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정규직, 정규직 함께 계급적 단결의 최고 단계”

[철도파업] 이철의 철도노조 미조직비정규직특위 위원장 인터뷰

철도노조 협상 핵심 중 하나, 비정규직 문제

현재 철도노조의 파업과정에서 중요한 쟁점 중 하나가 KTX 승무원들의 정규직화를 비롯한 ‘비정규직 차별 철폐 및 노조활동 보장’에 관한 부분이다. 현재 철도공사가 고용한 직접외주노동자만 3천여 명에 달하며 간접외주노동자는 2만 여명에 달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철도노조는 “KTX, 새마을 여승무원의 직접고용과 고용안전은 물론 비정규직 재계약 해지 철회 및 노조활동 보장 등은 비정규직 노동자가 노동자로서 누려야 할 최소한의 권리”라고 밝힌 바 있다.

[출처: 참세상 자료사진]

철도노조가 파업 3일째, 산개투쟁 2일째를 맞이하고 있는 3일 오전 철도노조 상황실이 만들어 진 곳에서 이철의 철도노조 미조직비정규특위 위원장을 만났다. 아침부터 KTX 승무조합원들이 산개투쟁을 진행하고 있는 곳에서 경찰이 전원 연행방침을 내린 가운데 이철의 위원장은 대책을 논의하느라 바빴다. 이철의 위원장은 경찰이 체포영장을 내린 지도부 중 한 명이다.

이철의 위원장, "시혜적 차원이 아닌 비정규직 차별 철폐 분명한 원칙“

이철의 위원장은 “이번 투쟁에서 비정규직 관련 문제는 시혜적 차원이 아니라 비정규직 차별 철폐라는 분명한 원칙을 통해서 정규직의 단체협약 내용을 비정규직에게 모두 동일하게 적용하라는 요구를 하고 있는 것이 철도노조의 결정이다”며 이번 투쟁에서 비정규직 관련 요구의 핵심을 밝혔다.

  용오 기자

그리고 이번 철도파업에서 철도노조가 비정규직 노동자들의 요구를 강력히 들고 가고 있는 것에 대해 “현실적으로 어려움은 많이 있었지만 우리는 하나의 노조아래 똑같은 조합원으로 함께 투쟁하고 있다”며 “노동자로서 계급적 단결의 최고 형태가 파업인데, 이것을 정규직과 비정규직이 함께 한다는 것은 단결의 최고를 만들어 낸 샘이다”고 평가했다.

이어 철도공사가 핵심 업무를 제외한 업종들에 대해 외주화를 비롯한 비정규직화를 추진하고 있는 것에 대해서 “철도가 움직이기 위해서는 협업체계가 중요하다. 그러나 철도공사가 진행하고 있는 외주화는 이러한 협업체계를 약화시키고 있는 것이고 이는 철도 안전에 직접적인 영향을 줄 수 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이철의 위원장은 영국철도 사유화 과정을 현 철도공사의 상업과 과정에 비유했다. 1996년 사유화 된 영국철도는 모든 사업을 분리 외주화 되었으며 비용 절감을 위해 열차 자동 멈춤 장치 도입을 지연하다 1999년 10월, 열차 탈선사고로 31명이 숨지는 대형사고가 발생했으며, 2001년 열차 전복, 2002년 열차 탈선 등 대형사고가 계속 발생했다. 이에 영국철도는 공영체제로 복귀하고 있는 상황이다.

이철의 위원장은 현재 산개투쟁을 진행하고 있는 조합원들에게 “경찰은 파업을 깨기 위해 공권력으로 협박하고 있다”며 “불안하겠지만 끝까지 버티면 이길 것이다”라고 지치지 않는 투쟁을 진행할 것을 부탁했다.

다음은 이철의 철도노조 미조직비정규특위 위원장과의 인터뷰 전문이다.

철도노조는 2002년, 2003년 그리고 2004년 궤도공동투쟁까지 여러 번의 총파업을 진행했다. 지금까지의 투쟁과 이번 투쟁과의 차이점은 무엇인가?

철도노조의 파업은 공공성을 끊임없이 요구하며 투쟁을 진행했다. 옛날과 달라진 것은 비정규직 노동자들이 직접 주체가 되었다는 것이고, 이 문제를 철도노조가 실질적 요구로 가져가고 있다는 것이다. 또한 공사체제로 들어가면서 이전 공무원 신분하고는 다르게 구조조정으로 일자리 자체가 불안정한 상태가 된 것이다. 이에 고용문제 자체가 핵심 요구로 부각되고 있는 상태에다.

철도파업의 핵심 요구사항 중 하나가 철도공사의 구조조정 반대와 외주화에 대한 반대가 있는데, 또한 외주화가 실제 철도 안전에 어떤 영향을 주는가.


그렇다. 철도 공사체제로 변화되기 이전에 진행되었던 KTX 출범에 따른 적자가 해소되지 않으면서 철도공사는 이를 외주화와 인력비 축소로 해소하려 하고 있다. 주5일제로 전환되면서 24시간 맞교대를 이에 따라 바꾸려면 신규인력 충원이 필수적인 것이다. 2003년 철도노조의 파업에서 8900명의 신규인력을 충원하기로 했는데 2600명만 충원된 상황이고, 현재 3200명의 신규인력이 반드시 필요한 상황이다. 철도공사에서 이러한 신규인력 충원을 하지 않겠다는 것은 노동강도의 강화를 의미하는 것이다. 이는 철도 안전에 영향을 주며 가장 큰 위험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또한 외주화의 경우 철도라는 것이 협업이 중요해 이를 분리해서 운영할 수 없다. 그러나 철도공사의 외주화는 이러한 협업체계를 약화시키는 것을 의미하는 것이고, 이는 철도의 상업적 운영을 강화하겠다는 것이다. 철도공사가 적자 폐지를 위해 공공성을 약화시키며 상업적 운영을 강화한다면 안전문제는 당연히 심각해 질 수 밖에 없는 것이다. 영국철도를 봐라. 민영화와 분리 외주화 이후에 얼마나 많은 사고가 발생했는가. 이런 상황에도 철도공사는 실질적인 사업은 외주화 시키면서 공사는 경영을 중심으로 한 철도종합운송그룹으로 조직을 재편해야 한다고 얘기하고 있다.

이에 대한 반대투쟁을 진행한다는 것은 철도 안전과 공공성을 위한 최소한의 요구이다.

KTX 여승무원 문제를 비롯해 비정규직 차별 철폐가 철도노조의 핵심 요구 중 하나인 것으로 알고 있다. 이에 대한 의미와 전망을 어떤가.

  용오 기자

철도가 직접고용하고 있는 계약직이 3천 여 명이며, 자회사를 통한 간접고용은 2만 명 정도다. 현재 KTX여승무원의 경우에는 자신들의 독자적 투쟁으로 세력화 되어 있으며, 직접고용 계약직인 새마을호 승무원의 경우 과반수이상이 조직적으로 파업에 함께 하고 있다. 실제 정비창의 경우 20여 명이 계약해지를 받는 등 철도 내의 비정규직 노동자들에 대한 탄압이 이어지고 있다.

비정규직 관련 요구는 상시고용 비정규직에 대한 정규직화이다. 철도노조에서는 이에 대해 시혜적 차원으로 접근하는 것 안 되는 것이고, 비정규직 차별 철폐라는 원칙하에 정규직이 단체협약을 통해 하고 있는 단체협약의 모든 내용을 비정규직에게 모두 동일 적용하라는 것이 분명한 방침이다. 협상 과정에서도 비용이 늘어나지 않는 문제, 노조활동 등에 대해서는 일정정도 합의가 이뤄지고 있는 상황이다. 그러나 비용이 늘어나는 문제에 대해서는 안의 접근이 전혀 안 되고 있다.

이러한 비정규직 노동자들에 대한 요구를 철도노조가 공식 요구로 가져가고 있는 것은 긍적적이다. 현실적으로 어려움이 있지만, 하나의 노조 아래 똑같은 조합원으로 함께 투쟁하고 있다는 것과 노동자로서 계급적 단결의 최고 형태인 파업을 함께 한다는 것은 단결의 최고를 만들어 낸 샘이다.

일각에서는 철도노조가 KTX 문제를 분리해 협상할 수도 있다는 우려도 있는데


그렇지 않다. 물론 현실적 문제가 있다. 격동적 국면에서 파업을 들어가면 타결에 적기가 있기 나름인데, 다른 문제가 다 합의 되었는데 KTX 승무원 관련 문제만 남았을 경우 문제가 있을 수도 있다. 현재 부산에서도 일정한 갈등이 있는 상황이고... 지도부가 많은 부담을 가지고 있는 것도 사실이다. 그러나 일괄 타결하겠다는 것이 현재 지도부 입장이다.

현재 목표는 정규직화 인데, 어느 수준으로 타결되느냐가 문제이다. 일단 KTX 승무원들이 KTX관광레저로 위탁이 옮겨져 3일까지 접수 기간인데, 오늘 이후면 공중에 뜬 상태로 간다. 결국 철도공사에 직접고용형태로 전환하고 정규직화를 위한 현실적 계획을 내는 것 정도가 합의의 수준이 아닐 듯 싶다.

하지만 현실적으로 철도공사 측이 강경하게 나오고 있고, 만에 하나 일괄타결이 되지 않는다면 KTX만 남아서라도 계속 투쟁한다는 것은 이미 논의가 된 상태이다. 현재 KTX문제가 공사의 경영방침과 정면위배 되는 것이기 때문에 어쩔 수 없을 것이다. 일괄타결의 문제는 정규직 노동자들이 비정규직 노동자들을 어떻게 보느냐의 문제이지 지도부의 의지가 아니라고 생각한다. 지도부는 만약 KTX승무지부가 따로 투쟁하면 반드시 지원할 것을 약속하고 있다.

또 하나의 쟁점으로 해고자 복직 문제가 있는데

해고자는 당연히 복직되어야 하는 것이다. 사측이 대중하고 지도부를 분리하는 것이 해고인데, 이것을 방치하면 노동조합 운동이 잘 될 수가 없는 것이다. 비정규직 문제와 해고자 복직 문제를 어떻게 다루느냐가 민주노조운동의 잣대가 된다고 생각한다. 철도노조는 이번 파업에서 이러한 원칙적 입장 분명히 하고 있다.

지도부의 산개전술 방침의 배경과 이후 전망은 어떠한가.

  용오 기자

산개전술은 이미 철도노조에서 직접 검토하고 있었고, 지방본부에도 이미 제안된 것이다. 배경은 여러 가지가 있는 집중농성에 따라 공권력이 침탈을 해 조합원들이 연행되면 정부에게 조합원을 넘겨주는 것이고, 구속 입건을 무기로 협상과정을 더욱 어렵게 만들 것이다는 판단이 있었다.

조직적으로는 2003년 투쟁, 2004년 투쟁에서 볼 수 있듯이 싸우기를 원치 않는 현장 지도부가 지부장들, 지부장들 데리고 복귀하면 노조에서 제재가 들어가고 현장에서 신임을 잃으니까 중앙 지도부를 흔들어 파업을 더 이상 하지 못하게 물귀신 작전을 쓰는 경우도 있다. 이에 공격적으로 산개투쟁을 진행하는 것이 좋을 것이라는 판단이다. 또한 조합원들의 긴장과 불안감이 단기간 내에는 투지로 가려질 수 있지만 장기화되면 어려운 조건으로 작용한다. 현재의 방식이 최선이라고 생각한다. 끝까지 지금의 산개투쟁을 유지한다면 좋은 결과가 있을 것으로 본다.

마지막으로 산개하고 있는 동지들에게 한마디 한다면

지금 공권력의 작전은 산개되어 있는 대오를 출동해서 협박해 무력화 시키려 하는 것이다. 파업을 깨기 위한 말도 안되는 짓이다. 하지만 이것은 우리가 버티면 오히려 무력화 될 것이다. 끝까지 버티면 이긴다.
태그

비정규직 , 철도파업 , KTX , 이철의

로그인하시면 태그를 입력하실 수 있습니다.
이꽃맘 기자의 다른 기사
관련기사
  • 관련기사가 없습니다.
많이본기사

의견 쓰기

덧글 목록
  • 투쟁!

    비정규직 동지들과 함께 생사고락을 함께하며 투쟁하시는 선배님이 존경스럽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