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민중적 저항으로 제2의 탄핵을 조직하자!

스크린쿼터 축소 시행령, 국무회의 통과 규탄

드디어 올 것이 왔다. 스크린쿼터가 절반으로 동강난 것이다. 정부는 오늘 국무회의를 통해 스크린쿼터를 규정하고 있는 영화진흥법 시행령 개정을 확정했다. 지난 1월 26일 축소발표 이후 정확하게 40일만의 일이다. 노무현 정권은 한미FTA 협상을 시작하기도 전에 그 전제조건을 모두 들어줌으로써 그야말로 개처럼 끌려다니고 있다. 한동안 부시의 푸들로 놀림을 받았던 토니 블레어를 대신하여 ‘대한민국 대통령 노무현’이 그 자리를 당당하게 꿰차고 들어간 것이다. 애완견 시장이 커지면서 ‘있는 집 개는 웬만한 사람보다 호강한다’는 말이 떠돌더니 노무현 대통령이 드디어 ‘있는 집 주인인 부시’의 개가 되기를 작정한 모양이다.

스크린쿼터 축소는 한미FTA 협상의 시금석

스크린쿼터 축소는 단순히 영화계만의 문제가 아니다. 물론 쿼터 축소로 가장 직접적인 영향을 받는 분야는 영화계임이 분명하다. 그러나 스크린쿼터 축소가 한미FTA 협상을 위한 4대 전제조건 중 하나임을 감안한다면 이를 해결하는 과정은 곧 한미FTA 협상이 어떻게 진행될 것인가를 가늠해볼 수 있는 시금석이 된다. 지난 93년 스크린쿼터감시단이 결성된 이후 스크린쿼터는 통상마찰로부터 자유로울 수 없었다.

스크린쿼터는 유지-축소-폐지 사이에서 끊임없는 위협을 받았으나 문화예술계의 대대적인 지지를 받은 노무현 후보는 스크린쿼터를 현행대로 유지하겠다는 공약을 내세우기에 이르렀다. 그리고 대통령에 당선된다. 실제 정부는 이와 관련한 논란이 제기될 때마다 스크린쿼터는 무역의 대상에서 제외한다는 입장을 밝혀왔다. 그러나 정치인들의 공약(公約)은 언제나 공약(空約)으로 귀결되듯이 결국 스크린쿼터는 정확히 반토막 나는 신세를 맞이하고 말았다. 결과적으로 정부와 스크린쿼터는 기만과 배신의 관계 이상이 아니다.

뿐만 아니라 쇠고기 수입, 자동차 배기가스, 의약품 문제 등 미국이 자유무역협정 협상 착수에 앞서 내걸었던 4대 전제조건을 모두 들어준 과정을 살펴보면 한미FTA 협상이 어떻게 진행될 것인가는 불을 보듯 뻔한 일이다. 국익을 위해 진행한다는 한미FTA는 분명 배신의 칼날이 되어 되돌아 올 것이다.

전민중적 저항으로 제2의 탄핵을 조직하자!

스크린쿼터 축소는 정확히 선전포고이다. 거짓과 기만으로 점철된 한미FTA 협상 과정과 내용이 조금씩 공개되면서 노무현 정권은 마음이 급해졌을 것이다. 스크린쿼터 축소에 찬성했던 75%의 여론이 정확히 그만큼의 숫자만큼 축소 반대입장으로 돌아선 지금 노무현 정권은 결단이 필요했으리라. 게다가 운동진영을 중심으로 전 사회적 항의가 확대되면서 노무현 정권의 급해진 마음은 아마도 독기로 바뀐 듯하다. 그 독기가 바로 ‘선전포고’로 이어진 것이다.

이제 항의를 넘어 저항을 조직해야 한다. 지난 2004년에는 촛불을 통한 전 국민의 항의가 탄핵이라는 상황에서 노무현 대통령의 정치적 입지를 더욱 강화시켜줬지만, 국민이 아닌 민중의, 항의가 아닌 저항은 노무현 정권을 분명 퇴진으로 몰고 갈 것이다.

노무현 정권에게 엄중 경고한다. 당장 한미FTA 협상을 중단하지 않는다면 노무현 정권은 민중탄핵이라는 새로운 역사를 경험하게 될 것이다.
덧붙이는 말

이 글은 문화연대 7일자 일일논평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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