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오롱 회장 자택 앞 농성 조합원 전원 연행

면담 요구에 사복 형사 동원, 최일배 위원장 동맥 절단 기도

최일배 위원장을 포함한 10여 명의 코오롱노조 해고자들이 27일 새벽 5시경 서울 성북동에 위치한 이웅렬 코오롱그룹 회장 자택에 찾아가 면담을 요구했으나 오전 9시경 전원 연행됐다. 이 과정에서 최일배 위원장이 커터칼로 손목을 자해, 병원으로 긴급 후송되기도 했다.

  지난 17일 코오롱 본사 점거농성에서 최일배 위원장이 자해를 시도하자 조합원들이 만류하고 있다./참세상 자료사진

조합원들은 코오롱 사태의 직접 책임자인 이웅렬 코오롱 회장과의 직접 면담을 통해 회사 쪽의 대화와 교섭을 촉구하고 사측의 부당노동행위에 따른 책임자 처벌과 정리해고 철회 등의 요구안을 전달할 계획이었다.

그러나 이웅렬 회장 자택 앞에서 면담을 요구하던 코오롱노조 조합원들에게 사복 형사들이 투입돼 오전 7시경부터 폭력적인 연행이 시작됐으며 이 과정에서 김진년 대구경북본부장이 부상을 당하기도 했다. 무리한 진압과 연행이 계속되자 최일배 위원장이 동맥 절단을 기도하여 과다한 출혈이 일어났음에도 불구, 경찰은 수갑을 채워 최일배 위원장을 연행했다. 현재 최일배 위원장은 고려대병원으로 이송돼 치료를 받고 있다.

8시 50분경 이웅렬 회장 자택 앞에 있던 조합원들은 모두 연행되었으며, 자택 안에서 농성을 벌이고 있는 조합원들도 곧 연행될 것으로 보인다. 코오롱노동조합은 성명을 통해 "재벌 23위라는 대기업이 노동자들을 극한 투쟁으로 내몰며 죽음조차 조롱하는 현실에서 코오롱 노동자에게 남은 것은 악밖에 없다"면서 "악만 남은 노동자들이 어떻게 싸우는지 똑똑히 지켜보라"고 경고했다.

한편 코오롱 노동조합은 최일배 위원장이 농성에 들어가기 전에 "강제연행될 위험에 처하면 사전에 써놓은 내 편지를 공개해달라"고 노조 간부들에게 부탁하며 편지를 전달함에 따라, 최일배 위원장이 미리 작성해둔 유서를 공개했다.

최일배 위원장이 농성에 돌입하기 전 써놓은 유서

이글을 쓰고 있는 지금 이 순간까지도 마음이 혼란스럽습니다.

“이게 아닌데... 노동조합이 원하는 것이 결코 이게 아닌데...” 하지만 결국은 선택할 수밖에 없습니다. 조합원들의 민주적 선거절차에 의해 정당하게 당선이 되었고 노동부까지 인정했지만 용역깡패까지 동원한 사측의 온갖 만행으로 집행 8개월 동안 수모와 치욕만 당하였습니다.

그러나 900여명의 조합원을 대표하는 집행부라는 책임감 때문에 위원장 실에 ‘忍’자 까지 새겨놓고 노.사 상생을 위한 대화를 요청했습니다. 때로는 50이 넘은 늙은 노동자들이 한겨울 차가운 길바닥에서 노숙을 하고 삭발과 삼보 일 배, 18일의 단식까지 하면서 지속적인 대화의 노력을 했지만 노동조합 공문조차 단 한 차례도 접수되지 않았습니다. 오히려 온갖 불법과 부당행위들이 만천하에 드러나 검찰에 고소고발까지 된 악의 축 조희정과 배성배는 개인의 안위만을 위해 조합원들에게 강제서명을 받아 마치 전체 여론인 것처럼 호도하며 조합원을 기만하였습니다. 그것도 모자라 조합원 길 들이기식 징계를 남발하고 공장안에 용역깡패 100여명을 1년 넘게 방치하면서 인권탄압까지 자행하고 있습니다.

과연 이 땅에 ‘정의’라는 것이 존재하는지, 법이 만인에게 평등하게 적용되는지에 대한 절망감만 커지고 무소불위의 폭압 앞에 언제가지 합법적인 투쟁으로 일관 할 것인지 심각하게 고민하지 않을 수 없었습니다. 15만4천 볼트의 전류가 흐르는 송전탑위에서 세 명의 동지가 생명의 위협과 근육마비의 고통을 호소하며 하루하루를 죽음의 공포와 싸우고 있지만 사측은 최소한의 양심적 가책도 느끼지 않습니다. 조합원의 대표인 위원장이 회사사장 한번 만나는데 8개월의 인내와 동맥을 절단하려는 결의를 보여서야 가능하고 그 만남조차 ‘해고자중 1인’의 극단적 행동으로 치부하는 사측의 파렴치함에 분노를 넘어 피가 거꾸로 솟는 울분을 금할 수가 없습니다.

이러한 현실에 맞서 제가 선택할 수 있는 것은 “죽음‘ 밖에 없습니다. 마지막 남은 방법이 이것밖에 없다면 결코 피하지 않겠습니다. 마지막으로 부탁드릴 것이 있습니다. 있는 사실을 있는 그대로 보도해 주십시오. 노동조합이 모든 문제를 극단적 투쟁으로만 해결하려는 폭력집단인 것처럼 매도해서 저희를 두 번 죽이는 짓은 하지 말아 주십시오. 그리고 이 투쟁의 모든 책임은 저 하나로 끝나게 해주십시오. 더 이상 동지들의 희생이 담보되지 않았으면 좋겠습니다.

저의 희생으로 코오롱에도 노동자가 당당히 인간답게 대우받을 수 있는 새로운 노. 사 상생의 문화가 꽃필 수 있기를 간절히 소망합니다!

코오롱노동조합 위원장 최 일 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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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일배 , 이웅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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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제발

    제발 그러지마요
    너무 아프잖아요
    제발 그러지마요

  • 냉정해지시요

    당신은 노조위원장이잖소. 문제가 어디부터인지 돌이켜보시요. 2005년 여름 코오롱자본이 정당한 당선조차 부정하면서 정당한 이취임식조차 거부했을 때, 정문밖에서 굴욕적인 이취임식을 마치 잔치인양 거행하면서 투쟁을 회피하던 그 때부터라는 것을.
    자해 투쟁 중단하시요. 현장동지들을 구조조정의 위험속으로 내몬 당신이 몸바쳐야할 곳은 현장이요 투쟁이지, 코오롱 사장의 집이 아니고 구걸도 아니잖소.

    다시 현장의 동지들을 조직하시요. 그것이 늦었지만 올바른 길이요. 현장을 떠난 상경투쟁의 결과가 도대체 무엇이란 말이요. 냉정해지시요.

  • 냉정할 수 없는 이유

    위 냉정해지시요 글 쓰신 이 누군지 알겠는데, 남의 사정 모르고, 현장에 단 한번도 결합해 진지하게 투쟁하지 못했으면서 그런 논평 삼가하지. 당시 정문밖 이취임식은 회사가 인정하고 안하고를 떠나 처음부터 그렇게 결정된 것이라네. 언제나 가르치려고 하지만 정작 현장을 모르는 당신이 훈수둘만큼 코오롱 상황이 장난은 아니니.

  • 분명히 알자

    냉정해지시요, 뭘 알고 떠들어라. 구조조정의 위험 속으로 내몬 사람이 지금 위원장이 아니라 전 위원장이다. 지금 위원장은 구조조정과 복직을 맞바꾸자고 하는 제안을 거부했다. 뭘 알고 떠들어라. 그러니 훈수꾼이라는 소리듣지, 또 이취임식을 언제 잔치인양 거행한 적도 없고, 굴욕적이지도 않았다. 투쟁당사자의 결정과 실천을 중심으로 생각해라. 아무리 당신 그림처럼 투쟁이 안되는 것이라도 그렇게 자기 주장만 마치 절대진리인듯 떠들면 안된다. 그러니 당신은 운동가가 될 수 없는 것이다. 평론가는 될지라도. 당신이 정말 현장을 알아? 코오롱에서 실바구니 한가닥이라도 감아봤냐고. 우리가 싸울 때 그럼 당신은 뭘했는데. 코오롱 투쟁 관전하면서 이런 글 올리려고 준비했던 모양이지. 혁신 어쩌구하는 이름으로 기관지 내던데 그러지 마라. 자본가 한테 맞는 뒤통수도 아프지만 투쟁하는 동지들에게 아무렇게나 던지는 돌이 더 아프다.

  • 겸손하라

    투쟁하는 동지들에게 결과를 따지시나요? 당신은 노동자의 승리가 어떻게 쟁취된다고 생각하십니까? 투쟁하는 이들은 실천속에 잘못도 하고 잘하기도 합니다. 그 모든 과정이 승리를 향한 과정입니다. 상경투쟁에 얼마나 함께 했는지, 아닐 겁니다. 이렇게 평가하는 당신이 상경투쟁을 같이 하지는 않았을 것 같습니다. 그렇다면 코오롱 현장투쟁은 어떻게 함께 하셨는지 묻고 싶습니다. 왜 코오롱 동지들이 저렇게까지 처절하게 투쟁하는지 알고 싶지 않은 당신은 그저 드러난 현상과 상황을 보기만 하면 되니 참 편하겠습니다. 제가 보기에 최일배 위원장은 투쟁을 회피한 적이 없습니다. 당신은 어땠는지 몰라도. 코오롱 동지들과 얼마나 대화해 보셨습니까? 그들이 무슨 고민을 하는지 알고나 있습니까? 아니 코오롱에 대해 사실관계조차 제대로 모르는 걸 보니 그것도 아닌 것 같군요. 당신은 냉정한 것이 아니라 무식해서 용감한 겁니다.

  • 노동자

    언제나 현장 조직력은 중요하다. 그러나 투쟁은 적절한 시점이란게 있다. 원론만 이야기하면 다 옳으리라 생각지 말자. 경험과 실천의 미숙함이 드러난다. 실제 투쟁을 조직해보라. 그런 원론만 주술처럼 외울 수 있는지. 노동자가 목숨걸고 투쟁하는데 자해투쟁 중단하라니. 당신은 자해가 투쟁수단이라고 생각되는지 몰라도 당사자는 절박함 그 자체였다. 앞으로 또다시 이런 글로 남을 해치지 마라. 말과 글이 자본을 향한 무기가 아니라 동지를 향한 무기로 사용되는 것을 경계하자. 꼭 해주고 싶었던 충고다.

  • 당신들도

    잘못된 것을 옹호하는 것은 당신들의 빗나간 동지사랑에서 기인한 것일 뿐이다.잘못된 것을 비판하는 것을 비난하는 것은 당신들의 감상주의에 기인하는 것이다.

    원론이라고? 그래 코오롱 정투위동지들이 위반한 것은 그 원론이다! 동지들의 결과를 따진다고? 투쟁의 과정에 대한 비판이다! 구조조정의 위험으로 내몬 것은 전위원장이라고? 당선된 이후에도 정면으로 투쟁하지 않은 것이 바로 구조조정의 위험으로 내모는 것이다! 정문앞 이취임식은 원래 그렇게 결정된 것이라고? 바로 그렇게 원래대로 결정한 것이 잘못이다! 배강욱화섬연맹위원장과 이수호를 불러다 놓고 잔치를 벌였었지. 정문안 노동자들은 숨도 제대로 쉬지 못하고 있는 판에.

    그리고 자본이 용인하는 아래 조합사무실로의 이동만을 얻어냈었지. 그리고 국회감사일정에 맞춘 의회주의적 투쟁을 전개했었지. 그리고 현장동료들 중 노조지도부를 적극지재했다는 이유로 전환배치 당했을 때도 투쟁을 방기했었지. 그리고 현장 노동자들과 떨어진 채 서울 본사 투쟁에 매진했었지.

    냉정해져라! 오류를 시정해야 하지 않겠나. 최소한 자해를 해서는 안되지 않겠나. 아무리 절박한 지경으로 빠져들었다고 해도.

    당신들의 천박한 동지애와 나의 비판의 무게를 달 수 있다면 좋으련만. 내가 지도부를 비판하는 것은 그들의 고통을 몰라서가 아니라, 그들의 잘못된 투쟁으로 수많은 현장 노동자들이 구조조정의 고통을 당하게 될 것이기 때문이다. 당신들 같은 아첨꾼들은 운동을 퇴보하게 할 뿐이다.

  • 머라고

    내말잘들어소. 현장사람들이 숨도못쉰다고.넌 왜 숨도못쉬면서 회사다니냐. 당장치아뿌지.이사람아 말은 바로해라 아직은 일할만하지않냐. 짜식 어려운말 지껄이지말고.기냥 편하게 말하소. 유식해보이는게 말잘하게보이는게 아니라. 안타깝게 보인다. 머 감상주의니 이런말쓰지말라

  • ㅋㅋ

    답답한맘 터질것같구만. 회사나정투위나 입장바까서 생각해보소 그람 금방해결됨