은 서울광장 조성사업, ‘하이서울 폐스티벌’ 축제, 노들섬 오페라하우스 건립 계획 등 서울시의 문화정책 관련 사업들에 대해 △시민사회와의 민주적 소통 부재 △‘하면 된다’식의 개발독재 관행 △관료행정조직의 비전문성 △탈식민·탈근대 의식의 부재 △문화적 가치 개념에 대한 몰이해 등의 문제점을 지적했다.

특히 박인배 실장은 서울시가 노들섬에 건설을 추진하고 있는 오페라하우스 건립 계획과 관련 “지난 1979년 건립된 세종문화회관이 박정희의 치적을 위한 과시용이었듯이 노들섬 오페라하우스 또한 이명박 시장의 치적을 기리기 위한 상징건축물일 뿐”이라고 평가했다.

그는 “문화적인 검토 없이 만들어진 세종문화회관에는 현재까지 서울시 문화예산 1200억 원 중 310억 원이 투입되고 있고, 50% 수준의 재정자립도를 달성한다고 하더라도 서울시 예산 중 10%이상의 비중을 차지하게 된다”며 “그렇다면 세종문화회관의 공연활동은 서울시 문화정책 효과 면에서 10% 이상을 점하고 있는가”라고 반문했다.

박인배 실장은 이어 “세종문화회관이 보여주고 있는 문제만으로 서울시 문화정책의 틀은 다시 짜져야 하는데, 이명박 시장은 그 해결책으로 ‘세계 수준의 서울시향’을 만들겠다며 노들섬 오페라하우스 건설을 추진하고 있다”며 "세종문화회관이 그랬듯이 오페라하우스 역시 극소수 최상위 계층을 위한 공간으로 전락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한편, 박인배 실장은 ‘하이서울 페스티벌’ 축제에 대해서도 “‘하이서울’이라는 이름 아래 여러 축제들의 시간과 장소를 통폐합하여 놓은 것에 불과하다”며 “‘하이서울’이라는 명칭에서 보이듯 서울 시민에게 국제적 축제를 개최하는 서울에 살고 있다는 대리만족을 심어주는 것 이상의 의미가 없다”고 평가하며 서울시 문화관련 사업들에 낙제점을 매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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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시 , 청계천 , 문화연대 , 이명박 , 오페라하우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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